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물에는 명암과 장단이 있다. 즉, 해가 비춰 햇살을 받는 쪽은 양지가 되어 따뜻하지만 햇살이 없는 뒤쪽은 음지가 되어 추운 이치다. 코로나 19로 인한 영향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19로 인해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대면 접촉이 사라지다 보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져 평상시 챙기지 못했던 건강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졌다고 한다. 이러한 점에서 코로나 19도 부정적인 영향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도 있다고 할 수 있겠다.

정동영 경남도의원
정동영 경남도의원

실제로 지난 1월 10일 문화관광부가 발표한 2021년 국민생활체육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생활체육 참여율(주 1회, 30분 이상 규칙적 체육활동)은 60.8%로 전년도 대비 0.7% 포인트 증가한 반면, 미참여율은 28.7%로 전년도 대비 0.8% 포인트 감소해 이와 같은 현상을 입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내용은 민간체육시설(20.6%)보다 공공체육시설(22.1%)의 이용률이 높았으며, 각 참여 종목별로 차이가 있었다는 사실이다.

등산과 걷기가 전체의 65% 정도로 부동의 수위를 차지했지만 그 비중이 전년도에 비해 낮아지고 있는 반면, 요가·골프 등의 실내체육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었는데 그 중 가장 큰 증가율을 보인 종목이 바로 배드민턴이다.

배드민턴은 2020년 3.4%의 참여율이 2021년 4.3%로 높아져 전년 대비 증가율이 무려 26.5%로 단연 1위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과연 배드민턴은 어떠한 매력이 있길래 배드민턴으로 건강을 단련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일까?

잘 아시다시피 배드민턴은 영국에서 비롯된 신사의 스포츠로 19세기 말 영국 해군을 중심으로 보급되어 구미 각국을 거쳐 주로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아시아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도입되었다.

좁은 실내에서 여러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게 되어 사교성을 함양할 수 있으며, 특히 각 개인의 신체 및 건강 정도에 따라 운동량을 조절하면서 건강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배드민턴 활동 인구가 현재 약 400만에 이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용대, 박주봉, 김동문, 방수현 등과 같은 세계적인 선수까지 배출해서 가히 배드민턴 왕국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다.

이러한 인기를 반영하듯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는 배드민턴 전용 경기장이 속속 건립되어 수준 높은 생활체육을 누리고 있는데, 우리 통영은 현실은 어떠한가?

통영의 배드민턴 열기 역시 다른 지역에 비해 결코 낫다고 할 수는 없지만, 약수터 배드민턴 내지 운동장 배드민턴, 학교체육관 배드민턴과 같은 열악한 시설 환경으로 인해 제대로 된 전용 경기장 하나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필자는 통영에 배드민턴 전용 경기장을 제대로 지어 배드민턴 세계선수권 대회를 유치하여 통영의 도시 브랜드를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 등 실내 운동선수들에 대한 국내 제일의 전지 훈련장을 조성하므로써 체육 관련 분야 관광객 유치는 물론 주민들의 건강 개선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배드민턴 전용 경기장은 어떠한 방법으로 지을 것인가? 전용 경기장은 통영의 규모에 맞게 대규모 콘크리트 경기장이 아닌 최신 공법인 에어돔 형태로 건립해 예산 절감 및 공기 단축의 효과는 물론, 문화예술도시 통영에 부합하는 수려한 디자인으로 또 다른 명소가 되게 건립해야 하겠다.

작지만 아름답고 아름다우면서 실질에 부합하는 통영 공예품과 같은 최고의 전용 경기장을 상상해 보라. 분명 통영 아니 전국의 명소가 되리라 생각하며 이것이 다음과 같은 효과를 줄 것이라 확신한다.

첫째, 세계배드민턴선수권대회의 유치를 통한 통영의 도시 브랜드 가치 강화이다.

배드민턴은 전문 선수부터 생활 동호인에 이르기까지 관심의 폭이 넓을 뿐만 아니라 저변 인구도 많은 종목에 속해 대회 유치를 통한 통영의 홍보 효과가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예컨대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는 사라예보나 자그레브는 구 유고슬라비아의 작은 도시에 불과하지만 탁구를 통해 전 세계에 각인된 작은 도시들이다. 이러한 예가 통영에도 적용될 수 있도록 통영의 도시 브랜드에 배드민턴의 색을 더해야 하겠다.

둘째, 배드민턴. 테니스. 탁구 등 실내운동 선수들의 전지훈련 및 관광객 유치다.

각종 종목의 전지훈련 실태를 살펴보면 축구나 야구 등은 이미 각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서 이미 제 살 깎아 먹기 식의 출혈경쟁으로 실제 경제적 효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견해까지 있기도 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이른바 틈새 종목인 배드민턴에 대한 사계절 전지훈련 유치가 이루어진다면 국내 제일의 전지훈련지로서 종목별 훈련팀 유치로 인한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것이다.

또한 배드민턴은 전문 선수가 아니라 생활체육으로도 얼마든지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선수들의 훈련과 별개로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보조 경기장을 같이 짓는다면, 통영에 놀러 온 관광객들에게 또 다른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측면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즉, 문화와 예술을 즐기며 건강도 챙기는 소위 “멀티-헬씨 투어리즘(Mult-Health Tourism)”을 통영에서부터 만들어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시민들의 건강 도모와 배드민턴 실업팀 창단이다.

배드민턴 전용 경기장이 건립되면 자연히 우리 통영시민들 건강이 많이 증진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대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생활체육시설이 개선되어 시민들이 계절과 날씨에 구애받지 않고 마음 놓고 라켓을 잡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에 더해 초·중·고 학교에 배드민턴부를 만들어 학생 때부터 배드민턴에 관심을 끌게 하는 동시에, 통영시청에도 실업팀 하나를 창단해 배드민턴 저변 확대를 통한 배드민턴 도시로서의 통영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상상이 현실이 되고 현실이 즐거움이 된다. 이러한 즐거움을 이제는 우리 시민들도 누릴 수 있어야 된다. 그저 판에 박힌 개성 없는 건축물들을 찍어내듯 만들고 감흥이 없이 답습하는 정책들은 시민들에게 답답함을 넘어 불행함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오직 성실하게 준비한 자만이 이러한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잘 담아서 통영이 배드민턴의 도시라는 또 다른 명품 브랜드가 입혀지길 바라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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