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윤서(통영여고 2년)
AYA(정치외교연합) 동아리 회장

이 추도사는 지난 1일 101세로 영면한 통영의 일본군위안부피해자 김복득 할머니 시민사회장에서 심윤서(통영여고 2년) AYA(정치외교연합) 동아리 회장이 낭독했습니다.<편집자 주>

통영여고 어제, 또 한 분의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바로 우리 통영에서 태아나고 자라셨던 김복득 할머니이십니다.

할머니는 1918면, 통영에서 맏이로 태어나 22살, 징용 모집자의 말에 속아 위안부 생활을 강요당하시고, 해방 직후 풀려나 고향인 통영으로 돌아오셨습니다.

할머니는 1994년, 정부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등록을 한 뒤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적극적을 활동하셨습니다.

2007년과 일본 나고야 집회, 2011년 오사카 증언집회에 참여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경험을 증언하고, 2010년에는 일본 중의원회관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하셨습니다.

할머니는 통영여고 장학금, 경남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건립기금으로 평생 모아오신 2천만 원을 기부하시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할머니의 뜻을 기려, 경남 교육청에서는 할머니의 일대기를 정리한 <나를 잊지 마세요>를 펴내어 경남도내 모든 초중고등학교에서 역사 교재로 사용하기도 했고, 일본어판과 영문판도 펴내어 일본과 미국에 보냈습니다.

제가 처음 할머니를 뵈러 갔던 날, 할머니는 말을 제대로 하지도 못하시고, 준비해갔던 그림 선물도 제대로 보시지 못하셨습니다. 그러나 눈빛은 여전히 맑으시고, 우리가 하는 말을 모두 듣고 계신 듯 했습니다.

할머니는 정말 강하신 분이셨습니다. 저는 할머니닥 정말 용기있는 삶을 사셨다고 생각합니다. 할머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행동하시고, 목소리를 내며 절대 굴복하지 않으셨습니다.

아프고, 힘드셨을 것입니다. 아무리 외쳐도 대답 없는 답답함에 서러우셨을 것입니다. 그래도 할머니는 끊임없이 노력하셨고, 많은 성과를 이루어내셨습니다. 할머니는 그 누구보다도 멋진 분이셨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내가 죽기 전, 일본으로부터 잘못했다는 사죄를 받는다면 소원이 없겠다. 그래도 남은 소원이 있다면, 다음 생에는 족두리 쓰고 시집가서 남들처럼 알콩 달콩 살아보고 싶다.”

할머니가 자주 말씀하셨다는 소원입니다.
할머니의 소원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닙니다. 일본군의 사죄를 받기위한 우리의 걸음은 계속 될 것이고,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할머니의 뜻은 여전히 여기 남아 모두에게 전해졌다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어느새 올해만 벌써 5분의 할머니께서 별이 되셨습니다. 더 오랜 시간이 흘러버리기 전에, 우리는 더욱더 힘을 모아야 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힘이 합쳐져 큰 기적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저는 오늘 다시 한 번 일본군의 진정한 사죄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겠습니다.

할머니, 이제 아프지 마시고, 편히 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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