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찬 겨울 12월에서 2월이 제철인 대구는 유럽의 역사에서도 결코 평범하지 않은 생선이었다.

대구의 어획권을 두고 과거 영국과 아이슬란드 간에 세 차례에 걸쳐 이른바 ‘대구전쟁(the cod war)’이 벌어졌을 정도로 역사상 전쟁의 이슈가 된 유일한 생선이며, 수세기 동안 중요한 교역 대상이 된 생선이기도 하다. 유럽에서 대구를 전통적으로 저장하는 방법으로는 바깔라(baccala)처럼 소금에 절여 말려서 보관하거나 우리나라처럼 소금에 절이지 않고 자연 건조시켜 보관하는 스토카피쏘(stoccafisso)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요리명인 안미정 대표
요리명인 안미정 대표

자연 건조시키는 방법은 저장성이 좋아 바이킹(Viking)들이 긴 출항을 떠날 때 식량과 교역품으로 사용하기 유용했으며, 그 중 노르웨이는 기온이 낮고 대기가 건조하며, 강수량이 적어 대구를 자연 건조시키는데 완벽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에 반해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바스크(Basque) 지방에서는 노르웨이와 달리 소금에 절여 말리는 법을 이용해 대구를 저장했는데 이 방법은 고래잡이가 한창일 때 고래를 오래 보관하기 위한 저장방식이었다.

고래의 어획량이 줄어들자 그 대신 당시 어획량이 풍부했던 대구를 잡기 시작하였고 고래고기 처럼 대구를 소금에 절여 말렸다. 대구의 머리를 제거하고 배를 갈라 소금에 절인 후 말리는 대구 손질법은 유럽인들이 어획량이 줄어든 대서양을 떠나 북미로 진출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뉴펀들랜드(Newfoundland)에서 잡은 대구를 유럽으로 실어 나르는 먼 항로를 견디는 저장법으로는 염장건조만큼 좋은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염장 건조 대구는 신.구대륙 간 중요한 교역 상품이 되어 유럽 국가들로 수출되기도 하였다.

그 후 이탈리아뿐만 아니라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등에서도 염장건조 대구를 이용한 바깔라 요리가 발달하게 된 계기가 된다. 과하게 염장된 바깔라는 최소 36~48시간동안 물에 잠기도록 담가두어야 한다. 물에 불려 소금기를 뺀 바깔라는 생대구처럼 살점이 조각조각 얇게 떨어지는데 그 식감이 생대구와 비슷하다 한다.

일반적으로 소금에 절여 말리는 염장건조 방식의 바깔라는 조각조각 얇게 떨어지는 생선살과 비리지 않으면서도 강한 풍미가 특징으로 생대구와 유사한 질감이지만 단단하고 쫄깃거리며 단백질, 미네랄, 불포화지방산, 오메가3등 우리 몸에 유익한 영양소가 풍부하다.

우리나라는 소금에 염장하고 건조하는 방식보다는 자연건조방식으로 주로 생산하였는데 건조대구회는 생대구회에 비해 그 맛이 농축되고 식감이 좋아 미식을 찾는 사람에게는 잊지 않고 찾게 하는 겨울철 대표적인 미식재료이기도 하다.

 

◎ 대구불고기

〈 재 료〉

- 대구살 4-5쪽, 전분가루 2T, 맛술 1T, 식용유 1T, 홍고추 1/4, 레몬껍질 1t, 대파 1개, 소금, 후추

- 양념장 : 포도씨유 2T, 다진마늘 2t, 물 3T, 미림 2T, 데리야끼 또는 맛간장 4T, 유자청 2T, 페페론치노 2t

만드는 법

1. 대구살에 소금, 후추, 맛술을 뿌리고 20분정도 재워 밑간을 한다.

2. 밑간한 대구살에 전분가루를 묻히고 남은 가루는 털어준다.

3. 홍고추, 대파 흰부분, 레몬껍질을 얇게 채썰고 대파는 찬물에 담가 매운맛을 빼서 채반에 받쳐 물기를 뺀다.

4.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5cm 길이로 자른 대파를 먼저 익힌후 손질한 대구살을 껍질부터 익히고 뒤집어서 나머지를 익혀 접시에 덜어둔다.

5. 후라이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다진 마늘을 약한 불에 익힌후 물을 비롯한 나머지 양념장을 넣어 한 소큼 끓이고 살짝 조려준다.

6. 준비된 양념장에 익힌 대구살을 넣어 양념이 스며들도록 중약불에 앞뒤고 뒤집어 가며 조려준다.

7. 접시에 구운 대파와 조려진 대구살을 담고 파채와 레몬채를 올려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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