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겁의 생, 100년 인간의 덧없는 욕심 비우는 섬

▲ 연화도는 바다의 땅이다. 이맘때 수국이 만발하고 초록은 연두에 물드는 한폭의 그림닮은 섬이다. 본촌마을~동두마을 산길에 놓여진 정자에서 바라본 풍광


연화사 8각 9층탑, 보덕암 5층 절벽은 불심의 기운

연화도 수국 자태 잊지 말고 섬으로 돌아오길 바라고 억겁의 생, 100년도 살지 못하는 인간의 덧없는 욕심을 비우는 곳이다. 연화사 8각 9층탑은 불심의 기운이 만연하다.

 연화도는 바다의 땅이다. 수국이 만발했다. 연꽃의 자태에 수국의 탐스러움이 가미됐다. 꽃따라 바다길 따라 길을 걸어도 때론 길을 잃을 때도 황홀하다. 연화도도 바다의 땅이다. 동서 3.5km 남북 1.5km. 본촌마을, 십릿골 표지, 동두마을과 연화봉 정상 212.2m. 연화사, 촛대 바위, 아미타 대불, 보덕암, 해수관음보살, 아들딸 바위, 망부석, 용머리, 출렁다리로 이어진다. 자꾸 돌아보게 된다고 할 정도로 수국길이다. 섬을 떠나더라도 잊지 말고 돌아오라는 뜻일게다. 본촌 마을과 동두 마을 2개의 마을은 도보로 샛길로 빠지지 않고 걷기만 하면 1시간 가량 소요된다.

분촌에서 정또서분(86) 할머니를 만났다. 정성껏 재배한 콩을 여객선터미널에서 판매하고 있었다. 8남매 둘째로 태어난 연화도 토박이다. 자녀는 딸 하나 사위는 경찰관이다. 가오리, 콩, 톳나물 단 3품목이지만 인심 좋은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이날 3만원에 팔렸다. 집으로 귀가 안하고 주변 할머니들과 수다 삼매경이다. 할머니 웃음이 진정한 꽃 웃음이다. 정 할머니는 “100년 인생 욕심내면 뭐하나? 작은 것에 감사하고 살아야제”라고 했다.

강우연(67) 어르신은 매운탕 집을 운영하고 있다. 진국이다. 연화도 출신으로 중학교 진학을 위해 뭍으로 향했고 통영 동중을 졸업했다. 불심의 섬, 사명대사가 득도한 섬에서 맛있고 수려한 풍광을 즐겨달라는 당부도 전했다. 우도와 연화도 연도교 건립이 되면 마을 주민들도 관광 수입을 통해 행복해졌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본촌 마을 입구에 걸린 한시 4편은 애절했다. 사명대사의 한시는 ‘광막한 넓은 천지에 조알 같은 이내 몸이 나고 죽고 죽고 나고 그 몇 겁이 되었으니 한의 바다 정의 하늘을 다실랑 말을 마소 대천세계도 눈 속에 꽃이로세.’. 사람의 삶이 100년을 살려고 한다면 몇 겁의 시간에 비할 수 없다.

연화도는 불가의 삼생인연, 사명대사와 인연이 있는 세 비구니 보운, 보련, 보월이 세존도 두미도 욕지도를 거쳐 연화도에 도착한다. 연산군의 폭정에 서울 삼각산 실리암에 연화도인이 암자를 잃고 세 비구니와 함께 연화도에 이른다. 그는 연화봉에 실리암을 세우고 수도하다 그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유언에 따라 바다에 수장했으나 연화가 피어올랐다. 연화도인과 사명대사 그리고 세 여인의 생이 교차되고 있다.

연화리조트는 9년 전에 건립됐고 이곳 출신 마을 주민이 운영하고 있다. 부인 이보현씨는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6월 중순 수국이 동두 마을과 연화 마을 간 길에서 활짝 핀다.”며 “딸과 함께 주말을 보내기 위해 내려왔다”고 했다. 분리수거는 인격이란 문구가 선명하다. 석양 너머로 비춰지는 자연 풍광에 뭍으로 향하는 여객선 탑승이 멈칫해 진다. 정또서분 할머니의 콩을 모두 샀음에도 만원의 행복이다.

▲ 연화사


▲ 사명대사와 세 보살이 남긴 한시 4편

▲ 정또서분(86) 할머니

▲ 분촌마을 강우연(67) 주민

▲ 전병진 원량초교 연화분교 선생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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