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찬히 돌이켜보면 시간이 흐르면서 참 많은 것이 변했다. 짜장면 가격도, 국민 간식인 순대 가격도, 신혼여행지도, 선호하는 휴가지도 변했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변한다’라는 말과 함께 ‘단 한 가지 변하지 않는 것은 세상의 모든 것이 변한다는 진리다’라는 말이 새삼 와 닿는다. 사람들 욕구의 다양화·세분화로 변하면서도 다양해지고 있다.

강근식 경남도의원
강근식 경남도의원

각설하고 요즘처럼 섬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던 적이 있었던가? 오랫동안 섬은 오지라는 선입관, 교통이 불편하고 생활하기가 불편하다는 이유 등으로 외면 받아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왜 섬은 이렇게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이러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을까?

섬이 사람들의 관심을 받게 된 데에는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는 정현종 시인의 시구처럼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요소와, 어지간한 여행지를 방문한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려는 미지의 여행지에 대한 욕구와, 코로나로 인해 언택트 관광지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러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 정부에서는 섬의 날 행사를 개최하고 있고, 얼마 전 우리 통영에서도 개최가 되었다. 최근에 필자는 ‘준비 없이는 기회도 없다’라는 기고를 통해 한국 섬 진흥원이 목포시 유치에 대한 아쉬움과 더불어 섬의 문화적·자연적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섬의 날 행사, 섬 여행 공모전, 찾아가고 싶은 섬 33섬 선정, 심지어 섬 진흥원까지 섬의 관심을 상승시킬 수는 있으나 지속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렇다면 어떻게 섬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고 이를 통해 섬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하면 될 것인가? 바로 ‘한국 섬 박물관’ 건립이다. 이의 행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한국 섬 박물관 건립을 위한 대정부 건의안’을 필자가 대표 발의하여 건의를 하였다.

앞서 통영 유치에 실패했던 섬 진흥원이 줄기라면, 섬 박물관은 뿌리다. 튼튼한 뿌리가 있어야 줄기가 잘 자랄 수 있고, 그 줄기에 아름답고 탐스러운 열매가 맺힐 수 있다.

왜 ‘섬 박물관’이 튼튼한 뿌리가 될 수 있을까?

첫째, 자라나는 세대들 교육의 장으로써 무궁무진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 듣고, 만지는 체험과정을 통해 창의성을 개발할 수 있다. 이렇듯 이 시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자질을 개발할 수 있는 교육의 장으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전국 각지에 있는 학생들을 지속적으로 불러 모을 수 있다. 그리고 이때 방문했던 학생들이 향후 부모가 되어 또 다시 그들의 자녀를 데리고 재방문하는 선순환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둘째, 섬의 역사·문화자원, 오염되지 않은 자연자원들, 가치에 대한 사전학습을 통해 섬에 대한 방문 동기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는 것만큼 보이는 법이다. 이렇듯 방문 동기가 자극이 되어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이를 수용하기 위한 섬 수용태세가 개선될 수밖에 없다.

수요가 있으면 공급이 따르는 것은 당연한 경제 논리이다. 이런 과정에서 섬 주민들의 경제적 참여는 물론, 섬으로 이주하려는 사람들로 인해 인구 유입이 이루어질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섬도 지속적인 발전 토대가 구축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금 섬에서 보존해야 할 가치가 있는 모든 것을 더 늦기 전에 한 자리에 모아서 후손들에게 보존·계승해야 할 시대적 사명이 우리에게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명을 실천하지 않을 경우 미래의 우리는 현재의 우리에게 불만을 가지게 될 것이다.

새는 왼쪽 날개와 오른쪽 날개를 양 축으로 하여 난다. 뿌리가 튼튼해야 줄기와 열매가 풍성해진다. 준비를 철저히 해야만 기회도 생기는 법이다. 570개의 보석 같은 섬을 가진 통영에 ‘한국 섬 박물관이 건립’되어야만 하는 자명한 이유다.

 ※기고문의 내용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한려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