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산 건물, 욕심 내지 않고 신뢰로 난관 극복


긴 세월 살다보니 삶의 깊고도 넓은 맛 체득

 뜨개질은 털실이나 실을 얽고 짜서 옷, 장갑, 아기 옷 등을 만드는 일이다. 30여 년 전 장미 수예를 운영하는 송옥희(61)씨는 남편의 바깥일에 열심히니 작은 손일거리를 북신시장에서 시작했다. 남편은 임길택(61). 고향은 남해이다. 새로 산 건물을 적은 돈으로 구매했지만 불경기로 인해 힘든 점도 있었다. 욕심내지 않고 상인들과의 신뢰로 난관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소회했다.

우연히 접한 뜨개질이 그를 30년 간 북신시장 터줏대감 수예점으로 이끌었다. 집중력에도 도움이 되고 세상만사 시름을 잊을 수 있다는 장점도 전한다. 실과 여러 가지 뜨개 바늘을 이용하고 뜨는 일을 하다 송씨는 미싱을 들여놓고 본격적으로 수예점을 운영한다. 신혼집 이불, 아기들의 이불을 비롯해 주방 용품, 햇빛 가리개 등 그의 손 실력에 단골들은 늘어만 갔다. 아들 둘을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에 세월은 손살같이 흘렀다.

송씨에게 북신시장은 집이다. 건물을 매수했으나 IMF도 오고 그만큼 쉽지 않게 대출액을 갚아나가는 과정이었다. 해답은 세월이었다. 큰 욕심 내지 않고 주위 상인들의 도움도 받아가며 남편과 아들 둘의 듬직한 지원도 받으면서 재산을 불려 나갔다. 열심히 살다보니 세월도 흐르고 삶의 맛도 깊어진다는 송씨의 옛이야기가 오랜 세월 전통시장을 지켜온 상인들의 상도덕 같기도 했다. 신뢰와 삶의 억척스러움이 현재의 가족을 유지하는 밑바탕이 됐다.

좋은 실 재료를 구비하고 레이스실이나 털실을 코바늘 · 대바늘 바늘 등을 사용해서 뜨개질 하면 각기 다른 분위기와 멋을 낼 수 있다. 부처님 오신날 연꽃 뜨개질, 어버이날 카네이션을 비롯해 가방은 수려하기만 하다. 연꽃과 카네이션은 생화를 닮았다. 가격은 5,000원에서 1만원.

20여년 전 통발 기구가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기 전 뜨개질은 성행했다. 유행하다가 조용해지고 다시 유행해지는 패턴을 설명했다. 1인 기업으로서 북신시장 수예점은 장미수예로 통했다. 대화를 나누는 시간에도 분주하게 손님들이 가게문을 연다.

송씨는 북신시장 상인회 총무직도 6년간 역임했다. 상인들과 고락을 함께 하며 아케이트 작업, 주차문제 그들의 입장에서 상인회를 이끌었다. 바라는 점도 적지 않았다.

송씨는 “사람과의 만남이라 힘든 점이 적지 않았어요. 구 거북시장 아케이트도 성사됐어야 했음에도 아직 머물러 있어 그점이 서운해요.”라며 “서호시장과 중앙시장에 비해 상인들의 수는 적지만 단결력 하나 만큼은 뒤지지 않아요. 보세요 메르스라고 하지만 저녁 반찬거리 사온 주부들의 넘쳐나고 있잖아요”라고 했다.

오색꽃송이 이불들이 새 주인을 기다리는 수예점 안은 화사함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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