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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맛기찬딸기교육농장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01.25 19:04

기차게 맛있는 딸기, 판매도 하고 교육도 하고

원하고 상상하는 모든 과일을 1년 내내 구할 수 있는 지금은 제철과일이란 단어가 필요 없는 시대다. 비타민을 비롯해 많은 영양소의 공급원이었던 과일 중 사람과 가장 친근한 종은 아마 딸기일 것이다. 그런 딸기를 20년 넘게 재배하고. 수출하고, 판매하고,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딸기교육의 장을 마련하고 이젠 관광자원화까지 성공한 부부 농사꾼이 있다. 광도면 노산마을 입구에 있는 ‘맛기찬 딸기’의 고휘석(57), 김향미(53) 부부가 그들이다.

 

납품가를 더 쳐 주는 부산 5성급 호텔

맛기찬딸기는 1년 전부터 부산 해운대의 파라다이스호텔에 딸기를 납품하고 있다.
처음에 이 저명한 5성급 호텔의 식자재 담당자가 소문의 블로그를 보고 먼저 연락이 왔는데, 오히려 대수롭지 않게 여긴 것은 김향미 대표 쪽이었다.
‘또 전화하겠지’하며 연락을 안했더니 호텔이 직접 방문한 뒤 “지금까지 납품받은 딸기 중 가장 신선하고 맛이 좋다”며 납품을 요청했다.
허가가 아니라. 1주일에 두 번 납품하는데 매번 120~130Kg은 보낸다. 올해는 아예 작년보다 더 높은 납품단가를 제시할 정도로 만족도가 높다.
통영 농부의 아들로 태어난 고휘석 대표는 군 전역 후 시작한 농사를 지금까지 일편단심 하고 있다.
스물다섯 살이던 1987년 토마토 재배를 시작한 그는 피망·오이·고추 같은 과채류를 주로 지었다.
딸기라는 한 가지 과일에만 올 인한 것은 20여 년 전부터다.
안정적인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작물이었고, 가격부침이 심한 농작물 중 가장 안정적인 가격을 가진 종류였기 때문이다.
한 우물만 팠던 덕분이랄까. 지금은 딸기재배 하우스만 23개동을 가진 중견 영농업체로 성장했다.
물론 지금까지 성장한 것이 혼자만의 힘으로 된 것은 아니었다.

 

농사에 매료된 아가씨가 농부에 반했네

산양읍 출신의 김향미 대표는 “아버지가 어부였지만 나는 원래부터 농사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고 말한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통영군청에 입주한 모 사회단체에서 근무하던 김향미 대표에게 당시 한농연 회장이 “소개해 줄 사람이 있다”고 운을 떼더니, 어느 날 갑자기 한 사람을 데리고 사무실을 찾아 왔는데 그가 바로 지금의 남편 고휘석 대표다.
농사에 이미 매료돼 있던 김향미 대표에게 당시 농업후계자였던 고휘석 대표는 천생연분이었던 셈. 두 사람은 만난 지 2개월 만에 결혼에 골인했는데 이때가 1991년이다.
결혼할 때만 해도 토마토 농사를 주로 짓다가 몇 년 뒤 종목을 바꾼 부부는 이후 20년이 넘도록 딸기만 고집하고 있다.
무난하고 순탄했다. 2002년부터는 수출도 제법했다.
통영에는 수출을 함께 할 작목그룹이 없어서 진주 그룹들과 같이 했다.
연간 50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수출했다. 하지만 결코 수출품목에 통영시나 광도면의 이름을 넣을 수는 없었다.

 

딸기수출에 친환경 학교급식까지

이때쯤 딸기 맛이 소문으로 퍼지며 많은 고객들이 직접 하우스를 방문해 딸기를 구매해 갔다. 문제가 하나 있었다. 수출딸기의 경우 이미 다 익은 것을 수확하면 상할 수 있기 때문에, 7~80% 익은 상태로 수확했다.
수출물량 때문에 방문손님들을 충분히 만족시키기 어려운 곤란한 상황이 이어졌다.
어떤 손님은 “딸기 하나 사먹기가 이렇게 힘드냐”며 “키우는 딸기가 그렇게 대단한 딸기냐”고 빈정거릴 정도가 되자 중대결정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그 빈정거리던 손님은 VIP손님이 됐다고 한다.
한길이 막히면 다른 길이 뚫리는 법일까?
수출을 중단하자 관내 학교에 친환경 급식을 할 기회가 생겼다.
무농약재배 방식 덕분에 이미 딸기수출 당시에 친환경인증을 받았었는데, 통영에는 아무 데도 인증업체가 없었다.
친환경인증이 있는 맛기찬딸기는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학교에 직납이 가능했다. 그렇게 5년을 학교에 직접 납품했다.

 

교육농장·관광상품에 거는 즐거운 꿈

고휘석·김향미 대표부부는 딸기재배 노하우를 색다른 방식으로 공동체 사회와 공유하려 한다. 지난해 농촌진흥청으로부터 딸기교육농장으로 선정 받았다.
처음은 아니다. 토마토 키울 때도 고교생·농대생들이 제법 견학을 왔었고, 딸기수확 시기에 맞춰 유치원·초등생들이 수확체험활동을 했었다.
이젠 교육농장으로 선정되면서 딸기재배의 전 과정을 관찰하고, 놀이하고, 정서적으로 순화하고, 협동심을 기르면서 이기심은 고치는 교육을 학생들 및 시민 대상으로 할 수 있게 됐다.
딸기재배를 밭이 아니라 고설배지재배라서 더 신기함을 느낄 것이라고 한다.
오는 3월 중순에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폴 관광객들이 통영을 방문하는데, 사흘간 맛기찬딸기농장 견학도 포함돼 있다.
고휘석 대표는 “돈 벌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손해만 안보면 된다”며 “통영을 홍보하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한다.

 

고휘석 대표는 “매미태풍 때 하우스 열 동 가까이 부분파손 및 전파하며 억대 피해를 입은 적도 있다”면서도 “입덧 딸기 먹고 태어나서 자란 아이가 어엿한 여대생이 된 것에 보람을 느껴서 그만 두지 못한다”고 말한다.
딸기들이 자신의 발자국 소리를 알아듣는다고 믿으며, 자신의 일을 절대 양보하지 않고 양보하려고도 않는 고휘석 대표, 김향미 대표 부부는 천상 순박한 농사꾼이다.

주소 : 경남 통영시 광도면 우동2길 11   Tel. 055-644-2964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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