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공방만이 통영 최고의 문화예술 유산은 아니다. 통영만의 주도(酒道)도 있다.

한산대첩 축제 기간 중에 통영향토産 브루어리 미수동 라인도이치(Rein Deutsch) 맥주양조장에서 만든 스페셜팩이 출시된다. 오는 8월 한산대첩축제 기간 중에 행사장 곳곳에 설치되는 체험부스에서 일반 시민들에게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스페셜에디션 맥주 2캔, 맥주전용 글라스 1개, 캔형 통영멸치 안주 1개로 구성된 스페셜팩의 판매가는 2만원.

예향 통영은 다찌문화가 꽃피운 것에서 알 수 있듯, 주도(酒道)에서도 둘째가라면 서러운 곳이다. 통영다찌는 다른 지역에서는 대부분 실패로 끝났다. 술을 대량으로 소비하지 않으면 상업적 성공을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 그런 통영이기에, 주도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릴만한 유전자를 지니고 있기에, 통영 향토 라인도이치 브루어리(대표 손무성)도 전국에, 아니 전 세계에 내놀만한 맛있는 맥주를 생산할 수 있는 것이다.

비하인드스토리 하나. 당초 이 라인도이치 프레전트팩은 천만관객 동원이 기대되는 영화 ‘한산 : 용의 출현’ 서울시사회 언론인 홍보용 선물로 한정수량 마련됐다. 라인도이치 브루어리와 인연을 맺고 있는 롯데주류와 형제회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영화 ‘한산’의 배급을 맡았기 때문. 일반 소비자를 위해 스페셜팩을 출시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초상권 문제로 배우들 얼굴을 넣을 수 없는 문제에 부딪혔다가 결국 영화 ‘한산’ 글자만 집어넣는 것으로 결론 냈다. 이것이 한정 스페셜팩.

라인도이치 브루어리의 전신은 2000년대 초반 하우스맥주 열풍이 불었을 때 통영 앞바다가 보이는 용남면에 문을 열었던 통영 데바수스. 수제맥주에 대한 법적뒷받침이 부족했던 당시 경영난으로 2012년 폐점했으나, 독일 정통 순정 맥주 맛을 포기할 수 없어 결국 당시 맥주에 대한 열정이 넘쳤던 멤버들이 의기투합해 미륵도 바닷가에 라인도이치 브루어리를 다시 열었다고.

비하인드스토리 하나 더. 반얀트리라는 호텔이 있다.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최고급 호텔 중에서도 손꼽히는 곳. 객실 1박에 수 백 만 원을 호가하는 만큼, 고객의 입맛을 사로잡아야 하기에 웬만한 맥주맛으로는 견뎌내기 어렵다. 이 반얀트리에 라인도이치 수제맥주가 공급된다. 그것도 호텔 측이 원해서.

독일어로 순수하다(Rein)는 뜻인 진짜배기 독일맥주 맛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안 마신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마신 사람은 없다는 그 맛, 라인도이치 맥주로 여름 무더위 날려 버리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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