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시에나 허용될 것 같은 비정상적인 학사 일정이었다, 2020학년 1학기는. 통영만의 현상이 아니라 전국이 다 그랬다. 많아야 2명의 자녀를 두거나 외아들 또는 외동딸이 흔하디흔한 것이 요즘 세태인 만큼 자신의 자녀 외에는 지역의 청소년들이 학교생활을 어떻게 하는지 잘 모르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 1학기와 여름방학을 관내 학교들은 어떻게 보냈고, 맞이하는 지 한 번 알아봤다.

우선 우리나라 첫 코로나19 확진환자는 중국인 여성으로 지난 1월 20일에 나왔다. 확고한 초기방역으로 확진자 발생이 억제되는가 싶더니 2월 18일 대구 신천지교회 발 확진자가 속출하며 전국적인 위기감을 자아냈다. 이때가 마침 개학을 앞둔 시기였다.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확산세가 커지자 정부는 마침내 2020년 1학기 개학연기를 선언했다.

 

초등, 매일 및 격주등교 각 절반씩
통영에는 초등학교 24개교, 중학교 12개교, 고등학교 5개교, 특수학교 1개 등 모두 42개 학교가 있다. 보통 1학기 개교일은 3월 2일이었지만 올해는 등교를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사이 확진자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학사일정은 차일피일 연기될 수밖에 없었다. 자칫 개학을 했다가 학교가 가정과 사회를 연결하는 감염병 매개처이자 진원지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마저 한 달 보름 이상 연기되자 정부는 결국 온라인수업(원격수업)을 시작하는데, 이날이 지난 4월 16일이었다.

 

전교생 2/3 밀집 낮추는 것에 비중
하지만 코로나19 초기 확진세를 잡고, 4월 총선마저 별다른 감염 확산 없이 마친 뒤 5월에 접어들자 정부는 대면수업을 위한 등교를 결정했다. 통영시의 경우 고등학교 3학년생들이 5월 13일부터 가장 먼저 등교를 시작했고, 1주일 뒤인 5월 20일부터 고등학교 2학년·중학교 3학년·초등학교 1~2학년·유치원이 등교를 시작했다. 다시 1주일이 지난 5월 27일부터 고등학교 1학년·중학교 2학년·초등학교 3~4학년이 등교했으며, 6월 1일부터 중학교 1학년·초등학교 5~6학년이 등교하기 시작했다. 초등학교 1~2학년과 유치원은 아이돌봄 문제와 유아기 학업적응이 시급했기 때문에 먼저 등교하게 됐다고 한다.

하지만 모든 학교들이 허락일부터 모든 학생들을 등교시킨 것은 아니다. ‘밀집도를 가능한 낮추는 것’이 교육부의 방침이었다. 각 학교마다 학생 수도 다르고, 여건이 다양하기 때문에 학교를 3가지 유형으로 나눴다. 일단 총 학생수가 60명 이하인 소규모 학교는 전교생이 등교할 수 있는데, 이를 1형이라 한다면 관내에는 남포초, 도산초, 사량초, 원량초, 한산초, 곤리분교, 풍화분교, 연화분교, 영운분교 등 9개 초등학교가 해당된다. 학생 수가 60명~130명 정도인 학교를 2형이라 분류한다면 산양초, 충렬초가 해당하며, 이들 학교 역시 전교생 등교가 허용됐다. 따라서 관내 초등학교 24개 중 11개 학교가 5월 20일부터 등교했다.

전체 학생 수 130명을 넘는 학교를 3형이라고 한다면 관내에는 13개 초등학교가 해당하며, 이 경우는 교육부의 지침대로 밀집도를 낮추기 위해 전교생의 2/3 이하만이 등교할 수 있는데, 이것이 격주등교다. 격주등교를 선택하는 학교도 3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짧은 방학에 2학기 정상등교 기대
우선 1, 2학년은 매일 등교를 전제하고 나머지 학년은 학급번호에 따라 홀수일 경우 월요일·수요일 등교, 짝수일 경우 화요일·목요일 등교, 금요일은 전체 등교하는 방식인데, 이는 학생 수가 많은 관내 8개 학교(벽방초, 용남초, 유영초, 제석초, 죽림초, 진남초, 충무초, 통영초)가 선택하고 있다.

또 1, 2학년 매일등교는 동일하나, 나머지는 3~4학년, 5~6학년으로 나누어 격주 등교하는 학교가 광도초, 두룡초, 원평초, 한려초 등 4개 학교다. 역시 1, 2학년 매일 등교는 동일하고, 3~4학년과 5~6학년이 월·화·수·목 번갈아 등교하는 것은 인평초가 선택한 방식이다.

관내 중학교의 경우 전교생이 모두 등교하는 곳은 학생수가 적은 도산중, 사량중, 산양중, 욕지중, 한산중 등 5개 학교다. 특수학교인 잠포학교도 이에 해당한다. 나머지 학교는 중3은 매일 등교하되, 1학년과 2학년이 격주 등교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고등학교의 경우 5월 13일부터 7월 초순까지 고3은 매일 등교, 1~2학년은 격주등교하고 있다가, 7월초부터 학교등교 방식을 지역상황에 맞춰 학교장이 재량껏 결정하도록 허용했다. 이에 따라 통영고등학교는 7월 15일부터, 통영여고는 7월 27일부터 전교생 매일 등교를 실시하고 있다. 나머지 충무고, 충렬여고, 동원고 등 3개 학교는 이후에도 격주등교를 지속하고 있다.

예년 같으면 이미 7월 하순부터 여름방학을 개시했을 테지만 올해는 아직 시작하지 못한 곳도 많다. 초등학교의 경우 절반 정도만 여름방학을 시작했고, 나머지 절반은 8월 중순이나 돼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중학교와 고등학교 역시 아직 여름방학을 시작하지도 못했다. 중학교는 8월 18일~20일쯤 시작할 것으로 보이며, 고등학교의 경우 통영고는 8월 7일~8월24일, 통영여고·충무고는 8월 14일~8월말 여름방학을 하고, 충렬여고·동원고는 8월 18일~19일쯤 여름방학을 시작할 계획이다.

2학기 학사일정은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 다만 현재 전체등교를 우선으로 준비하는 듯하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중순부터 감기환자 발생이 염려되고, 이 경우 코로나19 환자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만일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아진다면 정상수업이 어려워 질수도 있다. 우리 청소년들의 교육에 관한 해결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공동체의 실천여부에 달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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