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어가는 가을의 한 켠, 위드코로나를 앞둔 통영에서 오랜만에 스포츠행사가 풍성하게 열렸다. 두 개의 국제대회와 두 개의 초등학교 엘리트대회가 그것.

일단 지난달 23일에는 2021 남해안컵 국제요트대회 여수~통영 1구간 시상식이 통영 도남항 통영스포츠센터 특설무대에서 열렸다. 경남도와 부산광역시·전남도가 공동 개최한 올해 남해안컵 국제요트대회에는 한국, 미국, 영국 등 10개국 선수 300여명과 요트 34척이 참가했다. 대회는 ORCⅠ과 ORCⅡ 2개 종목에서, 2구간에 걸처 요트레이스가 진행됐는데, 전남 여수 신항에서 출발해 경남 통영 도남항까지를 1구간, 다시 도남항에서 출발해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까지를 2구간이라 한다.

지난달 25일에는 제3회 통영시장배 전국리틀야구대회가 나흘간의 열전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이날 열린 결승전에서는 인천광역시 계양구 리틀야구단이 거제시 리틀야구단을 접전 끝에 6대3으로 제압하고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7월에서 연기돼 이달 열린 이번 대회에는 전국에서 온 16개 팀 300여명의 선수들이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지난달 마지막 주말이던 30일 ITU트라이애슬론월드컵 통영대회가 열렸다. 지난해에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대회 자체가 취소됐었다. 올해 역시 동호인부는 참가하지 않고 엘리트부만 열렸다. 트라이애슬론 통영대회는 동호인이 매년 1000명을 훌쩍 넘게 찾아오는 인기 이벤트다.

올해 대회 남자부에서는 자와드 압델물라(모로코)가 51분43초의 기록으로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알레시오 크로키아니(이탈리아. 51분52초), 3위는 세르지오 박스터 카브레라(스페인. 51분53초)가 차지했다. 기록에서 알 수 있듯 2, 3위는 마지막 순간까지 치열한 레이스를 펼쳤다. 우리나라 남자부 선수들은 모두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자와드 압델물라
자와드 압델물라

여자부에서도 한국선수들 모두 20위권 밖이었다. 1위는 베쓰 포터(영국. 58분08초)가, 2위는 케이트 워프(영국. 58분11초)등 두 영국선수가 차지했고, 3위는 산드라 도데(프랑스. 58분53초) 몫이었다. 포터와 워프 두 선수는 통영대회 직전인 10월 25일 열린 해운대월드컵에서도 각각 1, 2위 차지했다. 한국에서 열린 2개의 월드컵 대회를 연이어 우승한 것은 사상 처음이다.

트라이애슬론월드컵은 2015년까지 수영 1.5km~사이클 40km~달리기 10km를 달리는 일명 올림픽코스로 진행되다가, 2016년부터 수영 750m~사이클 20km~달리기 5km를 달리는 스프린터코스로 전환됐다. 일명 하프올림픽코스다. 기존 올림픽코스는 경기시간이 2시간 가까이 되면서 관중들도 지루한 측면이 있었는데, 스프린터방식으로 바뀐 뒤 경기시간도 줄어들고 경기도 다이나믹해졌다는 평가다.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행사는 여전히 통영에서 열리고 있는 제33회 연맹회장기 전국남녀초등학교농구대회로, 지난 26일 개막해 오는 4일 폐막한다. 특히 이 대회는 한국농구계의 대모(大母)로 칭송되는 윤덕주 여사 탄생 100주년 기념대회기 때문이다. 윤덕주 여사는 통영 출신의 관료이자 정치인, 사업가였던 서정귀 선생의 미망인이다. 대구 출신이지만 통영이 시댁인 셈.

윤덕주 여사는 일제강점기 숙명여고에 다니던 1937년 전일본종합농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해 여자부 우승을 이끈 주역이다. 당시로는 1936년 손기정 선수의 올림픽마라톤 금메달 못잖은 환희를 우리 동포들에게 안겼다. 임신한 몸으로 경기에 출전하고, 하프타임에 아기 젖을 물린 다음 후반전에 나선 일화는 전설로 남았다. 2007년 국제농구연맹(FIBA)명예의 전당에 헌액됐으며, WKBL엔 매시즌 가장 팀공헌도가 높은 선수에게 윤덕주상을 수상한다.

통영에서 열리는 대회도 84세의 나이로 그녀가 세상을 떠난 이듬해인 2005년부터 시작한 대회다. 올해 대회에는 남자초등부 25팀, 여자초등부 17팀(이상 엘리트) 외에 올해 처음 신설된 성인클럽부(동호인부) 18팀도 참가한다.

통영농구협회 김도한 회장은 “이번 대회는 윤덕주 여사 탄생 100주년 기념하는 뜻 깊은 대회”라며 “오는 3일에는 방열 전 대한농구협회장, 박한 전 부회장, 김인건 전 삼성농구단 감독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원로농구인 10명도 통영을 찾아서 축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도한 회장은 “2022년 2월초 제1회 통영시장배 전국유소년 클럽농구대회 개최 예정”인데 “통영선수단 포함 남자부만 60개 팀 이상 참가 예정. 여자부 포함하면 100팀 넘을 듯하다”고 밝혔다. 또 2022년 3월 통영에서 열리는 소년체전 경남대표 선발전에 사상 처음으로 통영시도 통영유소년스포츠클럽에서 출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회가 열리는 통영생활체육관에서 대회 및 통영시 체육회 관계자들이 함께 포즈를 취했다. 앞줄 왼쪽부터 오른쪽으로 안휘준 통영시체육회장, 한국초등학교농구연맹 부회장, 오재명 연맹회장, 추영택 경남농구협회장, 이지연 풍해재단 이사. 뒷줄 왼쪽 두 번째부터 박재욱 통영볼링협회장, 정용원 시체육회 가맹단체회장협의회장, 김도한 통영농구협회장, 김홍규 체육회 사무국장

 

저작권자 © 한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