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주차장 부족문제, 해법은 무엇인가?’ 전문가 토론회 개최

정광호 의회운영위원장 “주차장 건설 능사 아냐, 걷는 여행 장려해야”

이강호 교통시설팀장 “KTX역 만남의 광장 연계 교통량 감소책 추진”

유창익 모범운전지회장 “주차장 다다익선, 친수공간 주차장 확보되나?”

전광일 YWCA 이사장 “공터 활용, 주민수익 올리는 일석이조 정책필요”

 

온 시내가 주차장으로 돌변하는 모습을 불과 몇 년 전 우리들은 목격했다. 그때만큼은 아니어도 여전히 주말이면 도심은 차량으로 정체되고, 그 정체에 일등공적은 불법주차다. 불법주차라고 단속만하면 이는 해결의 방식이 아닌 것이, 불법주차를 하는 대부분이 관광객들이기 때문이다. 물론 일부 시민들 포함해서.

관광지 가까운 곳에 주차장이 부족하기 때문이지만, 공간은 한정돼 있고, 재원도 부족한 탓에 마냥 주차장을 늘릴 수는 없는데다 주차장 진입으로 또 다른 전쟁까지 벌어지니 주차장 확보만이 능사는 아니다.

주차장 부족문제의 지혜로운 해법을 찾기 위한 전문가 토론회가 본지 주최로 지난 18일 본지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통영시의회 정광호 의원(의회운영위원장), 통영시청 이강호 교통시설팀장, 유창익 통영모범운전자지회장, 전광일 통영YWCA 이사장이 참석해 관내 주차장 현황과 해법, 해법의 전제조건, 자전거·스쿠터 장려 등 대안제시, 벤치마킹 모범사례 등에 대해 토론했다. 주요토론내용을 지면에 싣는다.

 

본지 주최 토론회에 정광호 의원, 이강호 팀장, 전광일 이사장, 유창익 지회장이 참석했다.
본지 주최 토론회에 정광호 의원, 이강호 팀장, 전광일 이사장, 유창익 지회장이 참석했다.

 

이강호 팀장 : 관내에는 노상 및 노외주차장 58면에 주차면수는 총3763면이 갖춰져 있다. 예산 384억 원을 투입 중앙시장과 가까운 동호동에 지하 1층, 지상4층 규모에 339대를 수용할 수 있는 주차타워를 건립할 계획이다. 현재 도시계획시설 실시계획인가를 위한 용역을 추진 중이며, 2022년 10월쯤 공사에 들어가 2023년 말에 준공할 예정이다.

통제영거리가 조성되는 곳에 중앙지하주차장을 건설 중인데 9월말쯤 준공된다. 177억 원이 투입된 지하 2층 규모 지하주차장에는 200대 이상 주차할 수 있다. 그러면 이미 운영 중인 세병관 주차장, 한산대첩광장 주차장과 함께 도심 주차장 부족문제는 상당히 해소되리라 본다. 더불어 거의 완공단계인 북신시장 주차타워에도 90면정도 수용가능하다.

 

유창익 지회장 : 교통봉사활동을 21년째 하고 있는데 중앙시장 인근을 보면 주차장 부족을 실감한다. 서호동에서 토성고개 방면 차량들이 세병관 주차장에 진입하려면 좌회전을 해야 하는데 차량이 정체되면 좌회전을 못하게 한다. 그러면 그 차량들이 다른 곳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직진했다 빙빙 돈 뒤 다시 온다. 멀리라도 주차를 하면 될 텐데 가능한 가깝게 주차하려는 심리가 있다.

여객선터미널 주변도 주차문제가 심각한데, 해경파출소 쪽 제법 공간이 있는 곳에 주차타워를 건설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중앙시장 인근에 주차하지 못한 사람들은 이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주차장이야 다다익선이지 불필요한 주차장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현재 강구안 친수공간 조성사업을 하고 있는데 우선적으로 주차공간을 먼저 확보해야 할 것이다. 마침 동호동에 주차타워가 조성된다고 하니 하루빨리 준공됐으면 좋겠다.

 

정광호 의원 : 진의장 시장 시절 추진하다 중단된 만남의 광장 건설을 정책적으로 접근해서 추진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통영시민들만 있다면 주차장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인데, 관광객들이 많이 찾다보니까 주차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보통은 금·토·일에 관광객이 집중되면서 주차부족문제가 생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갔더니 주차타워가 주차장이란 느낌이 들지 않을 만큼 건물이 예쁘던데, 우리나라의 주차타워는 말 그대로 한국적이다. 암스테르담에는 주차타워 옆에 자전거대여소가 있어서 연계를 시켜놨더라. 관광지인 우리도 이런 부분을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주차한 다음 바로 자전거를 활용할 수 있도록.

주차장 문제는 근시안적으로 주차장 확보에 급급하기보다 미래를 보고 대처했으면 한다. 가능한 차량을 도심으로 가지고 들어오지 않는 정책을 펴고, 가능한 걸어서 관광하는 정책을 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택시업계도 같이 살아날 수 있지 않은가? 대중교통도 활용하고, 자전거도 활용하면 좋겠다. 아직 KTX통영역사가 반드시 건설된다고 보장할 수 없는 단계니까 이 부분도 고려해야 한다.

 

전광일 이사장 : 정책이란 좀 선제적이어야 한다. 길잡이 역할을 해야 시민들이 따를 수 있다. KTX가 개통하면 차량 없이 찾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니까 만남의 광장과 연계되는 셔틀버스도 증가하지 않을까? 언덕길이 많은 통영에서 자전거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전동식 탈것이 있어야 할 것이다.

시민들 역시 차량 없이도 충분히 개인 일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오래된 아파트의 경우 주차문제로 갈등이 많이 발생한다. 시내 빈 공터에 주차장을 조성해서 주민들이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어떨까? 예전과 달리 미수동 어느 어린이재단을 가기 위해서는 아파트 주차장을 들어가야 하는데, 출입을 막는 경우까지 있다. 아마 주차공간 부족 때문에 생기는 갈등이다.

상가아파트의 경우 특히 주차공간이 부족하고, 그 바람에 손님발길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인근 아파트 빈 주차장을 잠시나마 활용하는 방안을 아파트운영위와 협의하는 지혜를 발휘하면 좋지 않을까?

 

이강호 팀장 : 주말 또는 성수기에 1일 최다 2~3만 명이 방문하기 때문에 주차문제 발생은 불가피하다. 유창익 지회장님이 말한 서호동 해경 인근 부지 주차타워 조성제안은 예전에 서호시장과 협의하다가 중단된 지역인 것으로 보인다. 섬지역 방문객이 워낙 많을 때라서 차질이 빚어져 포기했었다. 이 부분은 경남도와 협의를 해봐야 한다. KTX통영역사는 생길 것이라는 가정에 따라 환승센터 건립계획을 가지고는 있다. 만남의 광장 역할을 할 것이다. 아직 계획수립단계에 불과하다.

 

정광호 의원 :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문제 같다. 개인적으로는 무언가를 계속 건설하는 것을 꺼리는 편인데, 만일 관광객 차량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주차장은 더 필요가 없지 않은가? 외국의 유수의 도시들은 가능한 도심 진입을 억제하는 정책을 펴는 반면 우리는 계속 유도하는 정책을 만들고 있다.

미륵도, 원도심 지구가 있지 않은가? 신도심지구는 관광객들과는 별개의 문제이고, 결국 미륵도와 원도심을 이어주는 교량 외 연결도구가 있다면 참 좋을 것 같은데, 가령 해상버스도입을 고려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전광일 이사장 : 일정 인원 이상일 경우 관광지 입장권 등에 인센티브를 준다면 차량의 도심 진입을 감소시킬 수 있지 않을까? 식대부담이 큰데 저렴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지역을 별도로 조성하면 환승을 유도할 수 있고, 원도심을 활기차게 만들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정광호 위원장 : 동의한다. 주차장을 조성하는데 필요한 예산을 차라리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도심 한 가운데 비싼 땅을 사서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다. 시민들은 시민들대로, 관광객은 관광객대로 쾌적한 교통이 될 것으로 본다. 국내 모든 여행지가 전부 다 같은 교통정체를 감수하고 있지 않나? 교통정체가 가족여행에 좋은 기억을 주지는 않을 것이다.

 

이강호 팀장 : 단체손님이 아닌 개인이나 가족여행객을 위한 시티투어버스가 있다면 좋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부산의 해운대, 오륙도 같은 곳의 사례를 벤치마킹했으면 한다.

 

정광호 의원 : 통영은 걸어 다녀야만 진정으로 느낄 수 있는 관광지라 생각한다. 시장쇼핑을 생각한다면 주차지까지 퀵배달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면 굳이 차량이 시장 가까이 들어갈 필요가 없다. 강제적으로라도 그래야만 시정구호처럼 ‘행복한 통영시’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논의, 논쟁이 공무원 사이, 시민 사이, 민관 원탁회의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야 한다.

통영루지 개장 때는 아무런 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미륵도가 온통 주차장으로 변했었다. 정체로 인해 오지도 않을 시내버스를 서너 시간이나 기다리던 교통약자가 엄청 많았다. 병원에 가야하는 어르신들은 곤욕을 치렀다. 심도 있는 정책적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이강호 팀장 : 강구안 주차장도 친수공간 사업 마무리되면 폐쇄될 것이다. 최근 강구안 한쪽 차로를 고속버스들이 점유를 하고 있는데 좀 지양해야 한다. 차량정체의 가장 큰 원인이기 때문이다. 관광객 하차 후에는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와야 한다. 서울 인사동처럼.

 

유창익 지회장 : 버스를 대기할 공간이 없어서 그렇다. 정량동 안쪽 주차장은 공간이 너무 협소하고, 화물차까지 이미 주차하고 있다. 도남동 광장은 너무 멀뿐더러, 성수기에 장소가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다.

 

김숙중 국장 : 프랑스 파리와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맥도널드, 스타벅스 같은 세계적인 업체들도 파리시에서는 간판을 무채색으로 단다. 통영시도 예향의 자존심을 앞세워 콧대 높은 교통정책을 펴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한다. 오히려 마케팅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더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너무 급진적인가?

 

전광일 이사장 : 자동차로 통영을 찾는 관광객이 만남의 광장에 주차한 뒤 통영시청이 마련한 싸이트에 등록하면 대중교통이나 택시를 탈 수 있는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어떨까? 최근 젊은이들은 포인트 적립을 상당히 선호한다. 통영도 좋은 소리 듣고, 관광객은 혜택을 얻는 것이다. 또 전통시장 주차타워에는 시장상인들이나 업주들은 주차를 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만든 것이 주차장이니까. 상인들이 물건을 하역하는 시간적 배려 정도는 하는 조건으로 말이다.

 

유창익 지회장 : 관광객들은 주로 숙소기 도남동 방면에 많기 때문에, 숙소에 짐을 푼 다음 시내방면으로 나오거나 식사 후 숙소로 돌아갈 때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편이다. 통영 명소 택시투어를 하는 관광객들도 종종 계신다. 그런 분들은 전국적으로 여행을 많이 다니는 분들이다.

 

김숙중 국장 : 우리나라는 교통이용권(패스)이 활성화되지 않았는데, 통영은 1주일권, 15일권, 한달권 등등 자동탑승패스를 활용하는 것은 어떤가?

 

이강호 팀장 : 그런 정책은 관내 시내버스가 준공영제가 아니다 보니 버스회사와 협상하는 단계에서 어려움이 많다. 노선 조정에서도 갈등요소가 많다. 시골지역은 노선을 줄이려고 하고, 돈이 되는 노선은 많이 배차하려고 한다.

창원은 자전거타기 문화가 상당히 정착해 있다. 그런데 통영은 곳곳에 경사지가 많고, 도로가 너무 좁아서 사고발생 우려가 크다. 미륵도는 그나마 자전거 타기에 적당한 곳이지만, 전반적으로 통영은 교통정체를 해소하기 위해 자전거타기를 정착시키기 적합하지 않은 곳이다.

 

정광호 의원 : 그래서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제안하는 것이 봉평동 김춘수유품전시관에서 도천동 방면으로 해상 보도교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걸어 다닐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통량을 줄이는 최상의 방법이다. 다만 이 해상에 보도교를 건설하려면 높이를 통영대교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지나다니는 선박들이 걱정이라면 영도대교처럼 개폐식으로 만들어도 된다. 걸어서 운동하는 시민들도 얼마든지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유창익 지회장 : 걸어서 여행하는 분들은 미리 계획을 가지고 돌아다니더라. 동호동주차장, 통제영주차장 등이 완료되면 도심부는 어느 정도 주차부족 문제는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서호동 여객터미널 앞 도로가 최근 주말에 양쪽 4개 차로 중 3개가 주차장으로 변했다고 들었다. 섬을 찾는 관광객이 집중되면서 발생한 일이다.

스쿠터를 젊은이들이 많이 이용하는데 야간에 조명도 없이 타고 다니거나, 지그재그 운전하기 일쑤다. 역시 사고위험이 크다. 차량의 도심 진입 제한은 옳지 않은 것이 관광객들이 한 발이라고 가까이 가서 불편을 줄이려고 하는 것을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전광일 이사장 : 도남동 구 21세기조선에서 여객선터미널 인근으로 보도교를 설치할 경우 양단에서 나선형으로 높이를 만들어 조성한다면 시장보기나 도보투어 등이 가능할 것이다. 시민들의 일상생활용, 관광용 등 여러 측면에서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법이다. 주차문제든 뭐든 지역주민들을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정책 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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