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기 통영시장이 공식 취임했다. 지난 1일 취임식이 열렸던 시청강당은 수많은 축하객들로 북적였다. 통영시민들은 물론이거니와 타 지역에서도 불원천리 찾아온 축하객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였다. 분명 에어컨을 풀가동했을 것이지만, 워낙 축하객이 많아 그 열기로 인해 실내온도는 점점 높아져만 갔다. 축하의 열기와 함께.

김숙중 편집국장
김숙중 편집국장

그런데 행사를 시작하기 직전 갑자기 소동이 벌어졌다. 앞줄에서 벌어진 일이었는데, 어느 누군가가 안휘준 통영시체육회장을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소리를 지르는 것이었다. 순간 모든 축하객들의 눈과 귀가 그 쪽으로 쏠렸다. 알고 보니 그 고함의 주인공은 지역에서 이름난-악명 높은-L모씨였다. 그가 체육회장을 향해 호통을 치고 있었는데, 체육회장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L씨가 이런 퍼포먼스를 한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에, 내용을 아는 사람은 익히 알고 있다.

통영시체육회 산하 모 가맹단체가 2015년 사고단체로 등록됐다가 2016년 정상화 조건으로 사고단체에서 해지됐는데, 사고단체 등록 당시 임원의 출마자격을 제한한다는 정관규정이 2017년 삭제됐을 경우 이를 소급적용할 수 있느냐 여부를 두고 해석의 다툼이 있었다. L씨는 당시 임원들이 출마 자격이 안 되며, 소급적용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하는 반면, 당시 통영시체육회와 경남체육회 등 사이에 오간 공문을 보면 ‘모두 가능하다’고 돼 있다. 이를 근거로 해당 단체는 2018년부터 두 명의 임원이 연이어 회장에 선출됐다. 체육회는 L씨에게 이를 충분히 설명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L씨는 천영기 통영시장의 취임축하 자리에서 이런 행동을 저지른 것이다.

L씨가 저지른 무례한 행동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 1월 불세출의 출향인사였던 풍해재단 이철성 이사장의 별세를 기리는 추도식장에도 L씨가 나타나 한바탕 소동을 벌였던 모양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2018년 10월, 정량동 주민센터 공청회에 참석했다 자리를 떠나던 더불어민주당 김용안 시의원이 오토바이를 몰아 자신에게 돌진해 목숨을 잃을 뻔 했다며 ‘특수폭행으로 인한 살인미수 행위’라고 경찰에 고소한 사건이 있었다. 이 사건은 이후 합의로 인해 종료됐다고 한다.

125cc오토바이로 살인을 시도했다는 주장도 가소롭거니와, 이를 빌미로 전치 2주 진단과 함께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은 “혹시 자해공갈 아니었나?”라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그 외 다른 사안으로 인한 목격자들의 말을 빌면 “어깨만 스쳐도 다쳤다고 호들갑을 떠니 함부로 건드리지도 못 하는” 지경이라고.

그런데, L씨를 이 지경으로 만든 것은 소위 이름깨나 알려졌다는 지역인사들의 책임이고, 지역 언론의 책임이다. L씨의 품행을 지역에서 알 만한 사람이면 다 안다. 어느 모로 보나 그가 선량한 일반시민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그를 부추기는 사람들이 여럿이라는 설도 무성하다. 지역어른 소리 들을만한 사람들이 이런 어처구니없는 행동을 지적하며, 따끔하게 혼쭐을 내도 모자랄 판에 오히려 부추기다니. 백색테러를 부추기고, 청부하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하며, 자해공갈이 특수폭행 피해로 둔갑해서는 더더욱 안 된다.

언론이라면 응당 옳고 그름을 가려, 옳지 않은 것을 배척하고 옳은 길을 장려해야 하거늘, 오히려 부화뇌동해서 옳지 않은 일을 장려하고, 칭찬하며, 고무하는 일은 두 번 다시 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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