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지방선거 개표 모습<자료사진/한려투데이 사진DB>

작년 지방선거에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던 강석주 통영시장이 개표 내내 뒤지고 있다가 새벽이 다 되서야 역전하는 드라마가 연출됐다. 가장 마지막에 개표한 관외투표 덕분이었는데, 올해 보궐선거에서는 어떨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대세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주권자인 국민의 소중한 한 표 행사를 돕기 위해 다양한 장치가 마련돼 있는데, 그 중에 사전투표와 거소투표가 있다. 두 가지는 같은 듯 달라서 유권자뿐 아니라 기자들도 헛갈려 한다. 우선 거소투표란 여러 가지 이유로 투표일에 투표소에 가지 못하는 경우, 선거일 전에 미리 투표하는 부재자 투표 방식의 하나다. 예를 들어, 병원이나 요양소에 장기 입원 중이거나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거동할 수 없는 경우에 행정관청에 신청하면 투표용지를 거주지에서 우편으로 받아 기표한 뒤 우편으로 발송할 수 있다. 일정한 사유로 인해 투표소로 가지 못하는 경우 현재 거주하는 장소 즉, 거소(居所)에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신청하는 제도다.

하지만 거소투표는 그 대상자를 제한하는데 사전투표소 또는 투표소와 멀리 떨어진 영내나 함정에서 오랫동안 생활하는 군인이나 경찰공무원, 병원·요양소에 머물거나 수용소·교도소·구치소에 수용되거나 수감된 사람이 거소투표를 신청할 수 있으며, 신체에 중대한 장애가 있어 거동할 수 없는 사람, 중앙선관위 규칙이 정하는 외딴 섬에 사는 사람, 중앙선관위가 공고한 지역에 오랫동안 머무는 사람도 거소투표를 할 수 있다. 단, 병원과 요양소, 수용소, 구치소, 교도소의 경우 해당 시설에 근무하는 의사나 간호사, 교도관 등은 거소투표 대상에서 제외된다.

다만 대상자들은 주소지 행정관청에 거소투표 신청을 해야 한다. 이번 보선과 관련해서는 이미 지난 3월 12일~16일 5일 동안 거소투표 신고서를 접수받아 선거인 명부에 등재하고 투표용지 발송까지 마쳤다. 이번 보선에 거소투표 신청자는 통영에 713명, 고성에 391명 등 총1104명이다.

유권자가 굳이 신청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것이 사전투표인데, 기존 부재자투표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2013년부터 도입됐다. 선거인이 별도의 신고를 하지 않고도 사전투표 기간(선거일전 5일부터 2일간)동안 전국 읍·면·동마다 설치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할 수 있다. 지난 2013년 4월 재·보궐선거에서 처음으로 실시했고, 전국 단위 선거로 처음 실시된 것은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다. 사전투표는 관내와 관외로 구분하는데, 선거인이 자신의 선거구에서 사전투표를 하면 관내투표, 다른 지역 선거구에서 하면 관외투표가 된다.

작년 6월 지방선거에서 통영시장 당락을 결정지은 것은 정말 우연히도 가장 늦게 개표된 관외투표함이었다. 하지만 이번 보궐선거의 경우 통영·고성, 창원 성산 국회의원, 전북 전주 완산 구의원, 경북 문경 시의원 등 전국에서 단 네 곳만 치르기 때문에 해당 선거구에서만 사전투표가 가능하다. 따라서 오는 29일~30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틀 동안 예정된 이번 보선 사전투표는 결과에 크게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통영·고성에 주소지를 두고 선거인 명부에는 올랐지만, 총선이나 지방선거처럼 전국적 단위로 하는 선거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전투표가 처음 실시된 지난 2014년 지방선거에서 고성의 관외투표는 2786명이었고, 통영은 6568명이던 것이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고성 4098명, 통영 8846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미리 사전투표를 하고 임시공휴일인 투표 당일은 가족여행을 떠나거나 휴식을 취하는 추세였던 것으로 분석됐다. 전체선거인 대비 2014년에는 6%, 2018년 8%정도였던 사전투표율이 올해 4·3 보선에서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투표 대신 부재자투표가 있던 2012년 총선 당시의 2.4%정도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통영·고성은 조선업 등 제조업 몰락으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통영은 2012년 총선 때 11만654명이던 선거인 수가 2014년 지방선거에서 907명 정도 소폭 증가해 11만 1561명이었지만, 2018년 지방선거에서 전년 대비 1244명이나 감소하며 11만 317명에 그쳤었다. 고성은 2012년 4만7942명에서 2014년에는 55명 감소해 4만7887명으로, 2018년에는 전년 대비 1299명이나 줄어들며 4만6588명이었다. 올해 보궐선거 선거인 수는 더 감소해 통영 10만9550명, 고성 4만6191명이다.

가족을 통영과 고성에 남겨두고 일자리를 찾아 객지로 떠난 젊은 유권자들이 보궐선거에 참여하려면 사전투표일에 전국 단 네 곳뿐인 사전투표소를 방문하든지. 임시공휴일도 아닌 선거당일 고향을 찾아오는 수밖에 없다. 이번 보선은 사전투표는 큰 변수가 안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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