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이상이 첼로를 연주한 통영현악사중주단(1947년)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 첼로부문, 12개국 26명 경연 시작
10월 27일부터 11월 3일까지 경연, 4일 입상자 콘서트

윤이상국제음악콩쿠르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 현장등록을 시작으로, 전세계 12국에서 모여든 참가자들이 11월 3일까지 열띤 경합을 벌일 예정이다.

본선에 참가한 진출자는 1, 2차 본선에서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 베토벤 소나타, 윤이상 ‘활주’등을 연주하며, 결선 진출자들은 슈만, 드보르자크, 엘가, 쇼스타코비치,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 중 한 곡을 선택하여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

윤이상이 그 어느 악기보다 첼로를 사랑했던 것을 생각하면 3년마다 한 번 돌아오는 첼로 경연은 어쩌면 가장 윤이상의 이름에 걸맞는 콩쿠르인지 모른다.

어린시절부터 첼로를 연주한 윤이상은 그 어느 악기보다 더 첼로에 대해 남다른 지식과 애정을 갖고 있었다. 독일로 유학을 떠나기 전에는 통영현악사중중단을 창단해, 직접 첼로를 연주한 전문연주가이기도 했다.

1, 2차 본선에서 연주될 윤이상의 ‘활주’는 1970년에 작곡된 곡으로, 서양악기로 한국적인 소리와 미학을 구현한 작품이다. 다양한 실험적 기교가 난무하는 작품이어서 연주가에게 고도의 테크닉이 요구되는 만큼 콩쿠르에 임하는 연주자들의 기량을 잘 알 수 있다.

최종 결선 진출자들이 연주할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은 동베를린 사건을 겪은 뒤인 1975~1976년에 만든 곡이다. 조국에 대한 애절한 그리움이 절절히 묻어나는 곡으로 ‘윤이상의 자서전’이라고도 평가받는다.

2015년 우승자인 Ella van Poucke(네덜란드)

동베를린 사건으로 사형을 언도받고 절망속에서 죽음을 맞닥뜨린 윤이상은 첼로를 자기 자신으로 표현해 이 곡을 작곡했다. 운명의 소용돌이 속으로 던져져 격렬한 삶을 살게 되는 인간(첼로)과 인간을 에워싸고 있는 오케스트라의 협연을 통해 절망적인 운명과 조화를 이루고 싶은 소망을 담았다.

윤이상은 루이제린저에게 “나의 생각, 나의 경험, 그리고 나의 느낌들이 이 작품의 솔로파트에서 같이 울리고 있다. 이 솔로파트는 오케스트라에 의해 대변되는 세계와의 협연을 통해 나의 생애를 표현했다.”고 말한 바 있다.

12개국 26명의 본선 참가자들은 28~29일에 1차 본선, 31~11월 1일에 2차 본선을 거쳐 11월 3일에 결선 무대를 치른다. 결선에 오르게 될 연주자들은 아드리앙 페뤼숑이 지휘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협연하고, 최종 입상자 콘서트는 11월 4일 일요일 오후 3시 MBC경남홀에서 진행된다.

콩쿠르 기간 중, 공식 홈페이지(www.timf.org)와 통영국제음악재단 SNS(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을 통해 콩쿠르의 현황이 업데이트 되며, 1·2차 본선과 입상자 콘서트는 무료로, 결선 티켓은 2만원으로 구입하여 관람 가능하다.

가장 윤이상다운 악기로 가장 윤이상 닮은 삶을 연주할 최종 우승자는 누가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문의: 통영국제음악재단(055-650-0400)

2015년에 이어 올해는 첼로부문 경연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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