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영기 통영시장의 복심은 뭘까? 민선8기가 출범한 지 3개월여가 지났다. 지난 6일엔 취임 100일을 맞아 천영기 통영시장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서 오간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통영시 출자기관의 대표, 본부장, 이사의 선출 및 임기에 관한 것이었다.

취임 후 지금까지 천영기 시장의 행보로 판단컨대, 출자기관 이사들의 임기를 보장하려는 듯 모습이다. 구설(口舌)을 피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현 이사들과 충분히 소통할 수 있다는 자신감 덕분인지, 대개의 시민들에게 부정적인 어감이 강한 사퇴압박은 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게 진정 천영기 시장의 속마음인지는 판단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통영시 출자기관은 크게 4곳이다. 한산대첩문화재단, 통영RCE, 통영관광개발공사, 통영국제음악재단. 그중 전임 시장 시절 설립된 한산대첩문화재단을 보자. 천영기 시장의 임기는 7월에 시작됐고, 8월엔 지역에서 가장 큰 행사인 한산대첩축제가 개막을 앞두고 있었다. 그럼에도 김홍종 대표이사(이사의 대표라는 의미)와 곽동실 본부장이 동반사퇴를 했다.

천영기 시장 스스로 밝히기도 했거니와, 주변취재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천영기 시장은 처음엔 두 사람의 사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적어도 올해 축제까지 만이라도 마무리 해 달라는 뜻도 전했다고. 그럼에도 임기가 아직 많이 남은 김홍종 대표이사도 사퇴를 고집했고, 지난 8월말로 임기가 끝나는 곽본부장까지 사표를 냈다고 한다. 천시장 측근 중에서는 김대표이사의 사퇴를 ‘물 먹이기’로 해석한 경우도 있었단다. “나 없이 행사 잘 치르나 보자”는 뜻이냐는 것. 곽본부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사퇴입장을 고수했단다.

천영기 시장은 김용우 통영관광개발공사 신임사장을 깊이 신뢰하며 감싸는 모습을 보였다. 통영RCE재단 신임 사무국장 관련 “그 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누군지도 잘 모릅니다”라고 말했다. 박은경 통영RCE재단 이사장에게 인선을 맡겼다는 것.

내년 전반기면 통영RCE재단 이사장은 통영시장이 당연 이사장이 된다. 이사장인 통영시장이 직속으로 RCE재단을 운영하게 되는 셈인데, 과거 전혀 몰랐던 신임 사무국장이 천시장의 코드에 과연 맞을 수 있을까? 한산대첩문화재단에는 천영기 후보시절 캠프의 선거사무장, 당선 후 인수위원장을 지낸 정호원 본부장을 선임했고, RCE재단 사무국장은 현 이사장이 선택한 천시장이 전혀 모르는 인물이며, 통영관광개발공사 본부장은 ‘전국공모’를 통해 뽑을 것이라고 천시장은 답변했다. 무지개처럼 다채로운 인선방식인 셈.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천영기 시장은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면서 아직까지 사표를 내지 않는 이사들은 뭡니까?” 이렇게 말했다. 이게 천영기 시장의 본심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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