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혁림작가상에 허은경씨 선정, “전통 나전칠기에 현대미 융합” 평가,

초청작가 조명전시회도

고향 통영의 아름다움을 일생의 창작활동 영감(靈感)으로 삼아 그만의 미술세계를 창조했던 전혁림 화백을 기리는 전혁림예술제 여덟 번째 행사가 막을 올렸다. 재능을 가진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고, 청년작가들의 창작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출범한 예술축제답게 올해도 오는 24일까지 2주 넘게 열린다.

늘 하듯이 지난 7일 오후 통영시 봉평동 전혁림미술관 앞마당에서 열린 올해 전혁림예술제 개막행사에는 전혁림 화백의 아들로, 전혁림미술관 관장이자 그 역시 명망 있는 작가인 전영근 화백, 전혁림예술제 운영위원회 김이환 위원장, 천영기 통영시장, 김미옥 통영시의회 의장을 비롯한 많은 축하객들이 참석했다.

전혁림 화백(1916~2010) 5주기였던 2015년부터 예술제는 시작됐다. 김이환 위원장은 “화업 76년을 마무리하는 차원에서 2005년 아흔의 나이에 개최한 ‘구십, 아직은 젊다’ 전시회는 큰 찬사를 받았다. 그림을 향한 그의 불굴의 의지와 투철한 작가정신을 이어 나갈 촉망되는 중견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전혁림미술상을 포상하기로 했다”는 말에서 전혁림예술제의 의미를 깨닫는다.

올해 수상자는 허은경 작가(58)가 선정됐다. 그녀의 작품은 “현대미술의 시선을 다양한 광역대로 경계를 넓혀놓고 있다. 식물과 인간의 형상을 매치시키는 방법과 테크닉, 그것을 아우르고 포착해내는 시선과 표현 언어가 무엇보다 다채롭다. 조형성과 기하학적인 형태에 대한 탐구, 제작기법에 대한 끊임없는 실험정신 또한 간과할 수 없는 치열한 작가정신이다. 표현의 발상이나 ,이미지의 전달 형식도 그만큼 혁신적이고 자유롭고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자개조각, 실리콘 등 까다로운 물성을 다룬다. 기하학적 공간구조를 옻칠 위에 자개 조각으로 구현한 작업과 끊임없이 분열하고 증식하는 세포의 생명 감각을 실리콘으로 조형화한 작업이 주를 이룬다. 기하학적인 공간에서 자개 조각의 분절된 장소로, 또 분절된 장소에서 분열과 증식이라는 생성의 시간으로 변성되어가는 과정을 통해 생명감각의 본령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도 받았다.

창작지원금으로 1000만원을 수상한 허은경 작가의 작품은 내년 전혁림예술제 기간 동안 단독전시회를 통해 선보이게 된다. 같은 의미로 올해 예술제 기간에는 지난해 이 상을 수상한 최선 작가의 작품전시회가 열린다. 최선 작가는 “그의 작업은 발상이나 개념, 전달형식의 차원에서 혁신적이고 도전적” 또는 “미술계 만연한 허위의식을 꼬집는 작가의 도발적 태도와 작품들은 살롱미술과 취향미술에 심취한 동시대 한국미술에 틈을 내고, 불편부당한 사회와 제도의 권위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혁림예술제가 추구하는 또 하나는 청년작가들에게 선배들이 손을 내미는 것이다. 그래서 매년 청년작가 초대전을 여는데, 올해는 김상효 작가 초대전시회를 가진다. 오는 17일부터 24일까지 여드레 동안이다. 전영근 관장은 “그는 통영청년작가회 창립작가로 꾸준히 작품 활동을 할뿐 아니라 전시기획자로 활동 폭도 넓혀가며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작가”라며 “다양한 사물, 이미지화 할 수 있는 풍경들을 기호화하여 작품의 소재로 디자인하고, 그 각각의 이미지에 의미를 부여하여 옷을 입히듯 채색작업을 한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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