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계 고등학교가 아니면 통영시의 혜택도 못 받는단 말인가? 통영에서는 다닐 여건이 안 되는 것이 학생들의 잘못도 아닌데? 무슨 말인지 의아스러울지 모른다. 얘기를 한 번 들어보시라.

김숙중 편집국장
김숙중 편집국장

통영시가 올해 상반기 대학생 학자금 이자지원 사업을 하고 있다.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2013년 2학기 이후 실행한 대출학자금의 올해 상반기 발생 이자를 지원해 주는 사업이다. 그런데 이자지원 신청 자격에 있어서 문제점 아니, 미비점이 하나 있다는 사실.

공고문을 보면 두 가지 경우 지원 자격이 있다. 하나는 공고일 현재 본인이 1년 이상 또는 직계존속이 3년 이상 통영시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고, 통영시 소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인 경우, 다른 하나는 공고일 현재 통영시 소재 대학에 재·휴학 중인 학생으로서 1학년의 경우 3개월 이상, 그 외의 경우 1년 이상 통영시에 주민등록이 되어 있는 사람인 경우.

만일 통영에서 태어나고, 통영에서 중학교까지 다니다가 예술계 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유학을 하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 자격미달이다. 예향 통영이라고 그렇게 자부하면서 정작 그 통영에는 예고가 없어서, 다른 지역으로 갈 수밖에 없었는데, 이런 경우조차 대상에서 배제된다니.

천영기 통영시장의 공약 중에 대학생 학자금 지원공약이 있다. 지금 한창 공약실행을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청년인구감소가 인구감소의 주요인인 통영으로써는 천시장의 공약이 인구정책이자 경제정책이고 지역인재 양성정책이라 할 만하다. 2017년 대비 통영시 전체인구는 9%감소했는데, 청년인구는 약23%감소했으니 두 배를 훌쩍 넘는다.

천영기 시장 역시 등록금·기숙사비·각종 생활비 등 교육경비로 가계부담 증가. 학자금 대출 증가, 아르바이트 등으로 인한 학업집중도 하락, 사회진출 늦어지는 결과 초래 등을 주요원인으로 들며, 학비부담을 경감하고, 교육기회를 보장하며 취업준비에 도움을 주기 위해 대학등록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

그런데 여기에도 위와 비슷한 미비점이 있다. 부모·학생이 통영시에 주소를 둬야 하며, 한국장학재단 국가장학금 지원가능 대학이어야 하는데, 통영 출생과 관내 초·중·고교 졸업자 등을 구분해 등록금을 차등 지원한다는 것이 최근 확인됐다. 지원횟수와 학점 및 평점제한을 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예술고 진학을 위해 유학한 학생을 통영에서 중학교까지만 다닌 것으로 판단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 인문계 고등학교야 통영에도 있고, 타지에도 있으니 선택의 여지가 있어서 차별지원이 이해된다지만, 예술계 고교진학은 통영에서는 없는 옵션 아닌가? 그러고도 예향 통영이라고 자부할 수 있으며, 지역 문화예술 인재를 양성하자고 설득할 수 있을까? 이 미비점은 반드시 보완돼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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