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聽聞會)는 이제 우리 국민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용어가 됐다. ‘5공 비리 청문회’가 가장 유명한 청문회고, 종종 청문회 스타를 탄생시켰다. 2000년에 도입된 고위공직자 인사청문회는 종종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기도 했고, 기세 좋게 지명된 후보자를 한 순간 추락시키기도 했다.

김숙중기자
김숙중기자

청문회를 다음사전에는 “국회가 의정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이나 진상의 규명, 입법정보의 수집, 관련 전문가 또는 단체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게 하는 제도”라고 설명하고 있다.

영어로는 ‘Hearing’이다. 간단하다. 듣겠다는 것. 궁금한 걸 알아내야겠다는 것. 우리말로는 좀 더 본래 취지에 가깝다. 내막을 들어보고, 질문할 것은 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그것. 바로 이게 의회의 할 일이다.

통영RCE가 갈등을 겪는다느니, 내홍을 치르고 있다느니, 말은 무수히 쏟아지는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이 지경에 이르게 된 것인지 알아보려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게 말이 되는가?

엄연히 통영시가 시민의 혈세로 출자해 설립된 재단법인의 이사장이 무려 17년이나 같은 자리에 앉아있는 이유가 뭔지 통영시민은 알 권리가 있다. 그 동안 통영시장과 국회의원은 2번이나 갈렸다.

이사장의 지시에 따라 재단사무를 총괄하는 국장은 도대체 왜 이사장과 부딪힌 것인지 궁금하지도 않는가? 임명되고 나서 4년동안 사무총괄에 문제가 없던 사무국장이 왜 1년 만에 ‘업무이해력 부족’ 소리나 듣는 천덕꾸러기가 됐는지, 과연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 의아스럽지도 않단 말인가?

채 1년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재단사무의 핵심인 PD들이 무려 6명이나 왜 그만 뒀는지, 이게 그냥 우연의 일치인지 아닌지 궁금하지도 않단 말인가?

진의장, 김동진 시장 재임 시에는 없던 트러블이 왜 강석주 시장 재임기에 생기는 것인지, 전직시장 때가 잘못된 것인지. 현 시장이 잘못하는 것인지, 이도저도 아니면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 진건지 살펴 보고 싶은 마음도 없단 말인가?

본 기자가 보건대 지금 통영RCE는 거대권력화 된 듯하다. 힘차게 흘러가야 할 강물이어야 함에도, 반대로 갇혀버린 호수물이 돼 버렸다. 지금 물꼬를 틀어 탁해진 물을 흘려보내고 신선한 새 물을 공급받지 않으면 호수 전체를 매워버려야 할지 모른다.

시의회는 시민이 부여한 권한에 기초해 청문회를 열어서 사태의 전말을 파악하고, 기록으로 남겨 우리 후손들이 혹시라도 시행착오를 범하지 않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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