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찜마루(대표 공순임)
손님의 만족만큼 스스로도 만족해야 하는 ‘욕심쟁이’
조미료 절대사용하지 않고, 밑반찬거리 모두 텃밭 재배

봉평동 용화사는 10여 개의 찜전문음식집이 모여 있는 통영에서 유명한 찜거리다. 허나 오리한방백숙과 오리불고기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찜전문집으로는 『봉평찜마루(대표 공순임)』가 유일하다.

찜집이라고 백숙·불고기만 못하랴

공순임 대표(49)는 “버스 종점인 용화사 광장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다 보니 등산을 마친 분들이 많이 찾는다”며 “손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오리불고기와 오리한방백숙을 메뉴에 포함시켰다”고 말한다.

보는 것만으로도 피가 샘솟는 것 같고, 입안에 넣으면 바로 건강체로 변신할 것 같은 오리한방백숙에는 황귀, 천궁, 오가피 등 8가지 한약재료가 들어간다. 담백한 오리고기에 녹아들어간 영양 강장식품의 정수(精髓)라 할 만 하다.

오리불고기는 양념이 일급이다. 특제양념 제조비법은 물론 비밀이지만 공순임 대표는 “한 가지만 가르쳐 주겠다”며 “설탕 대신 매실액을 사용한다”고 밝힌다. 오리불고기를 먹는데 마치 천연과실을 씹어 먹는 듯 신선한 느낌이 든다면 과장일까.

아구찜이던 대구뽈찜이던 ‘찜’요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의 하나는 콩나물이다. 콩나물이 얼마나 신선하고 싱싱하냐에 따라, 입안에 한 젓가락 넣었을 때 얼마나 아삭거리는 식감이 좋은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공순임 대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콩나물은 아깝다 생각 않고 전부 버릴 정도”로 까다롭다. 그 까다로움이 결국 미래의 음식명인(名人)을 좌우하는 것 아닐까.

 

반찬은 직접 가꾼 싱싱한 채소로

『봉평찜마루』의 밥상에 오르는 거의 모든 반찬은 공순임 대표가 직접 키운 채소로 만든다. 『봉평찜마루』뒷편으로 가면 있는 텃밭과 미수동 친정집에서 경작하는 밭에서 키운 가지, 고구마줄기, 메주콩, 6월돈부, 고추, 양파, 깻잎, 치커리, 비트(보라색 물김치의 색을 내는 채소.편집자註) 등으로 일일이 반찬을 만드니 『봉평찜마루』음식은 ‘집밥’이나 마찬가지다.

공순임 대표의 꿈은 ‘패밀리비즈니스’다. 꿈이 아니라 이미 절반쯤은 실현된 것이나 다름없다. 그녀의 딸은 서울의 대형 E의류업체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하고 있다. 의상 외부에 그려질 도안들을 창안해 내는 것이 업무라고. 센스가 돋보이고 정성이 느껴지는 봉평찜마루 로고는 공순임 대표의 딸이 엄마를 위해 만든 작품이다.

한번은 딸 친구가 가게에서 음식을 먹다가 “어머, 이 음식들에 조미료가 하나도 안들어갔네”라며 놀랐던 적이 있다한다. 실제로 조미료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공 대표지만, 딸친구가 음식만 먹고 그걸 알아냈기 때문이다.

그녀의 아들은 군 전역 후 진로를 바꿔 수도권의 한 대학에서 호텔조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내년 졸업하는 아들은 “경력 쌓고 나서 음식점을 개업하면 조리는 내가 책임질 테니까 다른 것은 전부 엄마가 해 주세요”라고 말했단다. 아들딸의 대견한 말에 행복해진 공순임 대표는 어느새 패밀리비즈니스의 꿈을 꾸게 됐다.

그렇게 꿈을 향한 그녀는 오늘도 『봉평찜마루』를 찾는 손님들을 위해 정성어린 음식상 마련에 바쁘기만 하다. “내가 만족 못하면서 손님들 만족을 기대할 순 없지 않느냐”는 그녀의 말에는 자신감과 행복이 묻어있다, 듬뿍.

봉평찜마루[주소/통영시 봉수3길 5, 예약전화 ☎ 055-646-76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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