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락국과 비견되는 전주콩나물해장국 잉태 시킨 시장

 

▲ 콩나물해장국을 판매하는 현대옥 식당

 


청년몰, 수단이 아닌 건전한 경제생태계 방향성 공유

 

 

맛의 고장 전주는 넓은 호남 평야와 맑은 물 그리고 청정한 공기로 인해 오방색 전주 비빔밥을 비롯해, 돌솥비빔밥, 한정식, 콩나물 해장국을 잉태케 했다. 전주 남부시장을 지난달 28일 방문했다.

27일 밤 하현수 남부시장 상인회장은 재개장한 야시장 곳곳을 분주히 오갔다. 이틀간 만난 전주시민의 얘기를 들어보니 메르스가 휩쓸고 간 전주는 한해 700만명이 찾는 관광지임에도 텅빈 도시였다고 했다. 정담 한옥마을 주인장의 친절은 평야처럼 넓었다. 메르스를 딛고 다시 기지개를 펴고 있었다. 이날 양소영(31) 시장상인회 매니저와 최철 홍성 문화연구소 길 소장과 함께 전주 시장의 특징 등을 화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27일 오후에 만난 김관수 전북음식문화관광진흥원(전주한정식발전협의회장)원장은 전주 맛의 비결을 “쌀이 풍부해 푸짐한 전주이기 때문이죠. 쌀계가 있고 쌀로 재산을 이야기 하던 시절 전주는 그만큼 푸짐한 음식의 고장이었고 전주 남부시장은 야채를 구하기 쉬웠기에 한정식과 비빔밥 재료가 충분히 제공됐다. 넓은 평야와 자연환경은 전주의 힘이다.”고 했다.

지금은 프랜차이즈로 변한 현대옥은 전주콩나물 해장국의 원조격이다. 버무러진 콩나물에 시원한 국물맛, 뒤이어 나오는 계란 요리는 김과 젓갈이 어우러져 맛의 조화를 이룬다. 전통을 지키기 위해 프랜차이즈를 도입한 이유는 맛의 전통을 지키기 위해서라고 이다.

2평이 채 되지 않는 현대옥은 만석이었지만 자리 회전율도 빨랐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는 손님들이 연이어 입장하고 퇴장했다. 왁자한 콩나물 먹는 소리만 들리니 맛에 매료된 셈이다. 현대옥을 만든 양옥련 여사는 은퇴했다.

시락국의 원조 서호 전통시장과도 비견될 수 있다. 전주 한옥마을에서 풍남문을 돌아 남부전통시장을 둘러보는 재미도 솔솔했다. 미꾸라지와 채소와 여름을 알리는 옷들이 전시돼 있고 유명한 순대국밥집도 손님들로 북적댄다. 마침 메르스가 감소되는 분위기인지 야간 재개장도 이날 문전성시를 이뤘다. 하현수 상인회장은 “아직까지 메르스 불안감 때문에 전통시장을 이용하기 꺼리는 시민들이 있으나 야시장 운영을 통해 지역 경제가 다시 회복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곳 야시장은 지난 2013년 정부가 주관한 전통시장 야시장 시범지역으로 선정돼 부산 부평깡통시장에 이어 지난해 10월 말 문을 열었다.

특히 청년몰에 입점한 젊은이들과 사회적기업 이음, 그리고 시장의 재생을 원한 남부시장 상인번영회 등이 협업한 결과이다. 버려진 공간을 청년몰로 재탄생시켰다. 현재 33개의 이색적인 가게가 입점해 있는 청년몰은 한옥마을과 더불어 전주의 손꼽히는 관광명소가 됐다. 예산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지속성을 담보받기 어렵고 청년몰은 전통시장의 지속성을 고민하는 과정과 맞아 떨어진 셈이다. 양 씨는 “‘적당히 벌어서 잘살자’ 구호처럼 청년들이 주도해야 한다. 시장의 다음 세대를 키우는 문제이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갈 주체를 형성하는 일이다”라며 “우리의 목적 사업을 위해 청년들을 수단으로 이용하지 않겠다는 방향성을 함께 가지고 있다. 청년들도 청년몰에 와서 단순히 사업하고 돈만 벌고 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에서 몰려든 젊은이들을 면접을 통해 청년몰 입주를 하게 했다. 함께 공동의 문화를 구축해 가고 있는 건전한 관광문화형 시장이다.

 

 

▲ 양소영 전주 남부시장 상인회 매니저와 최철 홍성 전통시장 담당자가 지난달 27일 밤 남부시장 상인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이곳 청년몰은 청년들을 위해 수단이 아닌 건전한 경제생태계를 위한 방향성을 공유하고 있다.

 

 

 

▲ 오방색 갖가지 채소와 야채를 싸게 구할 수 있다.

 

 

▲ 영어와 안내 그림을 통해 외국인도 쉽게 청년몰 이용을 가능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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