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대한민국이 거의 승리를 거두고 있는 이유를 많은 나라에서 탐구하고 있다. 아마도 감염 추정자를 검사해서 확진자와 접촉자로 분류하고, 확진자는 증상의 심하기에 따라 4가지로 나눠서 격리시켜서 치료하기 때문 아닐까?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정의(definition)와 분류(categorization)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이다. 산림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것을 줄 수 있는지는 단지 정의와 분류만으로도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여기서 충북대 산림과학부 신원섭 교수의 방식으로 산림의 가치와 효용성을 구분해 본다. 그는 산림에는 휴양가치, 문화적 가치, 정신적 가치, 종교적 가치, 과학연구적 가치, 교육적 가치, 심미적 가치, 심리적 가치, 치유적 가치, 경제적 가치 외에 산림 그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다의 땅 통영이라지만 우리 주위에 보고, 듣고, 종종 찾아가는 산들을 떠올리면서 위 분류에 따라 각각의 가치를 생각해 보면 우리의 산을 대해야 할 우리의 마음가짐을 다잡는 기회가 된다. 도시생활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힐링을 위해 우리는 산을 찾는다. 바로 휴양가치다. 물론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지 산을 찾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가끔 알콜의 도움을 빌리기도 한다.

산은 그 자체로 문화적 가치를 지닌다. 산에서 문화적, 예술적 영감을 우리는 얻으며, 어떤 등반가는 거기 있기 때문에 산을 오른다고 하지 않았는가. 흔히 우리는 영산(靈山)이라는 말을 쓴다. 우뚝 하니 솟아올라 감히 사람의 발길을 거부하는 산에 인간은 오랫동안 압도당했다. 종교적 가치는 거기서부터 출발했는지도 모른다. 민족영산은 우리 국민을 하나로 묶는 역할도 한다.

어떤 수목의 유전자는 중요한 지하자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과학적 연구를 하지 않고서는 알아낼 수 없는 지식들이 필요한 시대다. 산림 자체가 생태계의 모태이므로, 광범위한 과학적 연구의 생생한 실험실이 된다. 과학적 탐구로 얻어낸 지식, 영감을 통해 창조된 문화예술적 결실들은 교육적 가치도 지니게 된다. 교육적 가치는 세대를 흘러 가치를 증폭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산림은 어느 기후대에 있던 그 자체로 심미적 가치를 듬뿍 담고 있다. 눈덮인 알프스의 준봉들뿐 아니라 매일 통영시민들이 목격하는 미륵산 줄기도 우리에게 심미적 가치를 제공한다. 그리고 이런 심미적 가치는 심리적 위안을 준다. 만일 산림이 없다면 우리는 위안을 받을 큰 벗을 잃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thvdmf 보지 않고 콘크리트에서만 자란 사람의 정서는 얼마나 메마르는지 우리는 익히 알고 있다. 이는 곧 산림이 치유적 기능을 가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바다가 그립듯이 산이 그리운 것이다. 결론적으로 삼림의 경제적 가치는 상기 분류 개별의 가치를 논하면 안 된다. 개별적인 가치의 합계는 전체적으로 산림의 가치에 훨씬 미치지 못할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무슨 일이든 성취하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뜨리기는 쉽다. 오랜 세대에 걸쳐 이룬 산림의 효능을 충분히 누리되 우리 후대를 위해서 잘 보존하고, 더욱 가치있게 물려줄 의무가 현 세대에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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