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마트 부침개 요리사가 북신시장으로 새둥지

욕심 버리고 덜도 말고 더도 말고 재료 혼합이 비법
판매자는 높은 마진 고객은 저렴한 가격 일석이조
북신시장 핫한거리 구 거북시장 골목 인심에 감사

출이(54)씨 본명은 황출이. 딱딱한 이름 같지만 개의치 않았다. 딸 이름도 아닌 본인 이름을 가게 명으로 쓴 것은 오랫동안 부침전 판매를 이용해 왔기 때문이다. ‘출이’라는 브랜드 네이밍이 있다. 작은 골목길에 사이에 2평도 되지 않는 공간이지만 그녀에게는 새로운 삶의 활력소이다.

황씨는 인근 마트에서 15년 간 제수 음식을 비롯해 어묵, 파전, 부침전 등을 판매해오다 북신시장으로 옮겨왔다. 주변 상인들로부터 붙임성이 있다며 칭찬이 자자하다. 판매자는 마진이 예전 마트보다 탁월하고 구매 고객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에 서로 이익인 일석이조.

제삿날 시어머니들이 오히려 며느리 눈치를 덜 보기 위해 제수 음식을 구매하는 풍속이 세월의 변화를 전했다. 며느리도 시어머니보다 먼저 제수 음식 편리성 덕분인지 단골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불과 2개월 전 북신시장 구 거북시장 골목에 자리를 잡았다. 구 북신시장의 핵심 거리인, 석이네, 북신, 성심나물이 한 자리를 잡고 있다. 3년 전 북신시장 취재를 시작할 때 한 적한 골목길이 이제는 할매순대와 원은수산을 비롯해 차를 판매하는 난전, 한 지붕 세가족 생선판매 아주머니를 비롯해 자매 곱창집 등 서서히 상인들이 증가하는 진풍경도 볼거리다. 제수음식 부침전을 비롯해 생선도 구매할 수 있는 일사천리 전통시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황씨는 시간과 구속되지 않는 전통시장 난전 판매에 만족해하고 있다. 마트에서 배운 맛집 비법과 친근감 등 북신시장 상인들과도 돈득한 관계를 맺고 있다. 판매 시스템을 배웠고 인생 경험과 사업적인 난관에 부딪혔을 때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졌다. 평균 5,000원 포장용지가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황씨에게는 높은 마진이고 손님들에게는 마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녀는 “더 많이 팔려고 압박을 받는 것보다 작은 공간이지만 어르신들과 오손도손 생활하니 요즘은 살맛이 난다”며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이 제사 음식 구매로 자주온다”라면서 “있는 그대로의 맛을 드리고 싶고 넘치는 것보다 적당한 파전을 비롯한 부침개 본연의 맛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시어머니들이 며느리를 위해 미리 장을 보러 오는 풍광도 전했다. 며느리들도 집안 제삿날이면 편리함 때문인지 단골들이 늘고 있다. 시어머니들이 오히려 며느리 눈치로 인해 제수 음식을 사가고 있다는 것.

그녀는 경북 경주가 고향으로 남편과 함께 20년 전에 통영에 안착한다. 남편은 택시기사이며 합천이 고향이다. 두 딸은 눈높이 학습지 교사로서 딸들이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어 안심이다. 통영 정착 계기는 언니와 형부 덕분이다. 요리 비법은 홍합과 채소, 밀가루, 정구지, 파를 비비지만 다시다 육수를 최고로 꼽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욕심을 내지 않고 덜도 말고 더도 말고 먹을 만큼 요리에 집중하는 법을 전했다. 취재를 마치고 만든 요리를 부침개를 건네는데 덜도 말고 더도 말고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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