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고 청소년 해양안전체험교육장 통영 해양안전체험센터,  ‘학교안전체험센터 공모사업’ 폐지로 존속 어렵다

2017년 교육부의 ‘학교안전체험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된 해양안전체험센터가 2년 간에 걸쳐 청소년 물놀이 안전교육 등 해양안전체험교육의 역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공모사업폐지로 전문교육시설로서의 존속이 어려운 실정에 놓였다. 그동안 통영의 해양안전체험센터는 경남지역 청소년 1만 5천여 명을 대상으로 해양안전체험교육을 내실있게 진행하며 그 역할을 다해 왔다. 본지는 한국해양소년단경남남부연맹 조경웅 국장을 통해 센터의 역할과 성과, 센터 존치 위기에 관해 알아보았다.

해양안전체험센터

해양안전체험센터는 한국해양소년단경남남부연맹의 청소년 해양수련활동과 해양안전교육에 대한 열의와 실행력으로 일군 교육성과를 토대로 2000년 6월 10일 평림초등학교(폐교)에 경상남도교육청 지정 ‘해양특성화교육장 거북선캠프’로 문을 최초로 열어 청소년 해양안전교육을 담당해 왔다. 이후 2017년 학교안전체험센터 공모사업에 선정돼 교육부지정 대한민국 제1호 ‘해양안전체험센터’로 공식 명칭화 됐다. 통영의 해양안전체험센터는 청소년에게 해양안전을 교육하는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해상체험교육시설과 환경을 갖추고 있다.

센터에서는 청소년에게 올바른 해양안전의식을 함양시키고 수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위기대응능력을 길러주기 위한 해양안전교육에 주력하고, 아울러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바다가 마냥 두렵고 위험하다는 부정적인 인식개선을 위해 교육생들이 몸소 바다를 체험하게 하는 해상체험교육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현장감 있게 실시해 왔다.

이러한 교육은 바다가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즐겁고 안전한 공간이라는 인식개선을 위함이다.

​ 주요사업으론

통영의 해양안전체험센터에서는 주요 사업으로 ‘찾아가는 해양안전교실’과 ‘해양생존체험교실’을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운영해 왔다.

‘찾아가는 해양안전교실’은 수온이 낮아 입수가 어려운 3월부터 5월까지 시행된다. 한국해양소년단연맹의 유자격 강사들이 교육대상이 있는 학교를 직접 찾아가 영상 시청을 통한 이론교육과 심폐소생술 마네킹과 AED를 이용한 응급구조 등 실습교육을 진행한다.

실습교육은 교육을 신청한 학교를 찾아가 Annie(심폐소생술 마네킹)을 활용해 1~2학급의 학생들이 동시에 실습할 수 있게 진행한다. 이전의 교육은 실습 기자재가 부족해 시범을 보여주고 소수의 인원만 실습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충분한 장비와 우수한 강사진이 확보돼 교육에 참가한 전 인원이 함께 현장감 있는 실습을 할 수 있게끔 진행하고 있다.

그리고 구명환·드로우백·로프 등 구조도구를 활용한 실습에서는 학급 간 팀을 나눠 대결형식으로 교육을 진행해 큰 호응을 이끌었다. 이 같은 교육은 참가 학생들의 만족도 조사에서 ‘매우 만족스러웠다’가 무려 73.7%에 달했다.

찾아가는 해양안전교실에는 지난해 2467명, 올해 5078명이 이 교육에 참여해 교육의 관심도가 해마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수치는 공모 사업이 진행된 2년 동안 2배 이상 참가인원이 늘어난 수치로, 이 결과는 해상안전체험교육에 대한 학생과 교직원들의 높은 관심과 만족도에 기인한 교육신청 기관이 계속 늘어나는 결과로 분석 됐다.

그리고 해양안전체험센터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해양생존체험교실’은 입수가 가능한 6월부터 9월까지 시행된다. 교육을 희망하는 교육기관이 해양안전체험센터를 찾아와 실제 바다에서 생존수영·해양생존술·선박안전수칙·선박비상 탈출법 등 해상체험교육으로 진행된다.

생존수영이란 구조대가 도착할 때까지 물에 떠서 견디는 시간을 늘리는 영법을 의미한다. ‘영법’이 일반적으로 수영장에서 빠르게 헤엄을 치기 위해 익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생존수영은 단 시간에 최소한의 에너지만을 사용하며 물에서 오래 버티는 것이 그 목적이다. 세월호 침몰사고 이후 초등학교 교육과정에 도입됐다.

특히 선박비상 탈출법에서는 선박에서 사용되는 장비인 비상탈출 슬라이드, 구명뗏목 이용, 다이빙대를 몸소 체험하게 해 비상시 선박 탈출요령을 교육한다. 처음에 물이 두려워 발을 담그기도 꺼려하던 학생들도 교육 종반 땐 어른도 두려워할 3m 높이에서 뛰어내리는 공포 훈련도 자신있게 해낸다.

이 해양생존체험교실에는 지난해 3761명, 올해 4174명이 참가했으며, 이 생존체험교육 역시 찾아가는 해양안전교실과 다름없이 높은 관심과 참여도를 보여 여름철 장마와 태풍으로 인한 휴교를 고려하면 거의 모든 날에 걸쳐 교육이 이뤄질 정도로 교육열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이외에도 해양안전체험센터에서는 청소년 사고의 초동대처를 책임질 교직원들의 안전교육 개인역량강화를 위해 ‘초등교원 직무연수’와 내년부터 전 학년으로 확대될 생존수영 교육을 위해 ‘생존수영 강사요원 직무연수’ 등 교직원들의 역량을 키워주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경남도 내 초중고 교직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학교안전체험센터 공모사업의 도전과 성과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와 경주 마우나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 등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라 발생하며 청소년의 안전교육강화의 필요성을 느낀 교육부에서 학교 안팎의 안전사고 예방이 교육정책의 중요한 화두가 됐다.

이에 교육부는 안전교육의 강화를 위해 체험교육을 수행할 안전체험시설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2017년 ‘학교안전체험센터 공모 사업’을 실시했다. 이때 전국의 안전체험시설 총 10개소가 총 선정됐는데 당시 거북선캠프가 안전체험시설로 선정됐다.

이후 2018년 안전체험시설로 선정된 거북선캠프는 이 공모사업을 통해 교육부 지정 “해양안전체험센터”로 공식화 하고 캠프의 노후 된 환경을 일부 보수하고, 전문 강사진 보충과 교육 기자재의 확보 등 열악한 교육시설환경을 개선해 경남지역의 청소년 1만 5천여 명이라는 인원을 대상으로 교육을 내실있게 진행해 왔다. 그로인해 지금의 해양안전체험센터의 역할도 대외적으로 인정받게 됐다.

학교안전체험센터 공모사업 폐지와 센터 존치 위기

해양안전교육은 해가 갈수록 그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교육부에서도 초등학교 생존수영을 기존 3~4학년에서 전 학년으로 교육범위도 확장하여 내년부터는 전 학년에게 필수적으로 생존수영 교육이 진행된다.

그러나 해양안전체험센터 운영의 주요 재원이 된 교육부의 ‘학교안전체험센터 공모사업’이 내년에 폐지돼, 그동안 청소년 물놀이 안전교육을 책임진 해양안전체험센터가 그 역할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지만 전문교육시설로서의 존속이 어려운 실정에 놓였다.

이 같은 공모사업폐지는 자칫 2년여 간의 성과와 올바른 해양안전 가치관을 교육하는 국내 최초이자 최고의 해상체험교육시설을 갖춘 해양안전체험센터가 하루아침에 사장될 위기에 놓였다.

무엇보다 해양안전전문교육시설의 역할에 대한 중요성과 실효성을 공감한 경상남도교육청에서 2020년 예산 편성에 해양안전교육 운영 예산안을 제출한다고 하지만 확정까지는 불확실한 상태다. 해양안전교육의 중요성에 비춰 교육당국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응이 필요한 시기라 생각한다.

더할 말이 있다면?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말이 있다. 교육부에서도 이를 강조하여 이론과 강의식 교육에서 체험과 실습형 교육으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이끌어 냈다.

그러나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해양안전교육에 대한 공모 사업은 2년이라는 기간을 끝으로 이 사업이 종료될 위기에 놓였다.

20년 전부터 시작된 거북선캠프는 수십 차례의 시행착오를 겪어왔다. 폐교되어 작고 낙후된 평림초등학교에서 시작된 이 곳은 임대할 초창기에는 법적지원을 받아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었지만 공유재산관리법 법령이 개정된 이후부터는 매년 1천만원의 임대료를 지급하고 각종 제세공과금과 관리비용까지 자체적으로 부담을 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 해양교육단체이자 비영리민간단체인 본 연맹에서 모두 부담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1만 5천명이라는 숫자 또한 경상남도 18개의 시·군에 거주하는 초등학생이 30만 명이 넘는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이제 겨우 첫 걸음을 내딛은 정도다.

앞으로도 우리지역 천혜의 자연환경을 활용하여 청소년에게 비상 대응능력과 더불어 진취적인 해양사상을 전달하는 구심점이 되고, 나아가 미래 인류 삶의 마지막 보루인 바다를 보존하고, 해양문화를 선도하는 국내 해양문화의 거점이 되는 통영에 명실상부한 해양안전체험센터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거북선캠프(해양안전체험센터)가 지향하는 공익적 가치에 대해 뜻을 함께 할 수 있는 기업체의 협업, 공공기관의 행정적 지원, 그리고 시민들의 관심과 응원이 함께 할 때 그 꿈은 이루어 질 것이라 생각한다.

해양안전체험교육은 비단 청소년에 국한될 교육이 아니다. 특히 목숨과 직결되는 생존수영,선박탈출법 등은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가 익혀둬야 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이 크다. 교육부의 학교안전체험센터 공모사업 폐지는 이러한 맥락을 고려해 볼 때 안전을 강조하는 교육부의 정책과 역행하는 결정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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