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직접 키운 한우 판매, 뿌리 깊은 여섯 가족 식구

60여 마리 한우가 또 다른 자식, 3녀 1남 시장에서 키우다
전통시장 상인들이 서로 구매해주는 혈연보다 가까운 이웃사촌

광도면 애조마을 농장직영 한우를 판매하는 북신 전통시장 내 한우와 돼지고기 판매 터줏대감 유순선(59) 씨를 만났다. 청정지역 광도면 원문고개 초입에 자리한 농장에서 키운 한우들을 자유정육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한 때 한우고깃집을 운영했지만 수익이 여의치 않아 정육점에만 집중했다. 고기보는 눈이 남다른 이유이기도 하니 믿고 사는 주부들이 늘어났다.

유씨의 자유정육점은 세 번의 이사를 거쳐 목좋은 지금 자리에 안착했다. 25년 간 한 자리를 지켰고 가정은 날로 뿌리깊은 나무처럼 쑤욱 커갔다. 유순선(59)·이우열(62) 부부의 1남 3녀 막내 아들은 싱가폴에서 요리사로 근무하고 있다.

유순선씨는 “25년 간 자유정육점으로 인해 꼼짝을 못했다. 그러니 애를 키우면서 행복한 가정을 일꿔온 거 같다. 그래도 중국도 가고 아들보러 싱가폴도 가니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했다.

남편 이우열씨는 60여 두 소를 키우는 농부이다. 아침 저녁 소 먹이를 주고 부인은 자유정육점을 지키며 자식을 키운 우리 시대의 부모 자화상이었다. 정육점 내 작은 방 한 칸 세 아이들이 자라는 공간이었다. 늦은 밤 퇴근하면 곤이 자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서 미래를 꿈꿨다. 딸이 시집을 가고 막내까지 보낼 생각을 하니 되돌아 보면 고생보다 행복한 날들이었다고 했다.

구 거북시장(충무고 입구 방향)에서 월드마트로 가깝게 정육점이 이사를 한것도 목돈도 모이니 유동인구가 적지 않은 곳을 택하게 됐다.

한우를 키웠으니 정육점 내 육질 좋은 고기로 인해 단골이 늘었다. 옆집 장미수예 주인장이 잠시 틈을 내 정육점을 찾았다. 이웃사촌이라며 한바탕 이야기 꽃을 피웠다. 손님이 들어오면 대화가 잠시 멈췄다가 고기값을 계산하고 주인장과 장미수예 송옥희씨만 남자 다시 웃음꽃이 핀다. 한마디에 시장안의 고단한 삶을 응축한 이야기들이 오간다. 난전의 할머니들도 떡이며 저녁 찬거리를 팔거나 구매했고 이웃사촌들이 서로 물건을 사주는 정이 한가득하다. 저녁 찬거리를 사기 위한 주부들의 발길이 계속 이어졌다.

북신시장 내 9곳의 정육점이 선의의 경쟁을 통해 꿋꿋이 버티고 있다. 대형마트와 개인마트로 인해 갈수록 설자리를 잃고 있다. 유씨는 “이제 정육점 생활도 몇 년 남지 않았다. 2세들에게 물려줄 곳도 아니고 나이가 드니 취미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남편과 아이들 자라는 모습에 25년 정육점을 운영한 유순선 씨는 더 이상 바랄것이 없다는 것. 통영시 북신동 북신시장 내 055)645-4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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