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재출발 지점이 자신의 첫 사회생활의 발을 내디딘 곳이라면 어떤 기분이 들까? 더구나 리스타트플랫폼에서의 재출발이라면? 통영 최초의 테라리움 전문점 ‘페트리코’ 유해진 대표(33)는 “통영 최고의 테라리움 전문점이 되겠다는 각오를 다진다”고 말한다. 아직 인생의 즐거움만을 쫓을 정도의 젊은 나이에 보여주는 진지한 태도는 그의 성공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하다.

 

통영에 첫발 딛는 테라리움

테라리움(terrarium)이란 ‘땅, 대지’를 뜻하는 라틴어 테라(terra)와 ‘용기, 방’을 의마하는 아리움(arium)의 함성어로 '습도를 지닌 투명한 용기 속에 식물을 재배하는 것'을 말한다.

2살과 4살짜리 두 아들의 아빠이자 같은 통영 출신으로 맞벌이하는 부인의 남편이기도 한 유해진 대표는 원래는 경찰을 꿈꾸는 법학도였다. 동원중과 충무고를 거쳐 경주대학 경찰법학부에 진학하고 공무원 시험에 전념했지만, 치열한 경쟁은 녹록치 않았다. 전역 후 직업를 가질 나이가 되자 결국 경찰의 꿈은 접고 신아조선 협력업체 직원으로써 직업전선에 뛰어들었다. 사회생활 첫발을 디딘 곳이 신아조선이었던 것이다.

이후 거제 삼성중공업 협력업체로 이직해 비파괴검사원으로 근무한 유해진 대표는 어릴 적 앓은 골반장애 때문에 허리 통증이 극심해졌고 더 이상 조선소 근무가 어려워지게 됐다. 결국 8년의 조선소 근무를 청산하고 새로운 일을 구상하다 한 순간 테라리움에푹 빠졌다. 어릴 적부터 식물에 관심이 많았던 점도 작용했다.

독학으로 자격증을 취득한 유해진 대표는 죽림 인근에 가게를 물색하는 등 사업 준비를 해나갔다. 이때까지 유대표는 리스타트플랫폼에서 입주업체를 공모한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사업설명회 때는 물론 1차 모집할 때도 전혀 몰랐던 그에게 추가공모의 행운이 올 줄은 몰랐다. SNS에서 추가공모를 우연히 알았고, 테라리움이라는 생소한 사업 분야로 도전장을 내민 그에게는 드라마틱한 운명의 장난인 셈이다. 리스타트플랫폼에서 인생의 재출발(restart)이라니.

 

운명의 장소에서 재출발(restart)

생소한 이름 페트리코(petrichor)는 ‘마른 땅에 비가 내린 후 처음으로 나는 흙내음’이라고 한다. 그리스 어원은 신비스럽다. 그리스로 ‘돌’을 뜻하는 ‘페트라’와 ‘신의 몸에 흐르는 황금피’를 뜻하는 ‘이코르’의 합성어이기 때문이다. 꿈이 커야 크게 성취할 수 있는 법이다. 유해진 대표는 “통영 최초의 테라리움 전문점을 통영 최고의 전문점으로 만드는 것”이 꿈이라고 말한다. 앞으로 3년 동안 그는 리스타트플랫폼에서 페트리코라는 이름을 최대한 널리 알리고 싶다.

 

테라리움은 상상력의 결과물

테라리움은 배우기도, 자격증 취득도 어렵지 않다고 한다. 다만 내년 3월부터는 필기시험이 추가될 예정이라서 가능한 그 전에 취득하는 것이 낫다고. 자격증 취득이든, 테라리움 체험이든 유해진 대표의 페트리코로 문의하면 된다. 강습회 또는 체험교육은 대환영이기 때문이다. 리스타트플랫폼 개소식 이후 방문객이 부쩍 늘었다. 문의하는 곳도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양하다.

테라리움은 큰 돌과 배수층을 만들기 위한 작은 자갈류, 흙, 염색한 이끼, 모래 등이 기본이고, 여기에 피규어, 다육이나 공기정화 식물 등이 추가된다. 간단한 기본재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이다. 무엇을 구상해서 어떻게 조화시키고 완성품을 만드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다. 유해진 대표는 옛날 성이 들어가는 2m 크기의 웅장한 대형작품을 현재 구상 중이다.

“문화센터 같은 곳에서도 강의를 하고 싶고, 3년 뒤에는 더 넓은 가게를 얻고 싶다”는 유해진 대표. 통영에 첫 뿌리를 내린 그가 테라리움의 거목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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