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이 된 장천석 씨.

빈소- 통영 숭례관 101호
발인- 24일 오전 10시
연락처-(통영연극협회 제상아 010-5465-6379)

남은 이들에게 삶의 용기주고 떠난 평범한 가장 장천석 씨,

통영연극협회 회원으로 오랫동안 사진촬영을 맡아왔던 장천석 씨가 향년 60세로 22일 세상과 이별했다.

장천석 씨는 젊은시절 우리가 흔히 말하는 노가다(건축현장) 현장에서 미장일을 하며 극단벅수골에서 무대장치 등을 도왔다.

또 40대에 현장에서 일하다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은 후부터 연극현장의 사진촬영에 전념했다.

장천석 씨의 삶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가장의 삶이었지만, 자세히 뜯어보면 한편의 드라마 같은 개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일찍이 충청도 출신의 마음씨 고운 부인을 만나 1남1녀를 두었지만, 어린 아들을 잃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또 미장일을 하다 사고로 한쪽 시력을 잃고 일손을 놨지만 끝까지 가족 부양의 책임을 다하려 노력했다.

돈과 일손이 부족한 벅수골극단의 무대 뒤에서 무대장치 제작과 사진촬영으로 배우들의 화려한 공연을 뒷받침 했다. 언제 한번 힘든 얼굴을 보인 적도 없었다.

배우들의 공연 장면과 팜플릿 제작용 사진을 찍느라 정작 자신이 찍힌 사진은 몇 없다.

특히 올해 간암 수술을 위해 서울로 가는 버스 속에서 부인에게 “수술 받지 않겠다. 자연치유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남은 삶은 운명에 따르겠다”고 말해 동의를 얻었다.

자신의 삶을 운명에 맡긴 마지막 시간은 스스로에게 큰 고통과 두려움 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런 내색 없이 주변 사람들에게 평소와 다름없는 모습을 보였다.

남은 지인들에게 삶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 대신, "오늘 자신의 삶에 만족하고 최선을 다하라"는 큰 용기를 주고 떠났다.

돌이켜 보면 장천석 씨는 생전 자신에게 주어진 환경을 탓하지 않았다. 언제나 긍정적인 마음으로 열심히 노력하며 자신의 삶에 만족할 줄 알았다.

지극히 평범한 삶이었지만, 자신의 노동력으로 가족을 부양하고, 연극무대의 뒤편에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던 장천석 씨의 삶은 우리가 흔히 보는 아버지의 삶이었다.

그런 평범한 삶 속에 불평하기 보다는 작은 일에 만족하고, 연극무대를 통해 우리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개혁하고자 노력했던 장천석 씨의 삶은 평가받아 마땅하다.

유족으로 부인과 딸, 사위가 있다.

우리는 세상과 이별하는 평범한 가장 장천석 씨와의 인연을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할 것이며, 슬픔 보다는 기쁜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보낸다.

생전 산양읍 야소골마을 입구에 세워진 설엽 서우승 시조시인의 시비 앞 장천석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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