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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동 이야기 2] 통제영이 있었기에 통영이 있다
김선정 기자 | 승인 2018.12.13 17:21

통제영의 탄생
1604년, ‘우두머리 용’이라는 뜻의 두룡포에 삼도수군통제영이 이설됐다.
임진왜란이 끝난 지 6년 만, 통제영이 여수, 거제로 옮겨다니던 끝이다.
통제영이 옮겨다녔다기보다, 이순신의 뒤를 이어 4대 통제사가 된 이시언 장군이 전라좌수사를 겸할 때는 여수가, 경상우수사를 겸할 때는 거제가 통제사의 영지였다. 
6대 통제사 이경준이 빈들과 다름없던 작은 어촌 두룡포에 통제영을 설치함으로써, 통영이라는 군사 신도시가 생겼다.
통영성은 가운데 통제영을 두고 쌓은 둘레 약 3.6km의 큰 규모의 성이다.
통영성과 내륙을 연결하는 북문은 토성고개 근처에 있었고, 가장 큰 문이었던 남문은 충무교회 앞 공영주차장 쯤에 있었던 것 같다. 동문은 중앙동주민센터와 동광교회 중간쯤에, 서문은 서문고개 끝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통영성에는 성곽이 지나는 산정에 경비를 하기 위한 군영초소인 포루가 셋 있었다.
북포루, 동포루, 서포루가 그곳이다.

규장각에 있는 통영성도

통영의 거리 이름은 남쪽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통제영을 중심으로 한다.
통제영 서쪽에 있으면 서문, 서문길, 서피랑이 되고, 통제영 동쪽에 있으면 동문, 동문길, 동피랑이 되는 것이다.
남문밖에는 통제영시절부터 시장이 형성됐는데, 강구안 바다를 통해 해상교통이 발달한 덕에 늘 활기가 넘쳤다.
행정구역상 중앙동은 통영성을 모두 품고 있는 데다 성문밖 번화가까지 포함하고 있어 통영이 시작되면서부터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교육과 문화의 중심지였던 문화동과 통제영 남문 밖 번화가였던 중앙동, 오랫동안 항구의 중심지였던 항남동, 통제영 동문을 끼고 있는 태평동의 4개 동을 아우른다.
통영의 중심지였기에, 이곳은 일제시대에 이름부터 수난을 겪었다.
일제는 통제영이 있는 문화동을 대화정(大和町·야마토마치)이라고 불렀다.
원시 일본이 비로소 한 국가로 탄생한 고향이며 그들의 역사와 문화의 뿌리였던 ‘대화(大和·야마토)’를 딴 이름이다.
구국의 얼이 기와마다 담장마다 서려 있는 통제영 자리를, 일본혼을 상징하는 대화정이라 부르면서 일제는 충무공 정신을 밟아나갔다.
또한 통제영의 군창이 밀집해 있었던 중앙동은 부도정(敷島町·시끼시마마치)이라 부르고, 항남동은 길야정(吉野町·요시노마치)이라고 불렀다.

통제영 설치 이력이 담긴 두룡포기사비

이들 동리의 이름은 해방 후 1948년이 되어서야 문화동, 중앙동, 항남동, 태평동이 되었다가 1998년부터는 중앙동으로 통칭되고 있다.
일제시대 이곳은 항일운동의 본거지였다. 호주 선교사들이 세운 충무교회와 진명학원, 진명유치원이 다음세대에 민족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의 요람 역할을 했고, 통영의 청년들이 모여 청년회관을 세우고 항일운동을 했다.
1919년 전국에 들불처럼 일어난 만세운동이 통영에서는 이곳 중앙시장에서 벌어졌으며, 일제의 압박 속에서 문학과 예술을 논하던 지식인들이 이 거리 구석구석에서 비탄을 쏟아냈다.
유치환, 김상옥, 김용익 같은 문학인들이 이곳에서 태어나 어린시절을 보냈고, 젊은날 독서회를 만들고 동인지를 출간했다.
해방후, 유치환을 회장으로 한 통영문화협회가 결성된 곳도 이곳이다. 경남나전칠기기술원양성소에서 장인들을 키워냈다 화가 이중섭이 기거하며 조촐한 전시회를 열던 곳도 모두 여기에 있다.
청년들이 야학을 열어 소풀 먹이던 어린이들을 교육하던 교실, 시인이 편지를 쓰던 골목, 가난한 화가들이 전시회를 열던 다방, 민족을 품은 음악가가 연주회를 한 예배당, 중앙동 골목골목에는 통영이 지나온 뜨거운 역사가 깊이 묻혀 있다.

규장각에 있는 통영성도

김선정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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