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경남도의원
정동영 경남도의원

이른바 “이준석 열풍”이 거세다. 30대 정치인이, 그것도 3번의 국회의원 선거에 연거푸 3번 모두 떨어진 무관(無冠)의 원외 인사가 거대 제1야당의 대표가 되었으니 이변 중에 이변이요, 파천황적 사변임에 틀림없다. 그렇다면 “이준석 열풍”이 왜 나타나게 된 것일까? 그것은 바로 잘못된 정치관행을 바로잡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창출케 하려는 국민들의 열망이 이준석이라는 인물을 통해 나타난 것이라 생각된다.

다시 말해 정치혁신을 원하는 국민들의 열망이 “이준석 열풍”을 통해 확인된 만큼 지방정치에서도 그 영향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필자는 “이준석 열풍”의 원인을 지방정치에 대입하여 풀어보고, 앞으로 지방정치의 혁신은 어떠한 과제로 풀어가며 실현해 나가야 되는지에 관해 말해보고자 한다.

먼저 정의로움에 입각한 공정함이다. 이 대표는 이른바 박근혜 키즈로 불리며 2011년 정계에 혜성같이 등장하였다. 즉,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의해 정계 입문하고 당시 새누리당 최고위원까지 위촉 받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른바 최순실 사태가 터지자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을 주장하며 탈당을 감행, 당시 바른미래당으로 당적을 옮기기도 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아무리 사적인 은혜가 중하다고 하다라도 공적인 판단을 달리해 바름을 추구한 것이다. 이러한 이 대표의 행보를 두고 당시 의리가 없다, 배신을 한다는 등의 비난이 쇄도했지만, 결국 국민들은 이 대표의 공정한 판단에 손을 들어준 것이다.

지방정치도 마찬가지다.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공천권을 가진 국회의원들의 지위는 실로 막강하다. 이러한 구조 아래서 출마자들은 공천권을 거머쥐기 위해 국회의원과의 밀접한 관계 유지와 각종 행사에 동행하려고 갖가지 방법을 다 쓴다. 소위, 촌탁(忖度)을 통해 국회의원 의중이 자신에게 있는 것처럼 호도하여 행동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도 시민들의 선택에 의해 권한을 부여받아 선출되었기 때문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할 수 없다. 특히나 “조국 사태” 이후의 공정함과 정의로움에 대한 시민들의 거센 요구와 이번 이 대표의 당선을 생각한다면 지방정치 혁신의 제1과제는 무엇보다 정의로움에 입각한 공정함이다.

다음으로 기득권과 금권정치의 배격이다.

이 대표는 이른바 당내 파벌로 불리는 기득권 정치에 물들지 않았으며 금전을 통한 세력 확대를 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이번 국민의힘 대표 선거에서 당내 파벌도 없이 단기필마로 출마하였으며, 소액 정치자금 기부로 모은 1억 5천만 원의 선거자금도 3천만 원만 쓰고 나머지 전액을 당에 기부하였다. 이러한 이 대표의 행동은 기존의 정치 셈법에 따른다면 절대 당선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은 기존의 정치관행과 결별하려는 이 대표의 진의를 알고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다.

잘 아시다시피 지방에도 이른바 토호세력 내지 유지로 불리는 기득권 집단들이 있다. 자신들의 경제적, 사회적 기반 확대를 위해 각종 이권에 개입하는 것은 물론, 선거 때마다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후보 천거를 통해 그들의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하는 것이다. 토호세력 집단은 자신들의 이익 확보를 위해 합법과 불법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다수의 선량한 시민들에게 피해를 끼칠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발전을 가로막는다.

또한 이들은 금권을 무기로 각종 선거에서 불법을 획책하고 그 결과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할 사람보다 자신의 이익을 지켜줄 사람을 당선시켜 그들의 이익을 공고히 한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토호세력과의 결별은 정도(正道)에 입각한 깨끗하고 청렴한 선거문화와 국회의원의 확고한 정의로운 생각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하겠다. 그것은 시민의 힘으로 깨끗하게 당선된 사람의 옷자락에는 토호세력의 검은 봉투가 들어갈 주머니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청렴함이 전제되지 않는 지방정치 혁신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력과 능력을 갖춘 일관된 성실함이다.

이 대표는 정계 입문 이후 숱한 정치적 격변에도 불구하고 일관된 정치적 견해를 표명해 왔으며 또한 청년 대표로 영입된 만큼 자신이 누구를 대변해야 하는지도 정확하게 인식하고 활동하였다. 이 대표가 지나온 10년 동안 펼쳐진 복잡다난한 정치 환경을 생각해본다면 자신의 본분에 최선을 다해온 삶을 살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에 그것도 혈기방장한 20·30대의 대부분을 곁눈질하지 않고 자신의 영역에서 최선을 다한 모습이 국민들에게 인식된 결과라고 생각된다.

지방정치라고 다르지 않다. 선거 때만 되면 서울에서 내려와 황급히 캠프를 차리고 떨어지면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실력과 그릇의 크기도 모른 채 탐욕을 부리다가 모두를 잃어버리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판세의 유·불리를 따지며 이당 저당으로 옮겨 다니는 이른바 “정치 철새”들부터 선거라면 일단 나오고 보자는 “무조건 출마족”까지 횡행하는 것이 지방정치의 현실이다. 선거를 오직 자신의 출세와 명리를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면 절대로 할 수 없는 행태들이다.

지역에서 실력과 인품을 쌓으며 하루도 빠짐없이 시민들과 함께 호흡하고 소통하면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 지역발전을 도모하는 사람이 시민의 대표가 될 자격이 있다. 그것은 지방정치는 지역민과 함께하는 생활정치적 성격이 전제되기 때문이다. 어떻게 지역의 현실도 모르는 사람이 지역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따라서 지역에서 실력과 인품을 갖추고 시민들과 함께한 성실한 사람이 지방정치의 주역이 되는 것이 바로 지방청치의 혁신이다.

혹자는 “이준석 열풍”을 단순히 젊은이의 반란쯤으로 평가절하하기도 한다. 그러한 평가의 밑바탕에는 이 대표의 젊음을 애써 경솔함으로 읽으려는 나쁜 의도가 보인다. 하지만 국민들은 이 대표의 젊음을 경솔함으로 읽지 않고 오히려 낡은 정치문화와 결별하라는 혁신으로 받아들였다. 필자 역시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필자 스스로 기존의 정치문화에 너무나 익숙해 있지 않았는지를 반성하며 지방정치의 혁신을 생각해보았다.

여의도발 “이준석 열풍”이 이제 곧 통영에서도 휘몰아칠 것이다. 그것은 공정함과 청렴함 그리고 성실함의 바탕 위에 실력 있는 사람을 시민의 힘으로 선택하는 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내년에 있을 지방선거는 지방정치 혁신의 시금석이 될 것이며, 필자 역시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 할 것을 다짐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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