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통영시청 인근에서 바라본 일몰
지난 21일 통영시청 인근에서 바라본 일몰

슬퍼해야 할까? 담담하게 받아들여야 할까? 아니, 새로운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지고 뚜벅뚜벅 나가야 한다. 올해 송년의 밤도 취소 됐고, 내년 신년인사회도 사라졌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장기화되면서, 겨울에 접어들며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각종 행사가 연이어 취소되고 있다.

세밑에 고생스럽게 보낸 지난 1년을 건배 한 잔에 흘려보낼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여지없이 사라졌다. 통영시는 올해 종무식을 취소했다. 강석주 통영시장이 마지막 업무일에 각 부서를 개별 방문해, 직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것으로 종무식을 갈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종무식뿐 아니라 연초 시무식도 취소했다.

우리 국민들의 빼놓을 수 없는 신년맞이 행사인 ‘신년해돋이’ 관련 모든 이벤트 역시 취소됐다. 이순신공원에서 하던 통영시 공식해돋이 행사도 취소됐고, 각 읍면동에서 하던 별도 공식 해돋이 행사도 전면 취소다. 하지만 관광객과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해돋이 가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다.

이순신공원과 미륵산은 가장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해돋이 명소다. 현재 전국이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실시 중이고, 수도권의 경우 2.5단계인 점을 감안하면 신년 해돋이를 목적으로 하는 관광객 이동은 사상 최저일 것으로 보인다. 다만 완전히 제로일 리는 만무하다, 관광객들의 비공식적인 신년일출 명소 방문을 막을 도리는 없으니까. 통영시도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방문을 자제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통영시체육회(회장 안휘준)도 연중 가장 성대한 체육인의 송년축제인 체육인의 밤 행사를 전면 취소했다. 체육회 공식행사를 취소했을 뿐만 아니라 산하 48개 가맹단체들의 송년행사도 전부 취소됐다고 밝혔다. 통영시야구협회의 경우 지난 6일 통영야구리그 챔피언 결정전을 마친 뒤 챔프전 우승팀 시상 및 골든글러브 수상자 시상을 하면서 야구인의 밤 행사를 대신했다.

통영상공회의소(회장 이상석)는 매년 초 지역에서 가장 저명하고 성대한 행사인 신년인사회의 주최자다. 통영시장, 지역 국회의원, 통영시의장 및 시도의원을 비롯해 지역 유력인사들이 총집결해서 다가올 한 해 경기부흥과 사업의 무사번창을 기원하며 새해를 맞는 행사다. 하지만 통영상의는 내년 초 신년인사회를 취소했다. 현재의 코로나19 확진자 급증 상황에서 엄격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통영상의는 신년인사회 뿐 아니라 상공인의 밤 행사도 취소했다. 대신 올해 수상자들만 상의 회의실에 모아 상장만 수여할 예정이다. 이는 경남도내 모든 지역상공회의소가 동참한다고 한다. 대한상공회의소도 3부 요인이 참석하는 내년 신년인사회를 취소했다고 밝혔다.

공적기관들뿐 아니라 일반 시민단체, 사회단체도 연말연시 행사를 대부분 최소한 것으로 보인다. 일반계모임조차 연말 송년회를 하는 게 조심스러울 정도다. 괜히 모임을 강행했다가 확진자라도 발생하게 되면 모든 비난을 한 몸으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 더 그렇다.

눈에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 언제까지 지속될지 가늠하기 힘들다. 그나마 우리나라는 초기부터 방역에 만전을 기했기에 공동체 생활이 붕괴에 이르지는 않고 있고, 의료체계도 붕괴에는 이르지 않았다. 서유럽과 북미지역은 코로나19 중증환자와의 싸움 때문에 다른 모든 의료수술 일정마저 미뤄지고 있다고 한다. 상상하기 힘든 일이다. 혹시 모를 부작용을 모른 채 백신을 맞지 않아도 될 만큼 시간을 번 것은 그동안 우리 국민이 힘든 과정을 참아온 값진 보상이다. 내년에는 코로나19를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봄, 여름을 맞이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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