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시, "회는 현지에서 사먹는 게 안전"
사천시,
 "회 구입처 삼천포" 기사에 발끈
남해군 "꼭 회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 역학 조사중

지난 13일 오후 5시 30분경 통영시 사량도를 찾은 관광객 18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여 한바탕 소동을 겪었다.

사건은 경북 영주시의 월드환경산악회 회원 42명이 사량도 산행 중, 집단식중독 증세를 보인 것이다.

월드환경산악회는 새벽에 경북 영주에서 출발해 삼천포항에 10시경 도착했다. 오는 길에 전화로 회를 주문하고, 10시 10분에 회를 인수, 11시 배를 타고 사량도에 도착해 11시 50분경 회를 먹었다. 이들 중 18명은 구토와 설사, 발열 등 증세가 심각해 통영해경의 정비정을 이용, 사천시와 고성군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집단식중독 사건이니만큼, 진원지 발표에 대한 지자체의 신경전이 날카로워, 여러 혼선이 있었다.

사건 직후 일부 매체에서  “사량도 산행 후 회를 나눠 먹어" 집단복통 증세를 보였다는 기사를 냈다. “산행 후”라는 시점에 산악회원들은 "사량도 도착 직후에 먹었다"며 정정했다. 남해군 창선면에서 삼천포항까지는 6.2km로 흔히 배달을 하는 거리이고, 배에 실어 간 뒤 바로 먹었다는 것이다. 

또한 삼천포항이 있는 사천시에서는 최초 보도에서 “삼천포에서 구입한 회를 먹고”라는 표현에 발끈해 “삼천포에서 구입한 회가 아니다”라는 정정보도를 내기도 했다. 

통영시는 "사량도에서 회를" 이라는 표제만 보고 사량도민들에게 불이익이 돌아가지나 않을까 촉각을 세웠다. 그러나 회의 출처가 남해군 창선면이라고 밝혀지면서, "회는 현지에서 사먹는 게 가장 안전하다."는 반응이다. 이번 식중독 사건에서처럼 흔히 항구에서 회를 구입해 섬에 들어와 먹는데, 섬주민들은 관광낙수 효과 없이 쓰레기만 안게 되는 것이 섭섭한 것이다. 최대한 단시간에 먹었다고 하지만, 이동중에 최소 2~3시간은 소요되기 때문이다.

남해군 보건소에서는 즉시 문제의 활어센터를 방문,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조리기구 등을 수거해 검사를 의뢰했다. 또한 전체 소독과 함께 위생교육도 실시했다.

하지만 남해군 보건소 담당자는 “식중독의 원인이 여러 가지인 만큼 반드시 회로 인해 식중독이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며 "영주시에서 산악회원들이 섭취한 다른 음식에 대해서도 역학조사중”이라고 말했다. 정확한 결과는 1~2주일 후에 나온다. 

1시간 앰뷸런스 이동에 더 고통,
"
응급환자 규정이라 어쩔 수 없다"

월드환경산악회 김종혁 대표는 회를 먹은 뒤 40분쯤 되었을 때 한 사람이 설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산행 도중에 한두 명씩 복통환자가 늘어 오후에 119신고를 하게 됐다는 것이다. 18명은 증세가 심했고, 나머지도 경미한 복통이 있었다고 한다.

이후, 환자들은 사천시 삼천포항에 대기중인 응급차량 3대를 이용하여 삼천포 제일병원 8명, 삼천포 서울병원 6명, 고성 더조은병원 4명으로 분산 이송돼 수액 및 응급치료를 받았다. 규정상 응급센터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돼 있어서 여러 병원으로 옮기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성 병원의 경우 삼천포항에서 1시간이나 걸려 환자들이 이송되는 동안 더 곤혹을 치렀다. “가는 동안 토하고 설사를 하니, 냄새 때문에 문을 열고 달릴 수밖에 없었다.”면서 환자들은 바람 때문에 “오한과 한기가 나서 더 힘들었다.”고 말했다.

식중독의 응급처치가 수액 등 비교적 간단한 것을 생각하면 규정이 오히려 환자의 안정과 치료에 방해가 되고 있는 셈이다.

회를 포장한 당사자는 “16년 동안 장사를 해 왔는데, 이런 일은 처음”이라면서 “평상시처럼 아침에 활어를 잡아 포장을 했는데, 왜 이런 일이 생겼는지 모르겠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말했다.

15일 현재 산악회원들은 대부분 건강을 회복했으며, 4~5명만 잔여증세를 치료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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