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대표인 통영시청 트라이애슬론 팀을 전국최강에 올렸던 김재필 전 감독(56)이 내년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감독에 선임됐다. 통영시청 감독에서 물러난 지 3년 만의 화려한 복귀다.

놀라운 것은 김재필 감독이 프리젠테이션까지 하며, 5명의 경쟁자를 물리치고 감독공채를 통해 선임됐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흔히 이해하기로 국가대표 감독이란 자리는 일생의 선수 커리어와 성적, 경륜, 성품 등을 높이 사서 모시는 자리다. 설사 여러 명이 후보 물망에 오른다고 해도 공개경쟁 채용을 하는 경우는 좀체 없다.

당초 김재필 감독은 올해 1월부터 아시안게임이 끝날 때까지 국가대표팀을 맡기로 계약이 됐었다. 원래 아시안게임은 월드컵이 열리는 해에 열린다. 올해는 중국 항저우(杭州)에서 9월에 열리기로 돼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중국내에 재유행하면서 내년으로 연기됐다. 그 바람에 김재필 감독의 임기도 뜻밖에 1년가량 길어지게 된 것. 현재는 추석명절과 10월에 있을 전국체전을 대비해 일단 선수들을 소속팀으로 돌려보낸 상태라고. 현재 김지환, 박광준, 조재현, 박예진, 정혜림 등 국가대표선수 대부분 김재필 감독의 통영시청 시절 제자여서 지도자-선수간 원할한 소통은 아시안게임 메달전망을 밝게 한다. 박예진 선수는 충렬여고 출신.

우리나라 트라이애슬론 제1세대 선수로 평가받는 김재필 감독은 2011년 7월 통영시청 트라이애슬론 감독으로 부임한 뒤 지도자로서 역량도 과시했다. 2011년까지 하위권에 맴돌던 경남대표팀(통영시청)은 2013년 전국체전에서 남자개인전 금메달, 여자개인전 은메달로 돌풍을 예고했다. 이듬해 경남 체육사상 처음으로 트라이애슬론 종합우승을 차지했고, 2015년 주춤했으나 다시 2016년 두 번째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2017년과 2018년 2년 연속 종합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으나, 2019년 세 번째 종합우승을 달성했다. 김재필 감독은 2018년 말에 물러났으나 그가 키운 선수들이 고스란히 전국체전 금메달을 가져온 것.

그는 통영시청 감독을 물러난 뒤에도 충렬여고에서 재능기부 활동을 했고, 2021년부터 1년 동안 대한민국 꿈나무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바 있다. 통영 출신으로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경우는 몇차례 있었다. 특히 축구에서 두드러졌는데, 김호·고재욱·김호곤·최덕주 감독 등. 최덕주 감독은 2010 FIFA U-17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하며, 대한민국 최초로 FIFA주관대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은 바 있다.

통영 출신은 아니지만 통영유소년요트감독을 6년간 역임했던 심이섭 감독이 2016년 리우올림픽 국가대표팀 감독에 선임된 사례도 있다. 김재필 감독은 2011년 통영시청 감독 부임하며 아예 전입한 뒤 지금까지 통영에 주소를 그대로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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