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쉬운 길은 없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이르고 있다.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서양속담에도 있다. 노페인 노게인(No pain, no gain.)이라고.

본 기자는 항상 ‘통영에도 랜드마크가 필요하다’고 부르짖어 왔던 만큼, 타워전망대가 건립되는 것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본지는 지난 9월 토론회를 열면서 물 아래 잠겨있던 이 사안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당사자기도 하다.

당시 본지와 본 기자가 그랬던 이유는 이 사업이 통영시민들의 정신적인 안식처라 할 남망산공원에 자칫 돌이킬 수 없는 크나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가능한 많은 시민들이 그 내용을 알고 파급효과를 이해한 상태에서 자유로운 주민들의 의사판단에 따라 최종결정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최근 본지가 개최한 ‘우리 지역 님비현상, 대진단’ 토론회에서 얻어진 결론은 ‘대화와 설득 그리고 타협’이었다. 어느 일방의 희생만을 요구해서는 현대사회에서 절대 성공적이 될 수 없다. 누군가가 싫어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는 분명히 초과비용이 든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그 초과비용을 어떻게 지혜롭게 조달하고,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이끌어 가느냐가 해결점일 뿐이다.

통영전망타워 민간사업자가 나섰을 때 분명히 본지는 다섯 가지 산을 넘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지역민들이 남망산공원에 대해 가지는 정체성에 상처를 주면 안 된다는 부분, 디지털미디어파크가 조성 중인데 타워전망대까지 들어서면 휴식공원으로서의 기능은 없어진다는 부분, 도심 집중 가속화와 교통정체 및 주차문제, 펀딩이라는 투자방식 논란, 공공재를 사유화한다는 논란 등이다.

이후 사업예정지를 이순신공원까지 포함시켰다고 해서 본 기자는 ‘시민여론을 경청하려는 태도가 충분하구나’라고 생각까지 했다. 하지만 지난 26일 모 언론사와 통영시가 주최한 소위 시민공청회 이후 진짜 속내를 의심하고 있다. 홍보도 되지 않은 상태에서 개최한 공청회에, 패널은 비판은 없이 온통 찬성 일색이었다고 한다. 집행부의 의지에 기대서 숟가락만 얹으려는 태도라면 심히 우려스럽다.

쉬운 길 찾다가 낭패보기 십상이다. 우리나라 속담에도 이르고 있다. 급히 먹는 밥이 체한다고. 서양속담에도 있다. 헤이스트 메익스 웨이스트(Haste makes waste.)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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