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가 주최한 이번 초청토론회는 총 4시간이나 이어지면서 일부 방청 주민들은 지루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토론회 중간 긴장되는 장면 이 연출되기도 하고, 방청석에서 소란이 일기도 했으며, 폭소까지 나왔던 한 편의 드라마였다.

먼저 2명의 한국당 후보가 참석한 토론회 모두발언에서 발언시간 적용에 융통성을 발휘한 것이 발단이 됐다. 김동진 예비후보는 2분의 시간을 엄수했는데, 서필언 후보가 시간초과 발언을 하자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발언시간 실랑이는 ‘토론의 달인’ 김동진 후보의 ‘기선제압용’이었다는 학설이 우세하다.

LNG발전소 관련한 공통질문에서 서필언 후보의 “시장 재직 시 발생한 일인데, 마치 남의 일처럼 말한다”는 말에 김동진 후보가 “견해를 말하면 되지 재직 시 일을 비판적 시각으로 얘기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하자 방청석에서 소란이 일었다. 서필언 후보가 “비판이 아니다”고 말하자 한 시민이 “비판이구만”이라고 거들었고, 그러자 그 옆의 모 스님이 “조용해!”라고 호통까지 나오는 소동이 일었다. 일명 ‘스님호통’ 사건이다.

토론회는 열기를 더했다. 행정안전부에서 섬개발을 담당했다는 서필언 후보가 상호토론에서 “통영시는 섬개발한다면서도 100년 대계가 없다”고 지적하자 김동진 후보는 아예 “행자부 차관하신 분 맞냐?”고 불을 지폈다. 서필언 후보가 “중앙정부가 시키는 대로만 하면 정치지도자가 필요없다”면서 “내가 ‘저런 수준의 시장이 있느냐?’고 하면 좋겠는가”고 되받아쳤다. 일명 ‘한방씩 주고받기’다.

난투극을 피하던 민주당 토론회도 차츰 열기를 띠었다. 홍영두 후보가 공통질문에서 “LNG발전소 건설로 일자리 창출한다는 양문석 후보는 ‘바보’라고 확신한다”며 핵폭탄을 날렸다. 30여 분이 흐른 뒤 상호토론 홍영두 후보의 질문에 양문석 후보가 “바보 양문석 답변하겠습니다”라고 말하자 좌중에서 폭소가 터졌다.

TV패널로 쌓은 내공으로 모욕적인 발언조차 품어버리는 대범한 정치인의 이미지를 심었을지 모르겠다. 일명 ‘바보를 품은 달’ 사건이다. 홍순우 후보가 최상봉 후보에게 민주당이 보선에서 한국당을 이길 비책을 질문하자, 최상봉 후보는 이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춘 후보가 나서면 된다고 답했다. 그는 “이만기 장사는 TV에 자주 나와도 김경수 도지사에게 패했고, 박청정씨는 숱하게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며 바로 자신이 필승카드라고 말했다. 컬래트럴 데미지라는 말이 있다. 의도치 않게 피해를 입는 경우를 말한다. 최근 자주 쓰이는 우리말로 하자면 의문의 1패다. 뜻하지 않게 소환된 ‘박청정 의문의 1패’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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