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과 일부 조합장 마저 퇴장하고 통영시와 사업자 측 인사들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모습

“어민들이 뿔났다” 市주최 해상풍력 시민토론회 파행

지난 24일 통영수협 강당, 토론회 시작하자 어민들 전부 퇴장

통영시가 욕지해상풍력발전 사업에 따른 시민 토론회를 개최했지만 본 토론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어민들이 전원 퇴장하며 결국 파행으로 끝나고 말았다.

통영시는 지난 24일 통영수협 3층 회의실에서 ‘통영해상풍력단지 개발에 따른 시민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통영수협 김덕철 조합장, 멸치수협 이중호 조합장, 욕지수협 최판길 조합장, 통영어업통합대책위 박태곤 위원장, 통영시 지역경제과 임우현 과장, 경남테크노파크 전용환 팀장, (주)욕지풍력 이봉기 본부장, 한국남동발전 정태균 부장, 통영시갈등조정협의회 지욱철·김범기·김형진 위원 등 11명이 참석했다.

토론자들도, 어민들도 이미 작정한 것 같았다. 토론회 참석자들을 소개하는 순서에서 김덕철 조합장은 “토론회를 한다는 것 자체가 풍력발정을 하겠다는 뜻”이라며 “통영에 7개 수협이 존재하는 한 해상풍력발전은 불가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개받은 이중호 조합장 역시 “해상풍력발전단지가 들어서면 경남1만4600여 어선은 항해가 불가능해진다”며 “이 황금어장을 다 죽이는 일”이라며 기세를 올렸다.

진행자가 “인사말 정도만하시고 토론회가 시작된 다음 본격적인 토론을 해 달라”고 당부했지만 소용없었다. 최판길 조합장이 “어업에 별로 영향을 안준다고 하지만 조그만 전기의 영향에도 도다리 한 마지 안 잡힌다”며 “풍력단지 들어서면 절대로 고기가 안 온다. 어민들 갈 곳 없어진다”고 목청 높였고, 박태곤 위원장이 예나 지금이나 욕지 앞바다는 어업의 천국“이라며 ”수산1번지 통영이 정신을 어디다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 내 목숨이 붙어있는 한 불가능하다“고 말하자 토론회를 관람하기 위해 참석한 100여명의 어민들은 열렬한 박수로 화답했다.

파행으로 치달은 것은 전용환 팀장, 이봉기 본부장, 정태균 부장이 발언하는 순간부터였다. 어민들은 일제히 야유를 퍼붓고, 반대목소리를 높였다. 어민들은 “그동안 수차례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을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음에도 사업을 추진하는 시청 관계자와 사업자는 우리와 한 마디 상의하려는 노력도 보이지 않았다”며 “그럼에도 시민토론회를 개최하는 것은 무조건 추진하겠다는 것이냐. 장난하자는 것이냐?”고 분을 삭이지 못했다.

이에 어민들은 “이런 토론회 필요없다. 우리 모두 퇴장하자”고 말하자 대거 자리를 뜨고 말았다. 좌장인 지욱철 위원은 결국 토론회의 종료를 선언하고 말았다. 어민들의 강경한 자세를 확인한 상황에서 향후 토론회가 다시 열릴지도 미지수가 되고 말았다.

동시에 어민들이 집단으로 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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