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속담이 있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는 것. 하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숲처럼 푸르고 카페트처럼 펼쳐진 인조잔디 경기장이 그냥 맨땅경기장보다 못하다는 것이 드러났으니 말이다.

지난달 녹색당이 국민체육진흥공단, FITI시험연구원과 함께 조사 발표한 자료는 온 국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인조잔디 운동장이 설치된 전국 1,037개의 학교 중 941개에서 유해성 물질이 검출됐고, 또 174개 학교는 법정허용치를 초과하는 심각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통영중학교 운동장에서는 납(Pb)성분이 허용치인 90mg/Kg을 50배나 초과한 4,632mg/Kg나 발견됐다고 한다. 시골에서조차 흙을 만질 일이 드물어진 요즘 아이들에게 흙운동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질 만한 일 아닌가.

근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이 조사가 품질기준이 제정된 2010년 이전의 학교운동장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이다. 어린 학생들은 이밖에도 유해 인조잔디 운동장에 노출될 가능성은 상존한다. 주말리그에 나서는 초중고 학생들이 대표적이다. 두룡초 선수들은 창원 마산합성초운동장, 통영중 선수들은 창원축구센터, 통영고 선수들은 함안스포츠파크에서 매주 인조잔디 경기장에 올라간다. 조성된 지 7년쯤 됐다는 합성초운동장은 다행히 이번 조사에서 유해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 2009년 개장한 창원축구센터는 올해 4월 도민체전 개최를 앞두고 칩을 보충하고 FITI시험연구원으로부터 환경영향평가를 받은 결과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아 “적합”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2012년 개장한 함안스포츠파크의 경우 친환경인증품인 독일산 RPU칩을 사용해 사용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 공식입장이다.

통영의 산양스포츠파크를 비롯한 인조잔디 경기장은 동계 전지훈련팀들이 매년 수 백 팀씩 찾아오는 명소다. 시 관계자는 역시 환경 친화적인 독일산칩을 사용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미 통영중학교 인조잔디경기장의 유해물질 검출은 전국뉴스에 보도된 바 있다. 돌다리도 두드리고 건넌다는 심정으로, 통영의 각 인조잔디 경기장에 대해 객관적인 유해성여부 확인작업이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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