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이 되던 해 태어나 서호시장 활어 30년 판매

은빛 생선, 가을 전어의 귀환에 미식가들 발길 머물러
물 만진 손에는 주름, 얼굴에 묻은 비늘은 고급 화장품

국민생선 가을 전어가 윤슬마냥 빛난다. 가을 전어의 귀환에 미식가들이 발길이 멈춘다.

광복이 되던 해 태어나 올해 만 70세인 김덕순 여사와 박옥수 여사를 지난 18일 만났다. 장화신고 고무장갑 끼고 한 여름을 보냈다. 마침 복숭아를 먹고 있었다. 손 주름도 아름답다고 자랑하고 얼굴에 묻은 비늘은 최고급 화장품을 따로 살 필요가 없다며 활짝 웃는다.

지난 14일 광복절을 하루 앞둔 날, 옥천신문 전국언론노조 풀뿌리신문 옥천분회(장재원 지부장)원들과, 황민호 제작 국장 등 8명의 기자들과 서호시장 구 남도식당 시락국집에서 전어회를 먹었다.

날렵한 젓가락질에 입안이 왁자해졌다. 글을 쓰는 이들이라 문어는 더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김덕순 여사는 전어와 활어 판매를 하고 있다. 박옥수 여사 자리는 홍합, 가재, 꽃게, 새우, 대하가 진을 치고 있다.

구우면 맛있는 대하 새우는 맥주 안주로 제격이다. 서호시장 초입(농협 맞은편)에 좌판을 마련해 각각 30년, 15년을 지냈다.

장사가 잘 되냐는 우문에 “사면 사고 안 사면 안 팔면 그만이제”. 현답을 내놓는다. 1945년 태어났으니 만 70살. 닭띠이다. 박옥수 여사. 김덕순 여사도 광복돌이라고 불러달라며 활짝 웃는다.

김 여사는 가을 전어 겨울 물메기 봄 도다리 여름 장어 줄줄 생선을 연상케 한다. 김해 거주 딸 칭찬도 박 여사가 거든다. 딸은 김해 영일고교 사이클 코치이며 아들 둘은 창원과 용인에 각각 거주하고 있다. 남편 정태건(71)씨는 건강의 여의치 않지만 부인의 전어 판매를 적극 도우려고 한다.

현재 전어 판매량은 평일은 10kg, 주말 20kg 수준이다. 시세는 1kg 1만 7,000원. 추석 때는 판매량이 급증해 물량이 수요를 따라갈 수 없을 정도다. 이 때는 1kg 3만원을 호가한다.

지난 8일 입추가 지나고 오는 23일 처서를 앞두고 있어 아침 저녁으로 신선한 바람이 불고 있어 전어회를 찾는 이가 늘고 있다. 손바닥만한 은빛 비늘이 화려해 맛도 들었다. 8~9월은 차량 운송이 발달돼 전어 굽는 냄새가 전국 곳곳에 퍼지고 있다.

여름을 보내고 맞이하는 가을전어. 그러고 보니 서호시장을 돌아보면 전어가 가득하다. 여름부터 맛볼 수 있어 가을 전어란 말이 무색할 정도다. 살이 통통하게 올라 식감이 탁월하다. 전어구이는 집나간 며느리가 돌아왔고 이제는 손자들을 더 낳아서 대가족을 이룬다는 후속 스토리를 잇고 있다.

김 여사는 “멸치배 전어 공급이 되고 있고 매일 전어를 배달해주는 물차 상인이 엄선한 전어이다”며 “제철에 먹는 전어가 맛있다”고 했다. 된장도 좋고 초장도 막걸리와 어울린다. 전어회가 올해도 대세다.

전어회 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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