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통영새마을금고 김원기 이사장
새통영새마을금고 김원기 이사장

햇빛 쨍쨍 할 때 우산 빌려주면서, 정작 비 내리면 우산 돌려달라는 곳이 금융 기관이라면, 여기 새통영새마을금고(이사장 김원기)는 자신도 비 맞으며 우산을 들고 있을 곳 아닐까?

지역 공동체에 대한 기여를 남들 이상 하는 와중에 금고경영에 있어서도 눈에 띌 실적으로 전국 대상을 받았으니 말이다. 새통영새마을금고 이야기다. 새마을금고 중앙회 창립 58주년을 맞아 새마을금고 중앙회가 전국 1330여 개 금고 중 선정한 전국 최우수 경영 대상을 새통영새마을금고가 수상했다. 경남 134개 금고에서도 경영성적이 가장 출중했다는 것이다.

새통영새마을금고 김원기 이사장은 “코로나19로 어려운 경영환경과 여건에서도 견실한 경영을 이뤘다는 결과에 대한 보상이라기보다, 더욱 든든하고 믿음직한 지역선도 금융기관으로 자리매김하라는 사명감과 책임감을 느낀다”고 겸손한 심정을 밝혔다.

전국 1330여 개, 경남 134개 새마을금고와의 치열한 경쟁을 뚫고 전국 최우수경영대상을 수상한 것은 ‘자금조달 비율의 최소화’ 덕분이다. 수익과 지출 밸런스 맞추는 데 주력한 결과이기도 하다. 김원기 이사장은 “고객들의 어려운 가계사정을 감안해 대출 금리는 낮추는 대신 금고 자체 불요불급한 경비지출을 최대한 자제하고 억제하여 재무건전성을 높이는 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소위 ‘마른 수건도 다시 짜는’ 자린고비 정신으로 금고예산긴축을 실천했던 만큼 직원들의 희생정신도 빼놓을 수 없는 대상 수상 요인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여건은 좋지 않았다. 새마을금고 정기예금금리는 통영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자를 많이 주면 자연스레 그곳으로 고객이 몰릴 테니, 예금자산도 당연히 증가하는 법이다. 새통영새마을금고처럼 낮은 금리를 지급하면서도 예금자산이 크게 증가한 것은 “그만큼 새통영새마을금고와 직원들에 대한 신뢰, 이사장인 나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이라고 김원기 이사장은 자신 있게 말했다.

여기에 코로나19까지 덮쳤다. 김원기 이사장은 “팬데믹인데다 조선경기 침체로 지역경기가 밑바닥까지 떨어진 상황에서 대출 금리까지 높게 받는 것은 고객을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금융기관의 근본적인 생존여부는 재무구조의 건전성에 달려 있을 정도로 중대한 과제임을 알면서도 “대출 금리를 최대한 낮춰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보통 3%를 넘는 것을 2%대로 낮게 운용했다”고.

이뿐이 아니다. 코로나19가 급속 확산세를 보이던 2020년 3월 세입자들이 어려움을 호소하기 시작하자 가장 먼저 착한 임대료 운동에 나섰다. 새통영새마을금고가 소유한 점포의 임차인들 모두에게 임대료 50%를 감면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당장의 이익에 눈이 어두워 뿌리 깊은 공동체 정신을 버릴 수 없었다. 새마을금고의 바탕이 바로 우리 고유의 ‘상부상조’의 정신임에랴.

지역밀착형 경영으로 전국경영대상을 수상한 새통영새마을금고 임직원들
지역밀착형 경영으로 전국경영대상을 수상한 새통영새마을금고 임직원들

코로나19같은 바이러스는 개인방역이 중요하다는 점, 특히 지폐를 주고받는 경우 바로 그 지폐가 바이러스성 감염병의 매개체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파한 김원기 이사장은 새통영새마을금고에서 사용하는 모든 지폐를 살균할 수 있도록 180만원 상당의 지폐살균기 구입을 지체하지 않았다. 창구업무에 사용하는 지폐, 자동입출금기에 사용하는 지폐 모두 살균처리하고 있다.

작년 코로나19로 인해 혈액수급에 비상이 걸렸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듣고 3월 중순부터 5월 중순까지 자체적으로 북신동과 무전동 등지에서 헌혈캠페인을 펼쳤다. 임직원들뿐 아니라 일반시민 150여 명도 새통영새마을금고의 캠페인에 동참하는 성과를 거뒀다.

코로나19가 아니어도 해오던 지역 봉사활동이었다. 장애인의 날이면 통영자생원을 찾아 물품과 사랑을 전달했고, 추석이면 추석선물, 설날이면 설날선물 등 명절인사도 잊지 않았다. 새통영새마을금고 자생 부녀회의 협조를 받아 북신재래시장에서 여름에는 냉식혜, 겨울에는 따끈한 식혜를 제공하는 일도 일상사다.

지역밀착형 금융기관으로써 공동체에 기여하는 그 선두에 김원기 이사장이 있다. 경남도청·거제시청·통영시청에서 두루 요직을 거친 공무원 출신인 김원기 이사장이 지난 1995년~1997년 북신동장을 지냈던 경험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동장 재직 시 골목길보안등 설치사업, 이면도로 개설사업, 북신동 자생조직 개편 등 다양한 일을 했는데, 사실 보안등이 필요한 곳을 알아보기 위해 밤마다 동네 구석구석 다니지 않은 곳이 없었다고 한다. 또 소수인원의 자생조직 중복가입으로 주민다수 참여가 저조한 점을 개선했던 일은 당시나 지금이나 주민들이 ‘엄지 척’ 한다고.

김원기 이사장은 “지역에서 가장 든든하고 믿음직한 통영 토종 금융기관으로 육성 발전시키기 위해 불필요한 경비집행을 줄이고 재무건전성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서 유지되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고객 예탁금을 단 한 푼이라도 헛되고 방만하게 운용하지 않고 알뜰살뜰 주부의 심정으로 금고의 자산증식에 기여하는 노력을 기울여 고객들이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향후 포부를 밝혔다.

얼굴은 화사포근하게, 인사는 상냥다정하게, 일처리는 깔끔 신속정확하게 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지역 내 최고 경쟁력을 갖춘 금융기관으로 확고히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것이다. 김원기 이사장의 또 다른 목표는 ‘적립금 100억 달성’이다. 좋은 금융기관은 재무가 건전해야 하는데, 그를 위한 첫 조건이 ‘넉넉한 적립금’이다. 인근 지자체의 모 조합이 자본잠식 상태로 해산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은 바로 적립금이 소진됐기 때문이다. 새통영새마을금고는 현재 40억 원 정도인 적립금을 100억 원으로 끌어 올리려고 한다. 이렇게만 되면 단연코 전국에서 손꼽히는 금고가 될 수 있다고.

전망은 긍정적이다. 2016년 김원기 이사장이 취임했을 당시만 해도 채 30억 원이 안됐지만, 지금은 40억 정도다. 어려운 여건임에도 작년 무려 5억6000만 원이나 적립했다. 2015년 말 자산 1416억, 대출 631억이던 것이 작년 말 1774억, 대출 1058억으로 자산은 358억 정도, 대출은 427억 증가했다. 이젠 지역민들의 믿음만 있으면 된다. ‘지역 금융기관을 이용해야 지역이 발전할 수 있다는 점’말이다. 새통영새마을금고는 두 마리, 아니 세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오늘 하루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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