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가 처음 발견된 지 1년여 만에 전 세계 감염자가 마침내 1억 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는 일찌감치 200만 명을 넘어섰다. 작년 11월초 5000만 명을 넘어섰는데, 12월 17일 7500만 명을 넘기더니, 새해 들어 지난 1월 25일 1억 명을 돌파하기에 이르렀다.

가파른 확산세는 감염통계를 보면 확인된다. 작년 1월 22일 통계에 잡힌 이래 확진자 1000만 명까지(6/27)는 159일이 걸렸으나, 2000만까지(8/9)는 43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후 확산속도는 계속 빨라졌다. 3000만 확진까지(9/17) 39일, 4000만은 30일, 5000만 21일, 6000만 17일, 7000만 15일, 8000만 16일, 9000만 15일로 이젠 한 달에 2000만 명씩 증가하는 추세다.

확진자 수, 사망자 수에 있어서 다른 나라의 추종을 불허하는 미국(인구 3억3200만)은 2676만의 누적확진자가 발생해 전 세계 1/4을 차지하고 있으며, 누적사망자 수도 45만을 넘겨서 독보적이다. 인도(13억8700만)도 확진자 1075만에 사망자 15만명으로 확진자 1000만을 넘긴 두 나라 중 하나다. (월드오미터 2021.2.1. 오후 3시 기준)

미국과 인도를 빼고 확진자 100만을 넘기 나라는 17개국이다. 브라질(인구 2억1300만)이 820만(누적사망 22만), 러시아(1억4590만) 385만(7만), 영국(6800만) 381만(10만), 프랑스(6530만) 319만(7만), 스페인(4670만) 283만(5만), 이탈리아(6040만) 255만(8만), 터키(8480만) 247만(2만), 독일(8390만) 222만(5만)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북미와 유럽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피해를 가장 심하게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다음으로 남미의 콜롬비아(확진 209만, 사망 5만), 아르헨티나(192만, 4만), 멕시코(185만, 15만), 폴란드(151만, 3만), 남아공(145만, 4만), 이란(141만, 5만), 우크라이나(121만, 2만), 페루(113만, 4만), 인도네시아(107만, 3만)가 100만 대열을 따른다. 50만 명을 넘긴 나라들도 14개국이나 되고, 이중 체코·네덜란드는 곧 100만을 넘길 기세다.

중국은 8만9522명에 4636명으로 세계83위긴 하나, 실제와는 큰 격차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최근 급격히 일일 확진자가 증가한 일본은 38만6742명, 5654명이지만 검사 숫자가 다른 나라들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서 실제로는 100만 명 이상 감염됐을 것으로 의심된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 중이고 상당수 접종이 완료됐지만 확진자수 증가추세와 변이바이러스의 등장은 우리 인류에게 큰 걱정을 안겨주고 있다. 작년 3월 1만 안팎이던 하루 확진자 수가 지금은 50만 정도이며, 지난 7일과 8일에는 83만 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하루 사망자 수도 작년 11월 초순까지는 1만을 넘기지 않았으나, 12월말에는 하루 1만5000명 선으로 치솟기도 했다.

백신과 치료제를 이렇게 짧은 기간 동안 집중적으로 개발하는 것은 인류 역사상 처음이다. 현재 백신은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 글로벌 제약사 얀센, 미국의 화이자, 모더나가 개발 중인데, 보통의 경우 부작용 등을 파악하기 위해 충분한 기간의 임상시험을 거치지만 시급성 때문에 이미 미국도 백신투여를 허가한 상태다. 가끔 백신주사 부작용 소식이 들려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비교적 월등한 방역성과 덕분에 부작용의 위험을 감수하면서 백신을 투입해야 할 압박을 받지 않고 있다. 우리나라의 이런 입장으로 인해 서방 언론은 “백인들이 백신투약의 시험용 쥐가 되고 있다”며 자조하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백신을 서둘러 확보하지 않는다거나, 하루빨리 백신투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완전히 비과학적이고, 비의학적이며 나아가 비경제적이다.

물품을 거래할 때 구입자와 판매자의 입장은 동등하지 않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물품이라면, 거래에 있어서 판매자가 우월한 지위를 가질 수밖에 없고 결국 적은 수량임에도 많은 금액을 감수하고 구입할 가능성이 커진다. 반면 공급이 수요보다 많은 물품이라면 구입자가 우월한 지위를 가지게 마련이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원칙이자, 시장경제의 원리다.

우리나라는 뛰어난 방역대응으로 확진자와 사망자가 적으며, 감당 가능한 의료체계 여건을 확보했다. 지난 1년 동안 이른바 3T(Test, Trace, Treatment)로 일궈낸 성과다. 이를 위해 우리 국민들은 일상을 희생했고, 재정적 손해를 감내했다. 덕분에 백신이나 치료제 확보경쟁에서 먼저 나서지 않아도 되는 위치를 선점했다. 기껏 스스로를 희생하며 확보한 유리한 지위를 우리가 나서서 던져버릴 이유란 없다. 당장 급하게 필요하지도 않은 물건을 사기 위해 주문을 넣으며, 웃돈까지 얹어준다면 그는 세상에 둘도 없는 멍청이가 분명하다.

더구나 백신을 서둘러 준비했던 나라들도 백신투약이 지체되는가 하면, 더 치명적인 코로나 변이바이러스가 발견되면서 인류가 추가적인 위협을 맞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더욱 그렇다. 적어도 우리나라는 코로나19를 끝내야 한다. 본 기자 역시 앞으로는 “누적확진자 2억 명 돌파”같은 제목의 기사를 쓰고 싶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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