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임숙  작가 _  '통영의 섬, 바라보다',  20호,  2020년
      이임숙  작가 _  '통영의 섬, 바라보다',  20호,  2020년

서정적인 자연풍광을 가진 통영를 고향으로 살아 간다는 것은 그림을 창작하는 사람에게 더 없이 좋은 자산임이 분명하다. 바다의 얘기를 이어가는 나의 작품 주제를 통영의 바다는 아낌없이 내게 내어준다.

사량도, 욕지도, 만지도, 우도, 연대도, 장사도 등 틈틈이 스케치를 하며 행복해 하며 섬마다의 그리움과 정겨움을 그리며 느낀다.

좀 더 함축되고 절제된 바다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은 늘 숙제인 듯 풀어내고 싶다.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바다를 더욱 치밀하고 깊은 채색으로 표현하며 시공간적 개념을 넘나드는 바다를 이야기하고 수묵채색의 범위를 지키며 검은 먹의 오묘하고 신비로운 동행을 늘 지켜 긴 시간을 바라보며 살아왔던 바다를 언제나 새롭게 그리고 싶다.

그것은 분명 통영을 살아가는 가장 큰 이유이리라. 행복하기 위해 그림을 그린다. 깊고 푸른 물결의 바다 그리움이 베어있는 섬. 수없이 반복되는 붓질로 자유로운 색의 그림이 되어가는 과정을 즐기며 그림 속에 녹아있는 작은 문제. 아픔 그것조차도 투명하게 젖어들어 그저 행복할 때까지만 그리고 싶다.

그림은 내가 익히고 느낀만큼 그릴 수 있는 듯 하다. 어떤 때는 빛처럼 빠르게 어떤 때는 긴 세월처럼 붓을 움직여 내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나의 감성들이 조화롭게 화면 위에 드러날 때 큰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나는 늘 먹으로 농담을 넣어 바위나 산을 그린 후 색으로 그 깊이를 더해가는 기법을 선호한다.

깊은 바다 , 일렁이는 파도를 이기며 서있는 바위에 생동과 그 신비의 힘까지 표현하고 싶다. 사물을 진솔하게 바라보고 내면에서 재구성하여 화폭에 담는 것이 마음을 표출하는 작업일 것이다.

“그림은 느낌이 충동을 낳고 충동이 질료와 기법을 통해 실천에 옮겨짐으로써 비로소 표현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라고 언젠가 읽었던 책의 구절처럼 먼저 사물이나 풍경의 생각에 이르면 지필연묵의 질료를 고르게 되고 그 질료의 기법을 찾아야 비로소 그림이 그려지는 것이리라.

수묵의 담백함, 생략과 강약의 본질 위에 채색의 깊이를 더하며 늘 그래왔듯이 먹의 편안함과 오묘함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하루하루를 잘 채워가고 싶다.

 

이임숙 작가(동양화 화가)
이임숙 작가(동양화 화가)

이임숙 작가(동양화 화가) : 호남대학교 예술학부 동양화과 졸업, 개인전 9회, 부스전 8회, 초대 단체전 200여회, 경남미술대전 추천작가상 수상, 한국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공모전 다수 심사위원 역임, 현 경상남도 미술대전 초대작가·경남한국화가회·경남선면회·한국미협 회원, 근파화실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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