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나서서 통영의 문화를 풍성하게 살찌우고 있다. 통영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은 동피랑은 중앙시장이라는 명칭 때문에 중앙동에만 있다싶지만 실제는 정량동과 인접하고 있다. 정량동 주민들이 김춘수 선생 생가 주변을 벽화를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해 동피랑 초입부터 볼거리를 만들었다. 서포루가 복원되고 공원이 조성되면서 부쩍 핫플레이스가 된 서피랑은 깊어가는 가을에 맞춰 은행나무길 차 없는 거리와 행복한 마을장터 행사를 펼치며 다시 한 번 관심을 받았다. 다양한 체험행사까지 보여주며, 통영의 새로운 문화존으로 비상을 꿈꾸고 있다.

 

동피랑, 김춘수 생가 두 번째 벽화마을 ‘최고네’

■ 정량동 주민들이 지난 10월부터 추진해 오던 ‘김춘수 생가주변 벽화조성 및 조형물 설치사업’이 마침내 완료됐다. 주민들은 정량동 대여 김춘수 생가 골목 입구에 선생의 조형물이 부착된 마치 앉아있는 듯한 포토존 벤치를 설치하고 대여선생의 시와 함께 선생을 연상시키는 이미지로 벽화로 꾸며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벽화는 충렬여자고등학교 디자인공모전반 동아리 학생들의 자원봉사로 완성됐는데, 대여 선생의 대표적인 작품인 ‘꽃’, ‘꽃을 위한 서시’,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등의 시와 함께 학생들의 시각에서 바라본 대여 선생에 대한 이미지를 자유롭게 그려냈다. 벽화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이곳을 나가는 관광객들이 모두 통영의 대표 관광지인 동피랑으로 착각했다는 에피소드까지 만들어 냈다.

또 생가 입구에 있던 오래된 공중전화박스도 새로 교체하고, 대여 선생의 형상을 한 조형물 벤치를 나란히 설치해 세상에 하나뿐인 특별한 포토존도 만들었다. 주민들은 “그동안 무관심속에 묻혀있던 통영의 대표 시인 김춘수 선생의 생가 주변이 새로운 정량동의 관광명소로 거듭나기를” 희망하고 있다.

 

서피랑, 은행나무길 차 없는 거리 행사 ‘멋지네’

■ 명정동 주민들도 지난 11월 24일 숭례관에서 충렬사까지 가도에서 서피랑 은행나무길 차 없는 거리 & 행복한 마을장터 행사를 개최했다. 봄에는 봉숫골 벚꽃축제, 가을에는 명정동 은행나무 거리축제로 거듭나기 위한 첫 시험대 같은 행사였다.

명정동 숭례관에서 충렬사에 이르는 350m구간에는 은행나무 잎 포토존이 설치됐고, 20여 명의 어린이와 가족들이 물품을 전시 판매하는 어린이 장터, 명정동 자생단체와 일반 판매자 40여 명이 참여한 마을장터도 풍성하게 열렸다. 더불어 도로바닥에 칼라분필로 자유롭게 낙서를 할 수 있는 아스팔트 놀이터는 색다른 재미를 더했다.

충렬사도 이날 하루만큼은 무료로 개방돼 시민들과 관광객을 따뜻한 차로 반겼으며, 거리무대에서는 밴드 ‘올투원’과 ‘동피랑 어쿠스틱밴드’의 열정적인 공연도 이어졌다. 마샬아츠 트릭킹 통영교육관 수련생들의 무술공연은 액센트 있는 영념이었다. 통영경찰서와 통영시 새마을교통봉사대가 교통통제를 자원하고 나섰고, 신세계로병원은 구급차와 구급요원을 지원해 시민 모두가 하나된 행사를 만들었다. 방문객들은 하나같이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거리를 걸으며 늦가을의 정취를 만끽하는 모습이어서, 이날 거리축제는 어디 내놔도 손색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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