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와 흉추에서의 운동은 앞, 뒤로 숙이기와 옆으로 돌리기가 있다. 우리 말로 ‘허리를 돌린다’라는 말은 사실 정확한 표현이 아니다. 허리는 오로지 굽히고, 펼수만 있지 돌아가지 않는다. 돌아가는 것은 , 흉추 12번 하부와 요추 1번의 상부에서 일어난다. 따라서 ‘등허리를 돌린다’라는 말이 옳은 말이다.

등허리가 의학용어로 정확히 말하면 ‘흉요추 접합부위(Thoraco-lumbar Junction)’이다. 흉추 12번과 요추 1번이 만나는 부위이다. 이 접합부위가 중요한 것은 이 부위에서 허리가 돌아가기도 하고, 숙여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신세계로병원 김승수 원장
신세계로병원 김승수 원장

이전에 경추에서 설명하였듯이 척추는 좌우로 1개씩의 후추 관절이 있다. 이 후추 관절의 모양이 척추의 운동을 결정한다. 경추는 숙임과 돌림이 함께 이루어지기 위해 위에서 아래로의 사선으로 관절면이 만들어져 있고, 흉추는 움직임이 없어 앞을 바라보는 직선의 관절면, 요추는 숙임만 가능하기에 관절면이 옆을 바라보는 수직이다.

그런데 흉·요추 접합 부위는 경추와 같이 숙이는 동작과 돌리는 동작이 함께 일어나기 때문에 관절면이 사선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이 부위는 많은 운동이 일어나야 하기에 부하가 많이 걸리고, 이 부위에서 나오는 피부 신경은 긴장되기가 쉽다. 쉽게 신경의 포획이 일어나서 피부에 따가움 같은 증상을 만들어 낸다.

접합부위에서 나온 신경은 골반 부위의 피부를 지배한다. 환자들이 호소하는 허리 통증 중에 많은 부분이 여기에 해당되며, 저자의 경험으로는 근육통 다음으로 많다. 환자들은 골반이 아프니까 요추의 문제로 생각하고, 의사들도 접합부위에 대한 인식이 적다 보니 이 통증이 허리로 인한 것으로 오진을 많이 한다.

진단은 환자의 엉덩이의 아픈 부위를 꼬집어 보는 것(Pinch Roll Test)이다. 신경포획이 일어난 부위는 피부가 과민되어 있어 꼬집으면 정상의 부위보다 통증이 심하다. 엉덩이의 피부가 과민하다고 판단되고, 흉요추 접합부위인 흉추 12번과 요추 1번을 관찰자의 엄지손가락으로 지긋이 눌러서 환자가 압통을 느끼게 되면 진단은 끝이 난다. 이 부위가 허리골절이 잘 일어나는 부위이기도 하고, 허리를 돌리며 일하는 환자에서 잘 발생한다. 치료는 접합부위 주변의 신경차단술이고 행동 양식이나, 일하는 동작의 개선이 중요하다.

※칼럼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또 본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한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