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절기를 활용한 통영축제를 개최하자

                                                         정 소 란 (시인)

 

정소란 시인
정소란 시인

과 여름에는 입춘, 우수, 경칩, 춘분, 청명, 곡우가 있고,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입하, 소만, 망종, 하지, 소서, 대서가 있다. 가을부터 겨울로 이를 때까지는 입추, 처서, 백로, 추분, 한로, 상강이 있고, 입동, 소설, 대설, 동지, 소한, 대한은 겨울의 절기이다.

계절별로 나열한 24절기는 변함없이 규칙적으로 순환되며,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게 하고 그에 따라 우리 생활에도 변화를 준다. 집단적 세시풍속인 24절기는 민족이 가진 큰 유산이다.

이런 것을 생각할 때 우리 통영에서는 24절기를 활용한 축제 개최를 제안한다. 통영 전역에 명맥을 이어가던 세시풍속과 민간의식을 공식화하여 시민과 관광객이 함께 하며, 가치 보존이 충분한 절기의 풍속은 널리 알릴 수 있을 것이다.

우리 통영은 자연적인 환경과 문화 속에 깃든 역사와 바다의 특산물이 큰 관광자원이 되는 곳이다. 여기에 문화적 장치를 더 한다면 타 지역인들의 관광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원형을 찾아보는 작업부터 필요한데, 이미 전해오는 24절기를 이용하여 통영의 축제를 세분화하였으면 한다.

먼저, 통영 고유의 먹거리를 포함하여, 놀거리와 볼거리가 풍성한 축제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섬과 마을마다 다른 풍습을 조사하고 수집한다. 그간의 풍속을 바탕으로 하되, 유래의 흔적을 발굴하여 축제 프로그램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통영의 소리(구전가)를 들려주고, 섬 문화에서 빚어온 원시 신앙을 재현하고, 맛깔나는 토속 음식과, 통영 전통 음식을 함께 요리 할 수 있는 기회를 축제 속에서 가져 보는 것이다.

24절기라고 해서 24번의 축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 봄의 입춘. 우수, 경칩을 묶어 약동하는 봄의 기운과 더불어 꽃놀이를 겸한 축제를 시작한다. 그렇게 24절기를 어울리게 묶어서 적합한 마을을 선정하여 축제 준비를 한다. 말하자면, 올림픽이나 큰 대회 개최지가 정해지면 손님맞이를 위한 전반적 준비로 그 장소가 발전하면 마을의 인구 유입이 활성화되고, 나아가서는 통영축제를 즐기러 오는 관광객이 늘어날 것이다. 고령화와 인구 소멸 위기에 있지만, 인구 유입과 고령화에 맞선 대책이 부족한 지금의 농. 어촌에도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사람이 모여야 그 축제는 성공으로 가는 정석이다. 절기에 따른 소재 발굴과 마을 주민의 고증에 의한 주도적인 재현과 다양한 놀이를 바탕으로, 절기에 대한 감각적 해석과 맞물린다면 더욱 좋다. 합리적인 동선 안배를 하여 농·어촌 체험 간 이질감과 위화감이 없도록 프로그램 운영을 한다면 성공적인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24절기를 이용한 축제는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성에 대한 걱정은 없을 것이다. 그간의 세시 풍속의 재현과 계승만으로 충분하며, 프로그램의 개발에 대한 부담을 줄여주기 때문이다. 실력은 있으나 플리마켓과 개인 공방에서 어렵게 수공업을 하는 사람들도 참여하여 매출을 올릴 수 있게 하는 것도 상생의 방법이다. 통영시와 마을 간의 소통공간을 마련하여 의견교환이 원활할 수 있도록 하고 참가 시민을 위한 편의 시설과 교통시설을 갖춘다면, 어촌과 농촌, 섬과 육지를 돈독하게 이어주며, 유람선과 여객선의 활성화와 숙박 등 여러 면에서 이익을 창출할 것이다.

하고자 하는 어떤 대상에 정성을 다하며 축하하는 잔치가 축제의 본질이다. 조상들은 공동체 생활에서 노동력 확보를 위한 마을 행사에서 놀고, 먹고 전해 오는 것을 보고 배우며 그 근원을 만들어 왔을 것이다.

천혜의 자연조건인 통영은 갈 곳이 참 많지만, 지나치게 한적하고, 외롭기 그지없는 농.어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사람보다 건물이 많아지는 통영에 인구 유입은 시급하다. 그들이 와서 활동하는 것만으로 시장경제가 꿈틀거리지 않을까. 절기마다 전해오는 풍속은 국가의 신성한 문화 소산이다. 고유의 가치와 전통을 연계한 「24절기를 활용한 통영축제」 개최를 적극적으로 추진한다면, 그간의 통영 관광에 대한 이미지를 드높이고 경제 활성화에 도움을 줄 것이다.

정소란(시인) : 2003년 4월 월간 『조선문학』등단. 시집 『달을 품다』, 『꽃은 시가되고 사람은 꽃이되고』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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