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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천동 윤이상 음악거리 완성의 키(Key) ‘어쿠스틱 통’
김숙중 기자 | 승인 2019.09.23 11:23
통영 최초 기타리페어전문점을 오픈한 김철옥 대표

도천동 간선도로는 윤이상 음악거리로 명명돼 있지만, 선생의 생가와 테마공원이 있다는 것 말고는 음악적인 요소를 느낄 수 있는 뭔가는 항상 부족했다. 모든 음악에는 첫 키(key)가 있듯 음악거리를 완성시키기 위한 첫 주자가 있으니 바로 기타리페어전문점 ‘어쿠스틱 통’(대표 김철옥)이다.

부산사나이가 2012년 처가인 통영으로 와서 기타리페어샵을 열게 된 사연이 궁금하다. 김철옥 대표는 대학 졸업 후 피아노 조율기술을 배웠다고 한다. 당시는 조율기술을 배우는 대졸자는 거의 없던 시절이라, 김 대표보다 나이가 어린 견습생들의 경력이 이미 3~4년 정도였다고.

김대표는 “3~4년 정도만 기술을 배우면 독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었지만 “기술 배우는 것보다는 피아노 운반하는 일을 더 많았다”고 한다. 200Kg이 넘는 피아노를 딱 3명이서 운반한 적도 부지기수라고. 우여곡절 끝에 1999년 마침내 개인사업을 시작한 뒤 통영에 온 뒤에도 알음알음 소개 받아 피아노 조율일을 했다.

그런데 어째서 이 불경기에, 수요가 많지도 않은 기타리페어전문샵을 개업하게 된 것일까? 그도 많은 고민을 했다. 하지만 피아노는 주로 출장을 가야해서 매장을 비우거나 직원을 채용할 수밖에 없고, 운반도 해야하고, 악기 덩치가 커서 매장도 넓어야 하는데다가, 결정적으로 피아노에 대한 수요가 급감했다.

기타가 그에게도 낯선 악기는 아니었다. 대학생 큰 형의 클래식기타를 독점하며 중학교 때부터 배웠고, 대학생 시절에도 줄곧 연주경험이 있었다. 여기에 통영에도 기타 동호인이 많아 수요가 제법 있다는 점, 가게를 굳이 안 비울 수 있다는 점, 매장 역시 넓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 그의 선택을 도왔다.

그래도 고향인 부산에서 개업하면 더 낫지 않을까? 고민이 없지 않았지만 그의 뮤지션으로서의 의리가 발동했다. 사천에 한 군데 전문점이 있지만 연주자들이 만족하지 못해 대부분 부산으로 간다고 한다. 김철옥 대표 자신도 “큰 돈 벌기 위한 일 아니라 악기가 좋아서 시작한 것”이었고 “가게는 유지만 할 수 있어도 오케이”라고 생각했다. 비록 통영은 인구가 적지만 소문만 난다면 거제·고성에서도 찾아올 것이라는 기대도 있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통영분들이 굳이 부산까지 가게끔 만들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런 그를 두고 어떤 사람은 “용기가 가상하다”고 말한다고.

이런 결정의 배경에는 김대표의 열성이 작용했다. 기타리페어전문점이니까 리페어 기술만 배우면 충분할 텐데도 그는 아예 기타제작기술까지 배웠다. “제작을 알아야 품질 높은 수리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1년에 걸쳐 배울 수도 있었지만 그는 원룸생활을 하며 연하의 스승에게서 2개월 동안 속성으로 사사했다. 비용도 1000만 원 이상 들었다. 개업 3개월에 불과하지만 제법 실력을 인정받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점차 소개손님도 늘어난다.

악기는 대부분 비슷한 측면이 있다. 피아노도 온도와 습도의 변화에 따라 음색이 변하는데, 기타도 마찬가지다. 습기 때문에 몸체가 부풀어 올라 현고의 간격이 좁아지며 음색에 변화를 가져온다. 찡찡 거리는 소리가 나는 버징도 온도·습도에 따른 플랫과의 접촉에서 발생한다.

보통의 경우 눈치도 채지 못할 미세한 변화를 전문가와 연주자들은 금방 알아차린다. 만일 만족스럽지 못하면 두 번의 기회는 주지 않는 곳이 이 바닥이다.

현고조정 등 기본셋업비용이 2만~3만5000원이다. 여기에 기타줄 교체, 플랫교체, 브릿지 수리 등 작업 시 비용이 추가된다. 만일 부산으로 가서 리페어한다면 교통비만해도 기본셋업비용의 2~3배가 들 수 있다. 아까운 시간 날리는 것은 제외하고서도 말이다. 김철옥 대표가 열성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개업 첫 2개월 절망적이었다가, 비수기 7~8월에 오히려 희망을 봤다는 김철옥 대표.

김철옥 대표는 “도천동 음악거리에 기타 말고도 다른 악기점들이 들어섰으면 한다”며 “통영의 음악문화 발전에 이바지 하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김대표는 오는 11월 도천동 음악거리 정기공연에 맞춰 수제기타전시회를 개최한다.

그의 스승을 포함해서 5~6명의 수제기타를 어쿠스틱 통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어쿠스틱 통은 음악거리의 샵(#)이 될 것이다.

김숙중 기자  644408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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