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거듭되는 실물복원 요청에 千시장 “민선7기 때 시의회·민주당 의원들 반대의견 제시했나?” 반문 역정

남문(통영성 청남루)을 디지털로 복원한다는 논란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다. 용역중간보고회 자리에서다. 더불어 최종보고회 이전에 전문가 의견을 담은 중간보고회를 한 번 더 개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통영시청 강당에서 개최된 ‘삼도수군통제영 및 통영성 남문 디지털전시관 조성용역 중간보고회에서 천영기 시장은 “지금의 디지털전시관으로는 협소해서 많은 콘텐츠를 담지도 못한다. 사실감 있는 콘텐츠를 담아서 10분 정도 통영성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고,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 보자”며 “오늘 남문복원 얘기는 하지 말자. 저는 무슨 말인지도 잘 이해가 안 된다”고 잘랐다.

이날 보고회는 지역민들의 관심을 보여주듯 취재열기도 유난했다. 통영시의회도 김미옥 의장을 비롯해 배도수 부의장, 박상준·신철기·조필규 상임위원장, 김혜경·김희자·배윤주·정광호·최미선 의원 등 10명이 참석했고, 류태수 한산대첩문화재단 대표이사, 김일룡 통영문화원장 등 문화예술계 인사들도 참석했다.

김미옥 의장
김미옥 의장

용역회사는 디지털전시관을 3개의 전시실로 구성하고, 그래픽패널·키오스크·빔프로젝터·미디어월·터치테이블 등에 통제영의 탄생, 조선수군 수조이야기, 통제사의 길, 통제영12공방, 통영연과 조선수군 등의 콘텐츠를 담겠다고 설명했다.

일부 보고회 참석자들은 “제2의 VR존 가능성, 생뚱맞은 12공방, 수군과 관련없는 통영연” 등을 지적했다. 이는 천영기 시장도 마찬가지였다. 천시장은 “전시관이 아주 작아서 5분이면 둘러 볼 수 있을 정도”라며 “통제영과 통영성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전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장 큰 논란은 남문을 디지털로 복원한다는 이야기였다. 이날 보고회 이전부터 “남문디지털 복원 용역보고회 개최”라는 표현이 떠돌았다. 다른 참석자들도 “말로 백번 떠드는 것보다 압도적인 규모의 통영성을 한 눈에 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라며 ‘실물복원’에 주안점을 둔 의견을 제시했다. 김미옥 의장 역시 “실물복원이 아니면 의미없다”고 강조했다.

천영기 시장
천영기 시장

천영기 시장은 이에 대해 준비가 안됐던 모양인지 “오늘은 디지털전시관에 관한 보고회”라며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다. 설명해 달라”고까지 할 정도였다. 실상 남문복원프로젝트는 10여 년 전부터 진행해 온 사업인데 지금은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2010년 남문터가 발견되면서 복원사업이 추진됐고, 국비가 지원되면서 2015년 복원설계까지 완료했다. 이후 토지보상 문제가 대두되며 예산부족으로 사업이 중단됐고, 거액의 국비를 반납할 수 없어 2020년 디지털전시관으로 전환했던 것.

천영기 시장은 이 부분을 꼬집었다. 그는 “민선7기 때 있었던 일 아닌가? 그때 민주당 시의원님들 설명 좀 해 달라. 시의회도 당시엔 어떤 반대의견도 제시하지 않다가 지금 와서 실물복원 아니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가?”라며 섭섭한 속내를 드러냈다.

천시장은 역정만으로 끝내지는 않았다. 그는 “실물복원하려면 어느 정도 규모를 수용해야 하나? 해당부지 전체를 매입하기보다는 일부만으로 복원하는 방안도 연구해 보자. 다만 오늘은 실물복원 논의는 제외하자”고 주문했다. 그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취합한 뒤 중간보고회를 한 번 더 개최할 것”을 담당부서에 지시하기도 했다.

한편 보고회 중간 “용역사와 시행사가 같은 회사이며, 총사업비는 17억 원”이라는 설명에 천영기 시장은 고개를 저으며 “이건 아닌 것 같은데”라고 혼잣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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