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개막해 오는 4일 폐막, 오는 3일 방열·박한·김인건 등 대거 통영 방문

제33회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초등학교농구대회로, 지난 26일 개막해 오는 4일 폐막한다. 오는 3일에는 방열 전 대한농구협회장, 박한 전 부회장, 김인건 전 삼성농구단 감독 등 쟁쟁한 이름의 원로농구인 10여 명도 통영을 찾아서 선수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이번 대회가 뜻 깊은 것은 올해가 한국농구계의 대모(大母)로 칭송되는 윤덕주 여사 탄생 100주년이기 때문이다. 윤덕주 여사는 통영 출신의 관료이자 정치인, 사업가였던 서정귀 선생의 미망인이다.

통영초를 졸업한 서정귀 선생은 대구사범학교와 경성법학전문학교 재학 중에 만주국 고등문관시험에 합격했다. 해방 뒤 신생 대한민국 정부 관료를 하다가, 경남도의원 선거에 출마하며 정치인의 길로 나서, 민주당 소속으로 통영에서 4대·5대 국회의원에 당선됐고, 장면 내각에서 재무부 정무차관도 역임했다. 5·16쿠데타 뒤 정치활동이 중단됐으나, 대구사범 동창인 박정희의 권유에 따라 여당에 몸담으면서 대통령의 측근으로 활약했다. 그런 서정귀 선생과 결혼했으니 통영은 윤덕주 선생의 시댁인 셈이다.

일제강점기인던 1921년 태어난 윤덕주 여사는 숙명여고에 다니던 1937년 전일본종합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여자부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1936년 손기정 선수의 베를린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못잖은 환희를 우리 동포들에게 안겼다고. 이때 그녀의 키가 164cm였는데, 당시 여성치고는 큰 편이었다.

윤덕주 선생이 뛰던 1930년대엔 20대 중반이면 은퇴할 나이였다. 하지만 그녀는 임신한 몸으로 경기에 나선 적도 있고, 하프타임에 아이에게 젖을 먹이고 후반전에 출전한 일화는 유명하다 못해 전설이 됐다. 농구에 대한 열정과 승부욕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

윤덕주 선생은 대한농구협회 부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FIBA(국제농구연맹) 집행위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선수단 부단장 등을 역임했고, 대한민국 체육훈장 맹호장, 대한올림픽위원회(KOC)공로상, 국제올림픽위원회(IOC)공로훈장을 수상했으며, FIBA창립 75주년을 맞은 2007년 농구 창시자 네이 스미스 박사와 함께 FIBA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2005년 향년 84세를 일기로 별세하자 이듬해 그녀의 이름을 딴 이 대회가 시작됐다. 2006년 처음 시작된 윤덕주배 전국남녀초등학교농구대회는 올해 16년째다. 특정인의 이름을 내건 대회와 상(賞)은 모두 다섯. 대회(大會)로는 이상백배 한일대학농구대회, 박신자컵 섬머리그가 있고, 상(賞)으로는 이성구페어플레이상(KBL), 윤덕주상(WKBL)이 그것. 윤덕주상은 팀 기여도가 가장 큰 WKBL(한국여자프로농구리그)선수에게 수여하는 상인만큼 의미도 남다르다. 특정인의 이름이 대회와 상에 모두 이름이 들어간 것은 오로지 윤덕주 선생뿐.

통영에서 열리는 올해 대회에는 남자초등부 25팀, 여자초등부 17팀(이상 엘리트) 외에 올해 처음 신설된 성인클럽부(동호인부) 18팀도 참가한다. 통영농구협회 김도한 회장은 “이번 대회는 윤덕주 여사 탄생 100주년 기념하는 뜻 깊은 대회”라며 “오는 3일에는 방열 전 대한농구협회장, 박한 전 부회장, 김인건 전 삼성농구단 감독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원로농구인 10명도 통영을 찾아서 축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초등학교농구연맹이 주최하는 이 대회는 전 경기가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대회가 열리는 통영생활체육관에서 대회 및 통영시 체육회 관계자들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앞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안휘준 통영시체육회장, 한국초등학교농구연맹 부회장, 오재명 연맹회장, 추영택 경남농구협회장, 이지연 풍해재단 이사. 뒷줄 왼쪽 두 번째부터 박재욱 통영볼링협회장, 정용원 시체육회 가맹단체회장협의회장, 김도한 통영농구협회장, 김홍규 체육회 사무국장
대회가 열리는 통영생활체육관에서 대회 및 통영시 체육회 관계자들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앞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안휘준 통영시체육회장, 한국초등학교농구연맹 부회장, 오재명 연맹회장, 추영택 경남농구협회장, 이지연 풍해재단 이사. 뒷줄 왼쪽 두 번째부터 박재욱 통영볼링협회장, 정용원 시체육회 가맹단체회장협의회장, 김도한 통영농구협회장, 김홍규 체육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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