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김제홍 통영부시장의 기자브리핑 모습
지난 7일 김제홍 통영부시장의 기자브리핑 모습

사상 처음 7일 연속 1000명 이상, 밀접접촉
姜석주 시장 자가격리, 내년 지방선거 판도까지 바꾸는
코로나19, 확산원흉 된 모 유력주자에 비난 화살 쇄도

 영악한 바이러스다. 잠시라도 느슨한 마음을 가지면 그 틈새를 파고든다. K-방역을 자랑하는 우리나라도 사상 처음으로 7일 연속 1000명을 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 7일부터 13일까지다. 9일~11일에는 각각 1300명을 넘겼다. 코로나19보다 감염력이 2배를 훨씬 웃돈다는 델타변이종이 곧 우세종이 될 것이라는 불길한 예측도 나온다.

통영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28일 약 한 달 만에 통영63번 확진자가 나온 이후 보름동안 19명이나 확진됐다. 강석주 통영시장도 시청 공무원 가족상에 조문하러 갔다가 확진자와 밀접 접촉하며 지난 6일부터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오는 16일까지다. 지난 8일 브리핑에는 김제홍 부시장이 강시장을 대신해 처음으로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월~1월 3차 위기 후 처음으로 일일 1000명 이상

우리나라 코로나19 위기는 작년 2월말 신천지교회 발 1차 위기, 작년 9월 광복절집회 발 2차 위기, 작년 12월 3차 위기로 구분할 수 있다. 3차 위기는 2차 위기의 여파로 발생한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무증상 감염자가 숨어버린 데다가, 겨울이라는 계절적인 요인이 결합해 일어난 위기였다.

11월 중순까지 200명을 밑돌던 일일확진자가 늘어나기 시작하더니 12월 13일 1030명에 이르렀고, 16일부터 20일까지 사상 처음 닷새 연속으로 1000명을 넘었다. 800명대로 떨어지는가 싶더니 성탄절에는 최근까지 최다기록이었던 1237명이나 나왔다. 8~900명대를 오르락내리락하던 숫자는 1월 4일 1020명을 기록하고 나서야 가라앉기 시작했다. 이 기간 동안 1000명을 넘긴 날짜는 13일이었다.

이후 2월~3월에는 평균 500명 미만 발생을 유지하다가, 5월 들어서는 500명을 웃도는 수준에서 지속적으로 발생했다. 6월 들어서는 300명대로 떨어지며 희망을 주는 것처럼 보였다. 21일에는 357명으로 작년 11월 이후 가장 적은 숫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23일(644명)을 기점으로 확산세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다. 30일에는 794명을 기록하더니, 7월 들어서 700명 밑으로 내려가지 않았다.

지난 7일 1212명으로 가뿐히 1000명 선을 뚫더니 다음날인 8일 1275명으로 역대 최다 일일 확진자를 기록했다. 이틀연속 1200명대를 기록한 것도 처음이었다. 다음날인 9일에는 1316명, 10일 1378명, 11일 1324명으로 사상 처음 사흘 연속 1300명을 넘기는 지경에 이르렀다. 12일은 1100명, 13일은 1150명으로 7일 넘게 1000명 이상 발생했다.

통영도 마찬가지였다. 통영으로서는 두 번째 위기다. 처음은 지난 3월 중순 시작해 45명의 확진자를 발생시키며 5월말까지 이어졌던 위기였고, 약 한 달의 휴식기(?) 뒤 6월말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일반형 코로나19보다 감염력이 2배를 훨씬 상회한다는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서도 우세종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우려는 우리를 더욱 긴장하게 만든다. 1년 반을 넘긴 ‘마스크 일상’에 피로감이 높아진 때문인지, 심리적인 빈틈이 생기자 확산세가 가속되고 있다.

 

‘안전지대’ 통영도  고삐 잡아야

지난해 아주 오랫동안 ‘청정지역’이었고, 지금도 비교적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통영의 확진자 발생 추세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적인 추이와 동조된다는 느낌이다. 작년 1월부터 연말까지 통영의 확진자 수는 11명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서도 1월에 2명, 2월에 4명이 발생하다가 3월 18명으로 폭증한 뒤 4월 13명, 5월 14명 발생하는 등 3~5월에만 45명이나 발생했다.

이후 한 달 넘게 잠잠하더니 6월 28일부터 대량 확산해 6월의 마지막 사흘 동안 총 6명 확진됐고, 7월에도 이어지며 13일 현재까지 13명이 추가 확진됐다. 지금까지 통영에서 하루 확진자가 가장 많았던 경우는 지난 3월 20일, 4월 2일, 4월 28일, 5월 20일에 기록했던 3명이었다. 하지만 지난 6월 29일과 7월 5일에는 각각 4명씩 확진되며 최다기록을 경신했다. 7월 들어서 나흘만 제외하고 매일 확진자가 나온 것도 걱정거리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좌우도, 진보·보수도 구분하지 않는다는데, 지역정가에도 큰 생채기를 남기고 있다. 강석주 시장은 확진자와 밀접접촉하며 자가격리에 들어감으로써 시정 공백을 초래했다. 지난 4월 23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1차 접종을 한 강석주 시장은 지난 2일 2차 접종까지 완료했다. 즉 밀접 접촉한 시점에 접종을 완료한 상태였다. 하지만 2차 접종한 지 2주일이 경과하기 전 밀접 접촉함으로써 격리를 피할 수 없었다. 물론 김제홍 부시장이 격리기간 동안 직무를 대행하고 있으니 시정공백을 피할 수 있겠지만, 행여 공무원들이 안일한 생각에 근무태만을 하지 않을까 걱정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다. 기우이기를 바라지만.

 

유력주자, 선거행보 펴다 주춤

통영의 확진자 증가추세는 1년 정도 남은 내년 지방선거의 판도까지 흔들고 있다. 지역내 급확산세를 일으킨 장본인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장후보로 출마가 유력한 인물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다. 실제로는 확진자의 개인 신상은 공개되지 않는다. 기자브리핑에서도 ‘통영OO번 확진자’만 밝힐 뿐이며, 역학조사를 통해 파악되면 동선이나 방문 장소조차도 공개하지 않는다. 사태 초기 혼란이 있었고, 방문 장소가 공개되며 2차 피해를 입는 경우가 발생하면서 이후부터는 접촉자 파악을 위해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체 비공개되고 있다.

그럼에도 확진판정을 받은 정치인은 주민들의 입소문을 통해 이미 해당 정치인 신상이 파다하게 퍼진 것으로 파악된다. 시의원, 도의원을 거친 그 정치인은 최근 언론사에 다수의 글을 기고하는 등 내년 지방선거를 위해 시동을 거는 행보를 보였다. 이에 대해 어떤 시민은 “그 정치인이 욕지면을 방문해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고 들었다”며 “선거에 나오겠다는 사람이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또 다른 시민은 “시장하겠다는 사람이 모범을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내년 선거에 나와도 표 받는 것은 어림도 없을 것”이라는 반응까지 보였다.

7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1단계로 낮춰질 것이라던 기대감은 여지없이 깨졌다. 통영시 재난안전대책본부도 지난 9일부터 오는 15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강화했다. 인구10만 명당 1명이라는 2단계 조정기준을 상회하는 1.28명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사적모임은 8인까지만 가능하며, 100인 이상의 행사 및 집회는 금지된다. 유흥시설은 24시 이후 운영이 제한되며, 식당 및 카페는 24시 이후 포장 배달만 허용된다. 종교시설은 수용인원의 30%까지 가능하며, 모임·행사·식사·숙박은 금지된다. 서울과 수도권은 오는 25일까지 4단계로 강화되는데, 풍선효과에 따라 지방에 악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영시는 오는 15일쯤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조정여부를 결정할 것이다. 지속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완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참으로 무서운 존재다. 어쩌면 집단면역을 갖추더라도 독감을 훨씬 위험할 지도 모른다. 팬데믹은 우리 기대와 달리 훨씬 오래 지속할지 모를 일이다. 안타깝게도 BTS의 바람과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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