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길중 수필가 시조인(
박길중 수필가 시조인(수향수필 부회장)

두 도사의 애칭이다.

본시 한 뿌리에서 나왔으나 까마득하여 끝을 알 수 없다. 뜻을 얻어 물의 나라를 다스릴만한 심오한 도법을 터득하였고, 백발이 성성하도록 도술 전파에 전심전력을 모두 다 하였다. 일세를 풍미했던 삶의 편린은 도술에 녹아들어 성공 신화의 장본인임을 자처한다. 한 번 주문을 외우면 그대로 비를 불러오고 회오리바람을 일으키는 신통력이 있어 타의 추종을 용납하지 아니하였다. 사마 중달을 조롱했던 제갈공명의 오장원의 결전이 그러했던가.

느지막이 같은 배를 타게 되었으되 좀처럼 만나 지지가 않았다. 강호의 일전은 피할 수 없게 되었지만, 서로를 잘 아는 터라 일부러 피한 기색이 역력하다.

‘모두수고’라는 呪文(주문)으로 도술을 날리던 쯧쯧도사의 술법은 은둔 지략형이다. 修身(수신)을 도술의 근본 바탕으로 삼아 내공은 천길 물속이다. 물의 나라 백성들은 귀신도 불러내는 도사로 공인할 정도다. 핫바지도사의 呪文(주문)은 ‘잡시배정’인데, 기회가 포착되면 얼음보다 차갑다. 오월의 신록도 눈송이로 만들어 버리는 신통력에 쯧쯧도사도 놀라 혀를 몇 번 찬 적이 있다. 물의 나라에 일찍 터를 잡은 탓에 저울추의 조정을 마음먹은 대로 해대는 굴림형이다.

마침내 주문으로 펼쳐지는 진검승부에 백성들은 밤송이를 넣은 듯 입을 다물지 못하고 전전긍긍 발바닥만 두들기고 있다.

“이 세상일 중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처럼 까다로우면서도 부질없는 것은 없소이다. 허나,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나의 도술이 어느 정도는 필요한 것 같소. 엉터리를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는 짓은 물의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오 ”

‘잡시배정’를 외우며 백성들 위에 굴림하는 핫바지도사를 두고 쯧쯧도사가 나타났다.

“나는 묻는다. 당신은 염치를 아는가. 인간의 특권은 도약이다. 라는 말을 알고 있소이까. 염통에 털까지 났다는 말도 들리던데. 당신은 아주 훼방꾼이군. 의지를 갖고 제대로 구성된 지도부를 놀부 심술보다 더한 용어로 불을 질러 놓고 점잖은 체 트림을 하지 않는가 말이오.”

건곤일척의 승부를 묵묵히 지켜보던 龍門達陽(용문달양) 수호신의 푸른 눈에 마침내 붉은 신호등이 켜졌다. 전무후무한 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신뢰를 보장하는 언어 사용을 하시오. 말을 해놓고도 책임지지 않는 세상은 부끄러움, 수치심이 사라진 세상이오. 소아병적인 욕망을 재우고 시대 상황의 엄중함을 생각해봐야지. 그러면 백성이 보일 것이고 어떤 방법이 옳고 그릇된 것인지 떠오르지 않겠소.” 이후로 물의 나라 백성들의 구멍 난 가슴에는 푸른 멍만 남았다는 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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