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정동 옛 한전사원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작년 11월 개관한 통영청년세움
명정동 옛 한전사원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작년 11월 개관한 통영청년세움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 끓는 피에 뛰노는 심장은 거선의 기관과 같이 힘 있다. 이것이다. 인류의 역사를 꾸며 내려온 동력은 이것이다.”

민태원 선생의 수필 ‘청춘예찬’의 앞부분이다. 그 시기가 지나고서야 비로소 소중했음을 깨닫는 이가 많은데, 청춘의 소중함은 개인의 인생뿐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경제적으로도 마찬가지다.

통영시가 전체퍼즐을 구성하는 한 분야로써 청년정책을 외형적으로 갖춘 것은 강석주 시장이 처음이다. 이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도 포함된 사안이다. 이전 정부에도 청년정책이 중요한 과제였지만, 청년실업문제 해결 같은 개별사안으로서가 아니라 종합적인 국정과제로 격상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청년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의무화’하고, 청년정책 수립·조정을 하도록 지난 8월 5일 ‘청년기본법’을 시행했다. 통영시는 이보다 2년 전인 2018년 8월 14일 ‘통영시청년기본조례’를 제정했다.

 

매5년마다 청년기본계획 수립해야

이 조례에는 청년기본계획을 매5년마다 수립할 것, 청년정책위원회와 청년정책협의체를 설치할 것을 규정하고 있으며, 청년센터를 설치해 운영하도록 하고 있다. 또 청년의 참여확대, 능력개발, 고용확대, 생활안정, 문화예술의 활성화, 권리보호 등 역시 규정하면서, 청년단체 등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도 할 수 있게 했다.

먼저 ‘누가 청년인지?’부터 정의해야 한다. 통영은 만18세 이상부터 39세 이하까지를 청년이라고 한다. 밀양시·사천시는 통영과 같다. 창원시·진주시·양산시는 만19세부터 34세까지를 청년이라고 정하고 있고, 의령군·하동군·합천군은 군지역임에도 만19세~39세를 청년인구로 보고 있다. 거제시와 김해시는 만15세~39세를 청년에 포함시키고 있다. 거창군·남해군·함양군 같은 곳은 만19세~45세까지 청년인구에 포함시킨다.

청년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는 물론 창원시로 20만7828명(2019년 말 기준)이다. 그 다음은 김해시(17만5728), 거제시(7만9606), 진주시(6만7986), 양산시(6만7024) 순이고, 통영시는 3만4449명으로 경남 도내 5위다. 창원·양산·진주가 청년인구를 만39세까지 확대하면 청년인구 격차는 물론 더 커질 것이다.

 

청년정책위, 청년정책협의체 출범

통영청년정책위원회는 지난 2019년 5월에 출범했다. 통영시의 청년정책과 관련사업을 심의하는 위원회인데, 모두 11명의 위원이 있다. 청년정책협의체는 청년정책을 발굴하고, 제안하는 곳인데, 여기에는 여성위원 21명을 포함해 모두 33명의 위원들이 있다. 당초 지난 2월말쯤 공식 발족 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위원들에 대한 위촉장만 전달하고 활동은 잠정 연기됐다. 협의체는 모두 5개의 분과로 구성되는데, 일자리분과·문화예술분과·생활안정분과·능력개발분과·도시재생분과가 그것이다.

5월~6월 분과별 회의만 개최했고,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8월에서야 전체회의를 열었다. 11월 전체회의에서 제1회 통영청년축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코로나19 제3차 여파로 대면이벤트는 취소되고 말았다.

 

리모델링 청년센터, 청년세움 개관

조례에 따른 청년센터는 지난해 11월말쯤 개관했다. 명정동 옛 한전 사옥을 리모델링해서 설립하고 ‘통영청년세움’으로 명명한 이 청년센터에는 지하층 독서실, 1층의 컴퓨터실·작은도서관·청년카페·갤러리·강의실, 2층의 해외취업센터·취업창업 준비공간, 3층의 푸드랩·3D프린터가 구비된 ‘메이크&테스트룸’·코워킹스페이스·회의실 등이 갖춰져 있다. 안타깝게도 청년세움 역시 코로나19 여파로 3~4월, 9월 임시휴관 할 수밖에 없었다.

협의기구와 시설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콘텐츠다. 무엇을 담느냐가 성패를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례에서 매5년마다 수립하도록 한 청년정책기본계획 마련이 그것이다.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이 작년 2월부터 6월까지 있었고, 8월에 마침내 완료됐다.

 

청년, 공급은 없고 수요만 많다

2018년 지방선거 당시 강석주 시장의 공약 중에서 청년관련은 ‘청년고용할당제 확대’뿐이었다. 하지만 당선 6개월이 지난 2019년 1월 조직개편을 하면서 일자리정책과를 신설해 일자리 관련 업무를 총괄하게 하고, 이 과에 청년일자리팀을 역시 신설하면서 청년정책이 자신의 주요 관심 사안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전체를 볼 때, 신생아출생률이 OECD선진국 중 최하위에 랭크돼 있으며,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청년인구 유입을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내거는 여건에서 청년들이 굳이 통영시로 이주해야 할 이유를 찾기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항상 부족하니 말이다. 어쩌면 국가적인 차원의 청년정책이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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