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자는 SF영화팬이다. 스타워즈 시리즈는 레전드로 생각하며, 터미네이터에 매료된 사람의 하나다. 오블리비언, 엣지오브투모로우, 패신저라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한 영화에조차 감동받을 정도다. ‘아바타 시즌2’가 천만관객을 돌파했다. 최근 영화관람 경향이 다중감상이라는데, 기자도 아바타 시즌2를 극장에서 두 번 봤다. 한 번은 3D, 또 한 번은 2D.

김숙중 편집국장
김숙중 편집국장

3D는 입체감이 있어서 화면 밖으로 튀어나와 내 눈앞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 같아서 실감난다. 그런데 입체안경을 착용하다보니 영상이 실제 스크린 크기보다 훨씬 작게 축소돼서 보이는 점은 실망스럽다. 그래서 종영까지 얼마 남진 않았겠지만 이 영화를 볼 분이라면 차라리 압도적인 화면의 2D를 추천한다.

웬 흰 소리를 이렇게 늘어놓느냐면 지난 6일 있었던 ‘삼도수군통제영 및 통영성 남문 디지털 전시관’ 중간용역보고회 때문이다. 통영의 출발점이자 통영 그 자체인 통제영과 통영성 또 그 안으로 들어가는 주입구인 남문(청남루)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용역사업의 중간보고회.

이날 용역보고회는 본 기자가 지금껏 취재했던 다른 용역보고회와 달리 ‘역대급’이라 말하고 싶다. 별다른 의견제시도 없이, 참석자 몇이 영양가 없는 지적을 한 다음, 시장이 마무리 발언을 하면서 30여분 안팎으로 종료하는 것을 지금까지 수차례 봐왔기 때문이다. 이날만큼은 달랐다. 수많은 의견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마치 끝장토론회처럼.

물론 남문(청남루)의 상징성이 큰 영향일 터. 의견 대부분은 청남루를 실물이 아닌 디지털 복원하는 것은 예산낭비라는 주장이었다. 물론 방점은 실물복원 쪽이다. 이쯤 되니 용역보고를 하는 회사만 입장이 난처해졌다. 과업지시에도 없던 일을 안 했느냐고 타박 맞는 꼴이 됐으니.

하지만 천영기 시장이 잘 정리했다. 어떤 용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날은 남문 복원에 대한 것이 아니었고, 단지 디지털전시관의 콘텐츠에 대한 것이었다. 그렇다고 남문복원과 영 동떨어진 것도 아니다. 2010년 확인된 남문터에서 시작됐고, 2015년 복원설계까지 마쳤음에도 보상이 걸림돌 되자 예산반납 대신 선택한 것이 디지털전시관이기 때문.

천시장은 전임시장 시절 시작됐고, 시의회에서도 찬성했던 것으로, 자신의 임기 중에 제2의 VR존이 되지 않도록 콘텐츠에 대한 다양한 조언을 기대했는데, 남문의 실물복원만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불만 섞인 하소연을 했다. 더구나 아무도 책임지지 않으려는 태도도 지적하며.

천시장의 지시로 아마 향후 보고회는 최소한 2번 더 있을 모양새다. 여기서 두 가지의 기대를 가져본다. 디지털전시관이 제2의 VR존이 되지 않는 것, 그리고 압도적인 스케일의 실물 청남루를 두 눈으로 직접 보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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