듬뿍 담은 콩나물장어매운탕 한 그릇에 소주 한 병을 1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사람냄새 폴폴나는 서호동 만풍(滿豊)이 바로 그곳이다. 기본 2인 이상 주문이 일반화된 우리나라에서 1인 손님도 대환영하는 ‘만풍’이라고 주방장의 솜씨를 섣불리 판단하면 안 된다.

주방장이자 요리사로 개점 1개월의 점주인 최태룡 대표(45)는 요리경력 30년의 베테랑이다. 어떤 식재료도 그의 손을 거치면 진수성찬이 된다. 경양식집을 운영하며 승승장구 하던 형님에게서 중3때부터 요리를 배웠으니 올해로 딱 30년째다. 한식, 일식, 양식에 복어자격증까지 못하는 것이 없다.

30년 경력 베테랑, 행복 가득하길

최대표는 오촌 출신인 부인 장혜진씨(41)와 함께 “우리 가게로 오는 모든 분들이 풍족함으로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가게 이름을 ‘만풍(滿豊)’으로 작명했다. 야채와 채소 등 식재료 가격이 장난 아니게 비싼 요즘 장어매운탕 한 그릇 6000원은 누구 말마따나 ‘시장통 시레기국 가격’이다. 그래도 주머니 가벼운 동네 어르신들 가볍게 홀몸으로 들리시라는 뜻에서 책정했다. 그릇도 작지 않아서 “저게 1인분이냐?”고 반문하는 손님도 부지기수다.

안주인 장혜진씨는 “오촌에 살고 있는 친정어머니가 밭에서 직접 경작한 것을 사용하는 덕분”에 가격이 저렴하다고 설명한다. 된장은 최대표가 직접 담그기 때문에 집간장을 사용하는 것과 마찬가지고, 김치·굴젓갈 등 밑반찬도 엄마의 손맛이다. 6000원으로 저렴하게 가격을 결정한 가장 큰 이유의 하나는 최태룡 대표 자신이 가장 높이 날다가 가장 나락으로 떨어진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성쇠 경륜, 깊은 음식 맛으로 부활

일찍이 요리의 세계에 뛰어든 그는 서울의 일류호텔에서뿐 아니라 속초, 부산 등 전국을 돌며 경험을 쌓은 뒤, 자신만의 음식사업에 뛰어들었다. 2002년 고향으로 돌아온 그는 무전동에서 ‘암소한마리’라는 갈비집을 경영하면서 왕돈까스점, 김치찌개전문점, 축산물도매업 등 4가지 사업을 동시에 펼칠 정도로 성공적인 사업가였다.

하지만 업계선배로부터 전문식당빌딩 건립을 제안 받고 투자한 거액을 사기당해 잃고, 2013년쯤에는 중국 및 북한산 어패류 수입사업에 손댔다가 동전 한 닢 없이 쫄딱 망하고 말았다. 그 바람에 노숙자 생활을 하기도 했지만, 지인들의 도움으로 어패류 유통업을 다시 시작했지만 이미 예전 같지 않았다. 결국 올해 다시 식칼을 잡고 직접 음식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한여름 해물물회 기대해도 좋아

만풍은 전메뉴 포장이 가능하다. 최태룡 대표와 장혜진 부부는 “음식을 돈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맛은 사라진다”고 믿는다. 싱싱하고 푸짐한 해물탕의 시원한 국물은 30년 경륜의 결정체다. “물메기탕 제맛은 12월초가 돼야 한다”는 그는 “내년 5월부터 시작할 해물물회는 정말 기대해도 좋다”고 말한다. 꽂은 숟가락이 넘어지지 않을 정도로 해물이 푸짐한 물회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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